83 이름:과거의 카피페이지로부터 投稿日:2000/08/04(金) 08:16
그날 밤은 비가 강하게 내리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 터널 바로 앞에서 차를 가장자리에 붙이고 일시정차.
그런 쪽으로는 좀 둔한 편이었지만, 기분나쁜 분위기는 느껴졌다.
'무서운 곳이다' 라는 선입견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휴식한 후, 천천히 차를 움직여 터널 안으로 진입개시.
이런 체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두근두근하는 듯한 묘한 고양감을 느꼈다.
친구들도 나이는 먹을대로 먹어서는 유원지 앞의 놀이기구를 앞에 둔 아이같은 표정으로 눈을 빛내고 있었다.
별로 동떨어진 장소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뒤에 다른 차는 오지 않았다.
때문에, 속도를 꽤 떨어뜨린채로 앞으로 나아갔다. 뭔가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특별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채 터널의 끝부분까지 와버렸다.
터널의 벽 등을 관찰하고 있던 친구들도 별로 묘한 것을 보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 같다.
다시 한번 가보자, 라는 제안이 나와서 모두 찬성했다. 차를 터널 끝에서 U턴 시켰다.
이번에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족하지 못했기에(랄까 한가했기에) 몇번인가 왕복해보자 라는 것으로 되었다.
빗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지, 빗방울이 차를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러워졌다.
3,4번 정도 왕복했을까, 친구 중 1명이 "어이, 이제 돌아가자" 라고 말을 꺼냈다.
아무것도 이상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겨워졌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왠지 목소리가 이상했다.
터널의 출구가 보이는 곳에서 일단 차를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돌아가자고 말한 친구는 어깨를 움추린채 추위에 떠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1명은 그 모습을 보고 쫄아있었다.
"에? 왜 그래? 뭔가 봤어?" 라고 물어봤지만, "됐으니까, 빨리 여기서 나가자" 라고 말했다.
'뭔가' 본 건가? 기대와 불안으로 동요가 격해지고 있었다. 비는 한층 더 심해져서, 본네트를 두드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어쨌든, 일단 여기를 나가서 어딘가 진정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로 했다.
국도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려 가까스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여름이 가까워진 계절임에도 얼어붙은 듯 떨고 있었던 친구도 겨우 진정된 것 같았다.
"야, 이제 괜찮은거지? 뭘 본거야?"
"안들렸어? 그게?"
친구는 험악한 얼굴로 우리들을 바라봤다.
묘한 괴음 종류인가? 아니면 목소리?
하지만 나에게는 집히는게 없었다.
다른 한명의 친구도, 뭐가 뭔지 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별로 아무것도...뭐, 운전하고 있었고, 비도 시끄러웠고."
"들렸잖아!!"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깜짝 놀랐다.
심야이기에 레스토랑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지만, 아르바이트 점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가 뭘 말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가 들렸다는거야? 확실히 말해."
창피하고 화가나서, 말이 좀 쎄게 나갔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이어진 뒤, 그가 입을 열었다.
"비야, 빗소리."
"우리들 계속 터널안에 있었잖아!! 어째서 비가 차에 떨어지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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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타싸에 번역해서 올렸던 괴담인데 문득 생각나서 여기도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