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초반 순항했던 부산 KCC의 기세가 꺾였다. 6승 2패로 시즌을 시작, ‘부상 병동’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무색하게 만드는 듯했으나 이후 3연패에 빠지며 5위로 내려앉았다. 5할 승률(6승 5패)도 무너질 위기다.
시즌 초반 선전의 원동력은 단연 수비였다. KCC는 1라운드에 최소 실점 3위(71.8실점)에 올랐고, 리바운드(37개) 역시 3위였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최준용, 허훈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며 날개를 달 일만 남은 것 같았다.
기대와 달리 KCC는 2라운드 들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리바운드(33.5개, 공동 4위)의 낙폭은 크지 않지만 2라운드에 범한 평균 88실점은 10개 팀 가운데 가장 높다. 단 2경기에 불과하지만, 최준용과 함께 2라운드를 맞이했다는 걸 감안하면 2라운드 초반 경기력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물론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는 남아있다. 종아리 부상으로 줄곧 자리를 비우고 있는 허훈의 복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3일부터 코트 훈련을 시작했는데 몸 상태는 70% 정도다. 이번 주 내에 80~90%까지 서서히 끌어올릴 계획이다. 완벽히 회복한 후 돌아올 것”이라는 게 이상민 감독의 설명이다.
허훈은 두 말할 나위 없는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다. 30점을 쏟아부을 정도의 폭발력에 역대 최초 20-20(득점-어시스트)을 달성할 정도의 경기운영 능력까지 겸비했다.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자원이 많은 KCC에 시너지 효과를 안겨줄 최적의 카드다. KCC가 오프시즌 FA 협상을 통해 공들여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상민 감독은 1번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성향의 사령탑이다. 서울 삼성 감독 시절에도 1번 보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던히 노력한 바 있다. 정규시즌 MVP 경력을 지닌 허훈이 가세했으니 이상민 감독이 기대감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내가 가드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경기는 결국 가드가 조율해야 한다. ‘너도 하고 나도 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는 강해질 수 없다”라며 운을 뗀 이상민 감독은 “팀에 사공이 너무 많아서…. (허훈 복귀에 대한)기대는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또한 “(최)준용이도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곧 훈이도 돌아온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KCC의 올 시즌은 ‘슈퍼팀 2기’다. “우승 아니면 실패”라는 평이 나올 정도의 호화 전력을 구축했지만, 결국 완전체가 갖춰져야 위용을 발휘할 수 있다. KCC는 막바지 담금질 중인 허훈의 복귀와 함께 항해를 재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