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왕 누님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그렇게 먹고 싶던 부대찌개가...삼겹살이 ...
참이슬이...
차마 목에 걸려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음.
귀신이다 어렸을때부터
그저 호기심이었고,
내가 죽고 난뒤 모든것이 끝날바엔..
귀신이라는 존재가 되는것도 나쁘지 않을것이란
생각에 ...
그 존재가 있건 없건
별 상관이 없었던 필자였음.
근데 이렇게 일주일 사이에
기묘한 사건을 접하고 나니
이거 좀더 심하면
내 몸까지 위험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필자를 엄습해옴.
같이 유학생 파티를 하던 동생들과 친구들...그리고 선배님들께
내가 일본에 오고난 후부터 겪은 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주었음...
내가 너무 진지하게 말해서 일까...
아니면 나를 이상한 놈이라고 이미 낙인을 찍어버린걸까..
모두 있다 없다의 유무를 떠나서
내 부러진 손가락이나...
기숙사로 오는 동안의 밭으로 굴러 떨어져
다친 나를 더 걱정해 주었음.
그렇게 깊은 밤이 되서야 유학생 파티가 끝이 나고
어언 새벽 2시가 되었음.
필자는 적당히...소주 5잔 정도를 마시고..
약간 알딸딸한 기분으로 파티를 마치게 되었음..
여학생들은 각자 자기 방이나 집으로
들어갔고...
남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같이 맨션 밖으로 나오게 됐음.
...
....
그렇게 다들 인사를 나누고
있었을 쯤이었나..
멀리서 택시 한대가 오더니
여자기숙사 입구 앞에 멈춰섰음...
알고보니, 이 남학생들...
전부다 대학오기전 같은 유학원 출신이고 이미 구면이고
하다보니
집도 다들 바로 옆방이거나 같은 레오팔레스 건물을
빌려서 살고 있던 것임.
필자만 방을 싸게 구한답시고
현지 부동산을 수소문 하여 집을 구했으니
당연히
다른 남학생들과는 동떨어진 곳에 살 수 밖에 없었음.
...
..
그 많은 남학생들이
줄지어 택시에 타더니
안에서
안에서
한 친구녀석이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형도 같이 타고 가세요~ '
라고 말을 던지는것 아닌가 ...
속으로
'이 자식들 나 자전거 갖고 온거 모르는것도
아니면서 ...놀리나 ..? '
란 생각이 들었지만..
솔직히 그것보다
그 비싼 택시 요금을 낼
생각에 더 싫었음...
그때 당시 내가 기억하기론
기본요금이 790엔인가..( 아마 비슷하게 맞을거에요..)
였을때였고..
나한테는 10엔 100엔이 아쉬운 사정이었기에 더욱그랬음.
필자는
웃으면서
'아냐~^^
나 저 자전거 갖고와서 안되~ㅎ '
말해줬는데...
갑자기
자전거라는 말에
놀랬는지
정색을 하면서
'아...네 '
라고 말하며 인사도 없이
쑤욱 타고 가는 것이 아닌가..
' 씨x ....
니네가 그러면 당사자는 오죽하겠냐... '
..
....
그렇게 남학생들은 택시를 타고 사라지고
그곳엔 나와 왕누님 그리고 내 블루바이시클을
받아갔던 여자애와 있었음...
...
나는 또 돌아갈
긴여정을 시작해야 함에...
한숨이 '휴우~~~~ ' 나왔고...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여자애는
내가 꽤나 안타까워 보였는지
'오빠 정 뭐하시면
제 자전거 타고 가세요~ '
라고 말하는것 아닌가...
....
...
'그래...내 블루바이시클...
오늘 점심때만 해도
넌 내꺼 였지...'
포켓몬스터를 보면
지우가 피카츄를 남에게 넘겨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엇음
...
....
난 애써 웃으며 ...
"아냐 ^^;;
솔직히 블루바이시클 (그와중에도 난 꼭 그 자전거를 블루바이시클이란 풀네임으로 항상 불렀다...)
