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신입 화끈한데?”
회의실 탁자 밑에서 나온 카나자와는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낸다.
“그 히스테리녀를 손바닥에 두고 놀려먹다니, 그 녀석은 분명 큰 인물이 될 꺼야.
암~ 그렇고 말고.”
카나자와는 어떻게 회의실에 들어온 걸까.
잠시 플레이백을 해서 이쿠타가 회의실로 쳐들어 오는 장면으로 돌아가자.
사실 회의실 밖에서 사야시와 쿠도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건 이쿠타와 나카니시뿐만 아니라 카나자와도 있었다.
"이 자식, 뚫린 입이라고 말도 하네!
니가 뭔데 우리한테 데뷔할 수 있네 마네라는 거야? 그딴 제안을 수락했으면 책임감이라도 좀 가지지?"
"어이, 이쿠타, 진정해"
성내는 이쿠타를 말리는 나카니시를 보며 회의실 한 구석에서 그걸 지켜보며 즐기고 있던 카나자와였으나,
“조용히 좀 해줄래?”
카나자와가 가장 꺼려하는 상대, 후쿠다가 상황에 개입하면서 카나자와의 표정은 싹 굳었다.
후쿠다에게 까불다가 큰 코 다친 적이 있는 카나자와는 그 이후로 ‘후쿠다 트라우마’가 생겨 후쿠다만 보면 어디론가 피하고 숨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회의실 탁자 아래에 숨어버린 것이다.
카나자와는 쿠도의 맹어택에 눈을 질끈 감으면서 떨고 있던 후쿠다를 떠올리며 피식 웃는다.
‘헤에~ 그 녀석, 여성스러운 구석은 하나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귀엽잖아?‘
이 때, 카나자와의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나카니시였다.
“여보세요”
“카나자와상! 아까 전까지 우리랑 같이 있었으면서 어디 가신 거에요? 한참 찾았잖아요.”
“미안 미안, 좀 용무가 생겨서.”
“그건 그렇고, 이쿠타랑 사야시랑 저랑 지금 요 앞에 한식당에 가고 있는데, 카나자와상도 오세요! 같이 밥 먹어요”
“한식당? 어디 말하는 거야?”
“YEONJA 식당이요”
“오케이. 지금 갈 게!”
한 편, 먼저 YEONJA 식당으로 향하고 있던 나카니시 일행은 신입에 관한 이야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 녀석 싹수가 노랗다니까!”
“맞아맞아, 분명 층쿠보이즈 들어와서 연습할 때도 비협조적일게 틀림없어.”
“그래도 나름 배짱은 두둑해보이던데.”
“어이 사야시. 지금 너 그 녀석이 같이 데뷔할 동료라고 감싸는 거야?”
“그럴 리 없잖아. 뭐, 확실히 기분 나쁜 녀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얼굴이 잘생겼으니까 팬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잘하면 5만장 팔고 층쿠보이즈 다 같이 데뷔 할 수도 있어!!“
“얼굴은... 내가 더 잘생기지 않았냐?”
“아니”
“이쿠타, 그건 아냐.”
“아 진짜~ 다들 너무하다.”
“그나저나 다 왔네. 어서 들어가자.”
딸랑
경쾌한 방울 소리를 내며 식당 문이 열렸다.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쁜데다가 엄청난 소두인 아줌마가 나카니시 일행을 반겨준다.
“어서오세요. 몇 분이세요?”
“세 명... 아니 네 명이요! 곧 한 명 더 올 거에요.”
“네~ 이 쪽으로 모실게요.”
테이블에 앉은 세 사람은 각자 메뉴를 시킨다.
“저는 불고기 정식이요.”
“음... 나도 불고기 정식을 먹을까.”
“저는 김치찌개요.”
“에! 사야시 너 매운 거 먹을 수 있어?”
“당연하지! 이래뵈도 매운 거 잘 먹어.”
“총각, 우리집 김치찌개, 매워도 정말 맛있어. 굿 초이스!”
“그럼 나도 김치찌개로 할까... 아줌마!”
“떼끼! 어디서 아줌마라고 불러!”
“죄송합니다..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연자 이모, 연자 이모라고 불러”
아줌마....아니 연자 이모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총각들, 뭐하는 총각들이여? 거 참 잘생겼구만...”
“아 저희는 아이돌 연수생입니다.”
아ㅈ...연자 이모는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듣고 갑자기 아련한 표정을 짓더니 허공을 응시한다.
“아이돌......이래뵈도 한 때는 나도 아이돌이었단다. 일본 최고의 여아이돌이었지.”
“진짜요? 헐...나는 왜 모르지...”
“에휴, 그것도 옛날 일이지. 지금은 여기서 애숙이랑 같이 음식점이나 하고 있으니까.”
연자 이모의 옛날 이야기를 듣던 도중, 가게 문이 열리면서 어떤 사람이 들어온다.
“카나자와상인가?”
“카나자와상, 여기!!!......어라? 카나자와상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