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마음이 설레다, 히나타자카46 4기생 후지시마 카호
아련한 분위기이면서, 눈길을 끄는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아마, 그 포텐션을 스스로 자각하진 못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은 원석인 그녀를 볼 수 있는 귀중한 기간이기도 하다.
ㅡ 예전에 상경한 홋카이도 사람이 이야기했는데, "도쿄가 더 춥다" 라고. 후지시마 씨는 어떤가요?
그렇군요... 홋카이도가 더 추워요(웃음). 도쿄도 춥지만 완전 참을 수 있고, 어딜 가나 난방이 잘 되어서 제 감각으로 따지면 아직은 가을 정도 같거든요.
ㅡ 관동 사람 입장에서는, 이번 겨울은 혹한이에요.
엣~, 완전 아직도 가을 같은데요!
ㅡ 역시 홋카이도 출신.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봅시다. 우선, 작년 말의 '히나크리 2022'부터 되돌아볼까요?
감사하게도 선배님과 함께 퍼포먼스 하게 해주셨는데, '큥'과 '랄까'의 연습이 정말 힘들었어요. 일주일 정도만에 두 곡의 포메이션과 안무를 완벽하게 마스터해야해서 너무 너무 벅찼는데, 이렇게 빨리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너무 기뻤어요. 다만, 아무리 연습해도 안무를 좀처럼 기억할 수 없어서요... 저는 그렇게 춤을 잘 추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필사적이었고, 저 때문에 그룹의 퍼포먼스가 망쳐지는게 아닐까 라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그 불안은 4기생 모두가 느끼고 있던게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모처럼 무대에 서게 해주신 이상 성공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져 갔거든요.
ㅡ 4기생끼리 자주 연습했나요?
네, 했어요! 레슨장에 남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연습하고 집에서도 밤늦게까지 복습하고, 집을 나서기 직전까지 안무를 확인하고 이동중이나 미그리의 빈 시간에도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ㅡ 어느 쪽이냐고 하면 '랄까'에 고전했다는 느낌인걸까요?
맞아요. '큥'은 연수 합숙에서도 후렴 부분을 연습한 적 있어서 비교적 부드럽게 안무가 외워졌는데 '랄까'는 정말 어려워서요. 1절과 2절에서 안무가 완전 바뀌기 때문에 기억력이 좋지 않은 저는 필사적이었어요.
ㅡ 댄스를 잘 출 것 같은 시미즈 리오 씨도 마찬가지였나요?
네, 고전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리오 쨩도 분명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춤을 외우는게 빨랐을 것 같아요.
ㅡ 그렇군요. 그런데 기억력이 그닥 좋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아무래도 좋은 건 기억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에 한해서 자꾸 잊어버려요(웃음). 중요한 이야기를 들을 때 눈을 뜨고 들었는데도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서 그런가 귀에서 귀로 빠져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집중해서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고, 기억력 부족이 원망스러워요. 왜 그럴까요...?
ㅡ 지난호의 4기생 대특집 좌담회에서 멤버들에게 "어휘력이 좋다" 라는 말을 들은 것처럼 잠재적인 기억력은 좋지 않을까 싶어요.
엣~, 그렇지 않아요! 굳이 말하자면 글로 정리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블로그를 열심히 쓰곤 하는데요,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는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걸 말로 잘 전하지 못 한다거나 술술 말이 나오지 않거든요...
ㅡ 아니에요, 이미 지금 시점에서 생각을 언어화 할 수 있으니까요. 좋은 의미로, 실제 나이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런 말을 듣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게... 히나타자카46 4기생으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압도적으로 나이보다 어려보였거든요. 말하는 모습이 그런건지 원래 그렇게 생긴건지 저는 잘 모르겠는데 "어리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많아서요. 하지만 히나타자카에 들어가고 나서는 반대로 "어른스럽다" "믿음직스럽네" 라는 말을 듣게 되어서 지금까지 저에게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기쁘게 느껴지기도 해요(웃음).
ㅡ 지금의 이야기만 해도, 줄거리를 알기 쉽게 전하고 있어서 정말 말을 잘하는구나 라고 느꼈어요. 동갑이고 순진한 어린이 느낌이 있는 쇼겐지 요코 씨와는 좋은 의미로 대조적이구나, 라고.
확실히 요코는 멤버와 함께 있으면 장난 친다는 인상이에요. 저도 장난칠 때는 많이 치는데, 자리가 진지한 분위기가 되면 스위치가 켜져서 '뭔가 좋은 이야기를 하자!' 모드로 바뀌어버려요.
ㅡ 지난호의 '히나Q'에서, 쇼겐지 씨가 "동갑이지만 평소에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 라고 후지시마 씨에게 관심을 갖고 있더라고요.
엣, 후지시마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니 기쁜데요, 후후후. 글쎄요, 요코와는 의외로 서로 닮았나 싶기도 하고 정반대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 닮았달까 닮지 않았달까, 그런 것들 이상으로 멤버들이 함께 있어줘서 정말로 도움받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요. 상경하고 나서 향수병에 걸린 적이 없는 이유는 멤버들이 있어주기 때문이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멤버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솟아요. 지금 이렇게 말함으로써 동기의 존재가 소중하다는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ㅡ 좋은 이야기네요. 반면, 선배 멤버란 어떤 느낌인가요?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어제도 히가시무라 메이 씨와 하마기시 히요리 씨와 이야기했는데요...
