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미혼이라 가족은 연세 드신 엄마 뿐이고 엄마에게 얘기 안하고 혼자 치료받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심적으로 스트레스가 컸었고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었거든
여기서 암요양병원 이용하라고 답글 달아준 덬들 말 듣고 항암 후에 요양병원에서 요양하고 네이버 환자 카페에서 준비물 검색하면서 잘 헤쳐갈 수 있었어
다행히 난 구토증상이나 음식물 거부증상 같은건 없어서 항암을 수월하게 보낸 축이야
근데 항암중에 항암제가 주사밖으로 새는 바람에 일혈 흉터가 생겨서 지금도 고생하고 있음ㅠㅠ 혹시라도 이런일 생기면 그 즉시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자.. 난 아무것도 모르고 병원측에서 그냥 놔두면 저절로 낫는다는 말만 믿었다가 1년 지난 지금도 애를 먹는중..
아무튼 선항암을 3주에 한번씩 6개월동안 하고 올여름에 전절제 수술과 동시에 복원수술을 했어
복원수술을 할지, 안하고 그대로 둘지 수술 하루전까지 후기를 수십개 찾아보면서 한참 고민했는데 한쪽 가슴이 없으면 무게중심이 달라쳐서 허리나 자세가 틀어지기 쉽다는 글들을 보고 그냥 복원하기로 함
전절제후 복원술을 하면 가슴 빈 곳에 보형물을 채워넣을지 본인 피부를 떼어서 이식할지 선택하게 되고, 본인의 피부상태에 따라 복원수술 전에 피부를 늘어나게 하는 확장기를 먼저 채우고 6개월후에 복원술을 하게 될 수도 있어
난 확장기 차는 단계 없이 바로 복원수술이 되길 기원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되었고 수술시간은 6시간 넘게 걸린것 같아
수술할때도 간병 부탁할 가족이 없어서 혼자 들어가는 바람에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다행히도 큰 통증은 없어서 혼자 화장실에 가고 식사도 하고 할 수 있었어
이때 정말 너무 감사하더라...ㅎㅎ
수술하고 한달후부터 방사선치료 25회 받으러 매일 병원 다니고 지금은 표준치료 다 마치고 호르몬억제제 복용하면서 2~3주에 한번정도 병원 가서 약 받고 검사하고 그러고 있어
초기 환자는 보통 타목시펜 같은 약으로 5년 복용하는데 난 3기에 폐경전이고 호르몬 강성이라 10년 복용해야 되고 거기에 아주 비싼약 하나 더 2년간 추가되었고 한달에 한번 주사도 추가되었어
그래도 살려면 열심히 챙겨 먹고 병원 들락거려야지 뭐ㅎㅎ
진짜 1년이 어떻게 갔나 싶게 후다닥 지나간것 같다
이제 주변에서 슬슬 일할 준비 해야 되지 않냐고 물어보고 실업급여도 끝나가고 있는데
약기운 때문인지 아직 체력도 바닥이고 수술한쪽 팔이 예전같이 부드럽게 움직여지지 않아서 뭘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서 사람들도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게 감사해
그전에 있었던 자질구레한 욕심이나 복잡한 마음도 많이 내려놨고 별거 아닌거에도 감사하는 버릇이 생겼음..ㅎㅎ
이렇게 큰 병에 걸리기 전에는 내 몸에 불만도 참 많았고 구박도 자주 했는데 암환자가 된 후로는 내 몸한테 제일 많이 감사하고 있음
그저 잘 버텨줘서 고맙다 오늘도 소화 잘 시켜줘서 기특하다 주인 애먹이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오글거리는 감사인사를 매일 하고 있어
요즘은 암 관련 정보들도 잘 안 찾아봄.. 그거 자주 보니까 더 심란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더라고
재발률이 높은 부류라서 늘 두려움을 안고 살겠지만 자꾸 생각하면 불안감만 커지니까 잊어버리고 일상의 기쁨을 찾으려고 하고 있어
근데 자꾸 시간을 허투루 써서 큰일이네..
주절거림이 너무 길었다
다들 건강들 잘 챙기고 따뜻한 연말 보내길 바래
투병중인 덬들은 어서 완쾌해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