타고 집가도 되긴하는데
저 자전거 여기다 두고 가면
너네한테 무슨일 생길것 같어~ ㅎㅎㅎ "
...
.....
고기도 먹어본놈이 먹는다 하지
않던가..
그래 괜히 나한테 음식 대접해준 사람들한테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지... 란
생각으로 다시 자전거 손잡이를 잡았음..
...
그리고선
"저기 누나~
아까 그 뿌리던 왕소금 한웅큼만 얻을 수 없을까요 ? "
라고 왕누님께 말을 걸었음.
그러자
누님은
"왜 ? 자전거에 뿌리게..? "
...
..
"네... 혹시나 해서요.. "
...
솔직히 필자도 사람이고
아직 군대도 안갔던 시절이고...
말그대로 햇병아리 21세 였음...
걔다가 타지에 있었고...
그런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는데
안무섭울 수가 있겠는가...
...
왕누님은
흔쾌히 한웅큼은 가져오셨고
필자는
그 한웅큼을
양손에
반씩 덜어서 ...
한웅큼은 오른쪽 주머니에
한웅큼은 자전거에 뿌렸음...
그리고 누님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음
'누님 혹시...아까본 그 여자귀신분.. (실제로 그 귀신이 들을것같아서 존칭으로 여자귀신분이란 표현을 썼었음)
지금도 보이세요.. ? '
라고 물었음
그러자
'아니 ..안보여.. '
란 말을 하고
필자는 조그맣게...
다행이다..라고 말했음
근데 내말을 듣고 왕누님 하는말이...
'나도 보인다는 표현은 잘 안써
그보다 나도 오늘 본거 너무 오랜만에 본거야.. '
라고 말하는것이 아닌가...
내 불안감을 더욱더 가중시켰음..
시간도 시간인지라
서둘러 집으로 갈 채비를 마쳤고...
나도 누님과 여자애에게
마저 인사를 하고
자전거에 올라탔음....
그렇게 또 깊은밤 귀가길이 됐음...
...
힘차게 패달을 밟으며...
다시 역순으로..
로손편의점을 지나...
집으로 향하는데..
출발할때와 다르게
일단 내 마음씨가 상당히 불안하고
아까 그말 때문인지..
솥뚜껑을 봐도 귀신으로 보일듯한 상태였음...
그렇게 다시 그
문제의 양배추밭을 지날때 였음...
그나마 많이 안개가 사그라들어...
대충 시야확보가 되어있는 상태였으나..
역시나 듬성 듬성 박혀있는
가로등 때문에 여전히
괴기스럽기는 마찬가지...
그리고 아까 내가 굴러떨어진
부분이 어딘지...
유심히 보면서 자전거 패달을 밟았음..
...
.....
한참을 갔을때 였을까...
저 멀리서
이 양배추밭의 중간을 상징(?)하는
주황빛 신호등이 보였음..
'그럼 한 이쯤이련가...'
라고서
내가 쓰러졌던 부근을 찾아보려 하니..
역시나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음;
거기 지날때는
아에 자전거에 내려서 갈 생각이었음...
소금의 효과를 본것인 걸까...?
그 망할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렇게 또 달리고 달려..
그 학교에서 우측으로 꺽이는 ...
양배추밭의 시작점에 도착했음...
이제 집에 한 20분정도만 가면
되는 상황이었음.
가는길에 오르막길이 좀 빡쌔긴 하지만
어떤 험난한 길이...
양배추 밭 길만 하겠는가...??
...
하도 밤낮 할것 없이
패달을 밟다보니
슬슬 피곤했고..
...
양배추밭길을 지나서
그런지 ...
아니면 아까 간만에 먹은 참이슬 5잔때문인지..
취기가 슬슬 올라오면서
자연스레 긴장감도 풀리는듯 했음..
필자는
언덕 오르막길 하나만 지나면
곧 학교가 보였고...
평소같으면
부스터모드로 언덕을 올라갔겠지만...