ㅡ 지금, "어제도"가 조금 간사이 사투리 같은 악센트였는데 간사이 출신 멤버의 사투리가 나온건가요?
엣~, 억양 없는 것 같은데(웃음). 아~ 하지만 분명 그럴게, 멤버와 너무 함께 있어서 간사이 사투리가 옮았을지도 몰라요. 코니시 (나나미)라든가, 키라링(타케우치 키라리)의 억양이 강하기 때문에, 눈치채고 나면 옮아있는 것 같아요.
ㅡ 그렇군요. 덧붙여서, 원래는 어떤 성격이라고 스스로 분석하고 있나요?
그닥 우울해 하거나 부정적인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부정적으로 되고 싶지 않다, 강해지고 싶다' 라는 의사가 있기 때문에 낙담하지 않을 뿐이지 어쩌면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렇게 겉으로 티나는 적은 없지만요.
ㅡ 우울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의식도 있는걸까요?
그닥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원래, 대개는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살았기 때문에(웃음).
ㅡ 어느 정도로 덕을 쌓아야 16세에 인생을 한 바퀴 돈 듯한 경지가 될 수 있는건가 라고 진심으로 생각했어요(웃음).
에~, 전혀 그렇게 훌륭하지 않아요(웃음). 저의 경우, 무슨 일이 있어도 자고 일어나면 리셋되거든요. 그래서 잠이 중요해~ 라고.
ㅡ 확실히,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의 일은 나아지죠.
맞아요, 자고 일어나서 히나타자카의 활동을 하고, 동기를 만나면 저절로 기운이 나요. 그건 홋카이도에 살 때부터 변하지 않았어서요. 사춘기 같은건 전혀 없고, 매일 즐겁게 등교했거든요.
ㅡ 그러면, 역시 상경할 때는 쓸쓸해졌을 것 같네요.
네, 다닐 수 있다면 홋카이도에서 다니고 싶어 라고 생각했습니다. 몇년간 함께 지내온 고향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도쿄에 와보니까 저에게 소중한 존재들이 새롭게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상경하기 전에는 그런 것을 대신해 한 쪽만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고향과 도쿄 양쪽 모두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늘고 있어서요. 그게 기뻤고, 스탭분들이 스케줄을 보내주실 때마다 '내일은 어떤 일이 있을까?' 라고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ㅡ 멋있네요. 덧붙여서, 히나타자카46를 축으로 후지시마 씨 개인적으로 뭔가 실현시키고 싶은게 있을까요?
미그리에서도 가끔 팬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즐거운 직업을 뛰어넘고 싶어요. 또 하나는 라디오 일을 해보고 싶어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제가 치유가 되는 '카호링이 딱좋아' 라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을 언젠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요.
ㅡ 18세가 될 때까지는 녹화 방송이네요(웃음).
그렇네요. 하지만 방송은 생방송이 좋아요! 심야 쪽이 좀더 솔직해질 수 있으니까 언젠가 실현시키고 싶습니다.
ㅡ 후지시마 씨는 라디오 아이인걸까요
실은 그런 것도 아닌데요(웃음),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걸 히나타자카에 들어가고 나서 깨닫고, 어디선가 살릴 수 없을까 라고 생각하니까 "라디오다!" 라는 목표를 갖기로 했습니다.
ㅡ 즉, 홋카이도에 있을 때는 자신이 말하는 걸 좋아한다는 의식이 없었다, 라는건가요?
네. 히나타자카에 가입하고 나서 혼자 보내는 시간도 늘었는데, 그 시간이 처음에는 굉장히 외롭게 느껴져서 '누군가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게 이렇게 외로운거구나. 누구와 이야기해야하는거지' 라고 생각했어요. 편의점 직원과 잠깐 말을 나누는 것조차 그때는 반가웠어서요.
ㅡ 코니시 씨처럼 TV에 츳코미를 넣거나 하는 일은 없었나요?
저는 혼잣말을 하지 않아서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끝내던 날의 고독은 조금 견디기 힘들었어요. 자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ㅡ 그런 혼자의 시간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뭐더라...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라고 흥미를 가져준 요코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있지만, 실은 딱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다는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네요. 허무하다고 할지, 무의 상태... (갑자기 생각난듯이) 맞아요! 저는 유치원 때부터 '어린이 논어 학원'을 다녔고 좌선을 만들면서 마음을 비우는 수련을 일삼았거든요. 그 영향일 수도 있는데 무의 상태가 될 수 있어요.
ㅡ 무의 경지라는거네요. 대단해요, 보통은 잡념 투성이니까요.
장면 같은 절에서 아무 생각 없이 지내왔는데 처음에는 저도 잡념 투성이였어요. 하지만 계속 하면서 '...핫, 움직여야해!' 라고 자연스럽게 무의 상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은 그닥 하지 않고 남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인식하거나 깨닫는 경향이 있어요. 저, 예전부터 '3자 면담'을 좋아하거든요. 가장 좋은건 선생님과의 일대일 면담으로, 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해주시는 시간이 행복해 보였던 것과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게 뭔가 기뻤어요.
ㅡ 상상 이상으로 어른이네요.
그런가요? 하지만 꽤 자신을 객관화 하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원래 히라테 유리나 씨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이 있는 숏컷의 아이돌이 이상향이었는데, 제가 실제로 아이돌이 되고 마음에 그리던 이상향에 다가간다면 그건 내가 아닌게 아닐까 라고 생각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동경하는 것에 다가가기보단 나다움을 찾고, '자신 찾기'를 하고 있는 중인가 싶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