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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우을증으로 정신과 다녀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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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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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내가 스스로 예민한 사람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항상 우울한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우울증 아닌 사람들)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다는 것에 충격 먹고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걸 인지했어. 


그렇게 몇 년 살다가 최근에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과를 다녀오게 되었어. 

그 과정에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내가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처음 정신과에 갔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덕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해주고 싶어 글을 써보아.



인터넷 후기들 보면 가끔 약만 처방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런 곳에 가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검색을 한 다음 병원을 골랐어. 

내가 고른 곳은 예약을 받지 않고, 그냥 방문을 해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었어.


요새 세상에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하고 무작정 기다려야 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결국 거기로 가게 된 건, 지역 보건소에 정신상담 요청했었는데 거기서 추천해 준 병원이었기 때문이야. 


아무튼 그렇게 병원에 가게 되었어. 

나는 스스로 정신이 조금 아프고, 이건 감기 같은 것이고,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막상 가서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았어. 

실제로 병원에 등록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날 때까진 그랬어.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그렇게 생각하는 증상이 뭔지 물어봤는데, 

갑자기 내가 그런 증상들을 떠올려 보니깐 그 때부터 눈물이 막 나기 시작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울면서 말을 못하겠어요... 하니깐 천천히 말해보라고 해서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함.


아무 일 없이 지치고, 무기력하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 나고, 그냥 모든 것이 다 힘들고. 

가끔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식은 땀이 나고 뭘 해도 힘이 안나고, 그냥 계속 안 좋은 생각만 든다.

지금까지는 내 스스로가 우울증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자신감(근자감?)이 있었는제 

지금은 내 마음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다. 


와 함께.. 퍽풍 오열... ㅎㅎ;; 


그렇게 상담을 받고 나서 심리 검사와 자율신경계 검사를 받았어. 

내가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 간 밸란스가 맞지 않고 있다는 것도 그 날 알게 되었어. 

집에 와서 검색을 해 보니깐, 그게 균형이 맞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더라구



그리고 다시 진료 받으러 의사 선생님 만났는데 나보고 뭐가 그렇게 불안하냐고 묻더라. 

꼬치꼬치 캐묻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 같았어. 


또 지금 우울해서 제일 불편한게 어떤건지도 물어봐서, 밤에 생각이 많아서 잠을 못자는게 제일 힘들다고 했어. 

그래서 그 날 약을 받아왔고, 일주일 후에 다시 방문을 하기로 함! 


그 날은 진료비가 검사비까지 해서 4만원이 나오지 않았고, 

일주일 후에 방문을 해서 다시 상담하고(약 먹어서 불편한 점. 그리고 그 밖에 심리적인 상담), 다시 약을 타 왔어. 

두번째 방문은 진료비+약값 해서 8천원 나왔어. 

(생각보다 한 번 방문할 때 드는 비용이 많지 않아서 깜짝 놀랐어)



그러다 오늘 문득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요게 생각보다 쉽게 가라앉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래서 확실히 이게 우울증이 큰 문제였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


나는 원래 이렇게 평온한 사람이었는데, 지금까지 우울증 때문에 필요 없는 곳에 감정 소모를 하면서 더 힘들고 지쳐했구나 하는 느낌. 



그래서 혹시 덕들 중에서도 마음이 힘들거나, 불안하거나, 지쳤으면 상담을 받아보았으면 해. 

혹시 정신과에 방문하는 것이 두렵고 어렵다면, 또는 기록에 남을까 무섭다면 보건소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깐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어

(요새 많이 밀려 있다고는 하더라..) 


2030 마음건강지킴이? 라는 것도 있고, 마음건강 마음톡톡? 이란 프로그램은 상담비용 지원해주는 거야. 

전화해보면 직원들도 엄청 친절해서 깜짝 놀랐어..



아무튼 덕들아. 아프지 말구 행복하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 막상 가 본 후, 예약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받는 다는 것은 내 진료를 다 본 후에야 알게 되었어.

왜냐면 사람마다 진료 시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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