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5uivkNIt
[점프볼=최창환 기자] “나도 코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어서 얼마나 아픈지 잘 안다.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수원 KT 주장 문성곤(30, 196cm)이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허훈의 마음가짐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허훈은 1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코뼈 부상을 입었다. 문성곤과 함께 협력수비를 하는 과정서 이원석과 충돌, 코뼈가 골절됐다. 허훈은 수술 일정을 조율 중이며, 복귀까지 약 4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훈이 다칠 때 가장 가까이 있었던 문성곤은 “(허)훈이가 충돌 직후 ‘부러졌어’라고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피가 흐르진 않아서 얼마나 다쳤는지 가늠이 안 됐다. 벤치로 돌아온 후 막고 있던 손을 떼니 피가 쏟아졌다. 그때 크게 다쳤다는 걸 알았다. 전역을 앞두고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문성곤은 이어 허훈과 관련된 미담도 전했다. “이튿날(13일) 코가 엄청 부어있었는데 그 상태로 팀 미팅에 나왔다. 쉬라고 했는데도 미팅에 참석해 팀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팀 분위기 가라앉지 말라고 평소처럼 장난도 치더라.” 문성곤의 말이다.
문성곤은 이어 “14일에 입원했는데 병원가기 전 열린 비디오 미팅에도 나왔다. ‘마스크만 쓰면 내일이라도 뛸 수 있다’라고 하더라. 자신도 다치고 팀도 져서 더 속상했던 것 같다. 나도 상무에 있을 때 코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어서 얼마나 아픈지 알 안다.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하다”라며 허훈을 칭찬했다.
허훈은 수술 후 당분간 코뼈를 보호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 경기를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문성곤은 “예전에는 호흡 조절이나 시야에 방해가 됐지만, 요새는 마스크가 잘 나온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화답도 남겼다. 문성곤은 “훈이가 부담 없이 복귀를 준비하기 위해선 공백기 동안 최대한 많이 이겨야 한다. 수술 후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뛰며 훈이의 공백을 메우겠다. 나도 주장을 맡고 있는 만큼 더 냉정히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훈은 부상을 당한 와중에도 에이스의 품격을, 문성곤은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