( 엉덩이를 들고 허리를 숙여 얼굴을 손잡이 부분까지 낮추고 바람저항을 줄여 미친듯히 패달을 밞는 자전거좀 탄다는 분들이 쓴다는 그 기술)
그때는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그냥 내려서 질질 끌고서 올라가려고
자전거에서 내렸음.
이 오르막길은
도로폭이 넓지 않고 양쪽에
전부 사람사는 주택이 즐비했는데
어떤 느낌이냐면
도라에몽보면 진구가 사는 집이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가 사는 그런 주택들이
오르막길 좌측 우측에 줄지어 다닥 다닥 붙어있고
서로 벽으로 쌓은 담으로 나누어져서
집과 집 사이에 길도 있고
뭐 이런 오르막 길이었음...
...
'하 내신세야...'란
말을 하며
자전거를 손으로 잡고 질질 끌고 올라가고 있었음.
어땟냐면..
(이런식으로 자전거를 우측에 놓고서 끌고 가고 있었음)
아...
빡쌔다...
이런 말을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오르막길의 중간쯤에 올라왔을때 였을까...
내 시선은 정면이지만
뭔가...
....
내 오른쪽 저 잘 보이지 않는 시선밖에..
담장 위에...
뭔가 있었던것 같은데...?
.......... !!?
' 멈칫 . . . '
역시 사람이 한순간에 바뀌기란 무리가 있음.
언제나 처럼 얼음장같이 굳어 버렸고.
...
'옆을 쳐다볼까..말까...?'
그 짧은 찰나를 고민하고 있엇는데..
갑자기 들리는 소리...
ㄲ ...ㅓ ..ㅇ....윽 ....
ㄲ ..윽어..
이런 소리가 들렸다...
굳이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이 숨넘어가서 죽기 직전에
내는 소리 비슷한게 들리는것이었음... (흔히 헐떡 헐떡 거리는 그런소리..)
필자는 그 전까지는 고민했지만
소리가 들려버리니
바로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봤는데...;;
................;;
아....
담장위...
사람들 못들어오게 하려고
창살 같은 걸로 담장위에 장식되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왠 여자분이 있는것 아닌가...
...
....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건 분명 사람의 얼굴 형상이 틀림 없었고...
필자는 억 소리도 못지르고...
가만히 그 여자와 눈을 마주친채...
세상에서 그 어떤 시간보다 긴 2초를 지냈음..
그 순간 필자 머리속은 엄청난 회전수를 자랑하며..
돌았는데...
첫번째는 자전거를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친다.
두번째 자전거는 버릴수 없으니..그냥 냅다 가던쪽으로 끌고서 뛴다
세번째 자전거를 돌려서 뒷쪽으로 도망친다.
이렇게 생각이 났지만..
.
첫번째는 자전거가 아까워서 안되겠고...
세번째는 뒤쪽으로 돌리려면..
자전거 끌어보신분은 알겠지만
자전거의 앞바퀴만 움직이는 특성상
회전각이 엄청 넓다;;;
저 빨간 화살표처럼 자전거를 끌고 180도를 회전해야한다..
이때 내가 돌리는동안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무엇보다 그 돌리는 시간동안 난 어떤 끔찍한 광경을 볼것인가!
걔다가 뒤로 도망쳐버리면 나 집은 어떻게 가란 말인가...?
란 온갖 생각이
파노라마 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음...
...
...
필자는 그냥 귀신이 있던 앞쪽으로
냅다 뛰었음.
물론 자전거를 쥐고서...
입으로는 아무것도 안들을것을 각오하고
입술을 꽈악 깨물고
뛰었음...
...
.........
그렇게 미친놈처럼 뛰어서 결국 정상에 도착했고...
자전거에 타지 않고 내리막길도
계속 뛰어 내려갔음.
...
...
그렇게 5분동안 뛰었을까...
슬슬 숨이 막히고...
다리가 저릴쯤..
필자는 주위를 한번 살피고...
그 자리에 멈춰서...바로 주저 앉았음..
어느정도 악을 쓰면서 달렸냐면
아랫입술이 터져서 피맛이 날 정도였음...
결국 소금은 쓰지도 못했고..
..
