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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180cm, G)이 시작해, 허훈이 끝낸 경기였다.
수원 KT는 지난 1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63-57로 꺾었다. 적지에서 두 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1승만 더 하면, ‘두 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를 달성한다.
허훈은 KT의 에이스. 2024~2025시즌 종료 후에는 FA(자유계약)를 취득한다. 생애 첫 FA이기에, 허훈의 거취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허훈은 2024년 비시즌 훈련 중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슈팅 핸드를 다친 허훈은 2024~2025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5점에 그쳤다. 허훈의 소속 팀인 KT도 상대 팀인 부산 KCC에 패했다.
하지만 허훈은 손목 통증을 이겨냈다. 개막전 이후 7경기에서 평균 17.4점 7.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 2경기에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그 정도로, 허훈은 KT에서 가장 위력적인 옵션이었다.
그렇지만 허훈은 반대쪽 손을 다쳤다. 복귀를 준비하던 도중, 발바닥 통증을 안았다. 하지만 본연의 퍼포먼스를 조금씩 되찾았다. 6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평균 17.5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KT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허훈은 정성우(178cm, G)의 끈질긴 수비와 마주했다. 때로는 파울성 수비를 견뎌야 했다. 그러나 허훈은 상대의 그런 수비에 익숙했다. 오히려 정성우를 영리하게 따돌렸다. 팀의 첫 6점 중 4점을 책임졌다.
정성우의 집념은 생각보다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훈은 점수를 계속 노렸다. 특유의 드리블 점퍼로 정성우를 허탈하게 했다. 10-13으로 한국가스공사와 대등하게 싸웠다.
그러나 허훈의 공격 빈도가 너무 많았다. 다른 선수들이 한국가스공사 수비에 묶였고, 한국가스공사 수비가 허훈의 공격을 강제했기 때문. 또, 허훈이 1쿼터에만 8점을 넣었음에도, KT가 14-19로 1쿼터를 마쳤다.
허훈은 2쿼터에도 다양한 수비수와 마주했다. 곽정훈(188cm, F)의 과격한 몸싸움 또한 견뎌야 했다. 허훈의 부담이 점점 커졌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의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 그런 이유로, KT의 점수는 쉽게 쌓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KT의 수비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5~7점 차의 열세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호재를 안았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지속적인 항의로 퇴장당했고, 앤드류 니콜슨(206cm, F)까지 테크니컬 파울을 범한 것. 그래서 허훈이 자유투 3개를 연달아 던질 수 있었다.
자유투 3개를 모두 넣었다. 그리고 김낙현(184cm, G)의 달라붙는 수비를 백보드 점퍼로 극복했다. 순식간에 연속 5점. 25-27로 한국가스공사와 간격을 좁혔다.
그렇지만 허훈이 짐을 너무 많이 짊어졌다. KT의 상승세도 한계를 보였다. 2쿼터 종료 1분 11초 전 27-32로 밀렸다. 송영진 KT 감독은 그때 허훈을 벤치로 불렀다. 허훈의 첫 휴식 시간이었다.
허훈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코트로 다시 나섰다. 김준일이나 니콜슨의 협력수비를 견뎌야 했다. 그래서 3쿼터 초반에는 전반전만큼 공격을 하지 못했다.
허훈의 전략은 달라졌다. 허훈의 선택은 패스였다. 스크린 후 골밑으로 가는 하윤기(204cm, C)에게 볼을 줬다. 하윤기의 골밑 득점을 도와줬다.
허훈의 전략이 한국가스공사 수비를 림 근처로 모았다. 그때 허훈은 윙으로 볼을 빼줬다. 문정현(194cm, F)의 노 마크 3점을 만들어줬다. 비록 문정현이 3점을 실패하기는 했으나, 허훈의 패스는 한국가스공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KT의 수비가 상승세를 탔다.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린 KT는 빠르게 치고 나갔다. 허훈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보다 앞에 뛰는 하윤기에게 패스. 하윤기의 투 핸드 덩크를 도왔다. 연이은 어시스트로 37-35. 경기를 뒤집었다.
허훈이 혈을 뚫자, 포워드 라인의 활동량이 살아났다. 에너지를 회복한 포워드 라인이 공격 리바운드를 해줬다. 허훈은 이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3쿼터 종료 2분 전에도 3점을 성공했다. 45-37. 한국가스공사와 차이를 벌려버렸다.
허훈은 2쿼터 종료 1분 38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그렇지만 허훈이 벤치로 물러난 사이, KT는 확 흔들렸다. 45-42.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허훈은 마지막 쿼터와 마주했다.
KT와 한국가스공사는 시소 경기를 했다. 그러나 허훈이 한국가스공사의 기세를 매번 무너뜨렸다. 특히, 경기 종료 41.8초 전에는 60-57로 앞서는 득점을 해냈다. 이는 허훈의 33번째 득점이자, KT의 결정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