그렇게 학교정문까지 다 도착하고...
학교정문을 지키는 경비실의 불빛이 보일쯤...
필자는 안심하고..
집까지 걸었음...
...
...
하...
마지막 집까지 걸어오는 시간이
왜이렇게 길던지...
자전거를 세워두고
집에 문따고 들어가니..
빨래고 뭐고...너무 피곤해서..
...
맨 바닥에 누워서..
멀뚱 멀뚱 천장을 보았음...
그러면서 정말 일본을 떠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당장 한국으로 오라고 하시겠지..?
별의별 생각이 드는것임...
역시나..
무서울땐 애니 오프닝 듣는것 만큼 좋은게 없음...
노트북에 애니 오프닝송을 무한반복으로 재생하려했는데
시계옆에 와이파이 표시에 느낌표가 뜨는게 아니던가..?!!
두둥...!!
헛...
누군가의 와이파이가 잡히는 거임!
그것도 꽤나...잘!!
살포시 접속 눌럿는데...
비밀번호도 없는..
오픈와이파이라닛!!??
인터넷도 너무 잘되고..
애니도 볼수있는거 아니겠음????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확인하다 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고...
일주일넘게 tv나 인터넷없이 타지에서
홀로 있던 나에게...
이거슨 신세계...였음...
어느새 방금전까지
공포감에 휩쌓여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 원x스가 벌써 여기까지!!??
나루토가!!??? '오오오오오...
....
...
덕력은 곧 내 힘의 원천인듯했음...
나중에 알고보니 이 와이파이는 밑에 1층
남자회사원의 와이파이 였고
당시에 무선 공유기를 많이 갖추지 못한
일본에서 난 운이 좋게
그런 사람 윗집에 사는것이었음.
그다음날
한국에서 가져온 김 한봉지를 들고서
여기 이사왔으니 잘 부탁한다는 식으로...
말을 꺼내고
와이파이 써도 되겠냐는 말에...
김을 받아서 그런지
선뜻 허락을 해주었고...
나에게도 일본에서의 문명 생활이 시작되었음...
....
...
그렇게 와이파이덕으로
내게도 '여유'라는 것이 생겼고...
슬슬 내가 지금까지 겪은 일에 대한
정리라는게 필요한 시점이 되었단걸 깨달았음..
흉가부터..내 옆방...그리고 자전거를 받고난 후부터의 사건들...
난 일어나자 마자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빈 페인트통에 물을 몇번이고 퍼담아서
내 자전거를 말끔히 닦아 주었음...
칠이 워낙 많이 벗겨져서...
닦으나 마나 그게 그거였지만...
...
이렇게 된것도 인연이고...
꼭 해주고 싶은 말도 있고해서...
일단 세차를 시켜줬음...
역시나...고물 자전거..하핫;;
그리고선
자전거에게 어줍잖은 일본어로..
"니년이 나를 또 한번 헤칠려고 하면
내가 귀신되서 널 씹어먹어줄테다..
그때는 동급이니 나죽고 너죽고다.."
라고 자전거에 대고 말을 해줬음...
그리고
저번 블루바이시클처럼 이름까지 지어줬음..
음,...?
음.........
그래...
네 녀석이름은 이제부터
' 아스라다 ' 라고 불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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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다란 이름은 필자가 초등학교때 kbs 영광의레이서 라는 (원제 사이버포뮬러) 애니의 주인공이
타고다니던 최첨단 미래자동차의 이름인데.. 그 자동차는 인공지능이 달려있어 마치 사람처럼
얘기도 하고 생각도 하는 뭐 그런 애니였음.. 비록 다른 자전거보다 낡고 고물 자전거였지만..
이것도 인연이니 어쩌겠는가...라는 생각으로 지어줬음..
아스라다 자전거편 총 3편은 이걸로 마치구요..
저 자전거가 나중에 좀 얘기 거리가 더있습니다.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자전거 등록제라는게 있어서
저 자전거의 주인을 조금 알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나중에 생길 일과 연계가 되기때문에 그때 다시 알려드릴께요.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