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긴 머리에 안경을 쓴 안산은 "박지성이나 김연아처럼 아예 스포츠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도쿄 올림픽 양궁 마지막 날인 7월 31일, 경기장에서 다시 만난 안산은 당시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국가대표 떨어진 줄 알고 차에서 혼자 펑펑 울었어요. 눈이 퉁퉁 부었는데 인터뷰하는 바람에 놀림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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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박채순 양궁 대표팀 총감독이었다. 김제덕을 부추겨 '미스터 파이팅'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제덕은 "여자 단체전 다음날이 남자 단체전 결승이라 그때는 목을 아낄 때였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박 감독은 "양궁은 정적인 운동이다. 그런데 국제대회 나가면 외국 선수들이 기합으로 심리전을 펼친다. 특히, 우크라이나 선수들 진짜 시끄럽다. 지기 싫었다. 시켜 보니 (김)제덕이가 파이팅에 소질이 있더라. 제가 대표팀 들어올 때마다 여러 선수들을 꼬셔 봤지만 제덕이 같은 인재는 없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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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여러분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라며 먼저 입을 뗐다.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돌아가며 이번 대회를 치른 소감을 나눴다. 올림픽이 끝나면 늘 즉석에서 열렸던 대표팀의 공식적인 마무리 시간이다.
"너무나 즐거운 올림픽이었습니다." (김우진, 안산)
"개인적으로 너무 많이 배웠습니다."(김제덕)
"안주하면 안 됩니다. 확실한 목표를 정해 다음 올림픽을 준비해야 합니다."(오진혁)
"(노골드에 그친)태권도를 보며 위기 의식을 느낍니다. 기본과 팀워크가 중요합니다"(류수정 여자팀 감독)
"한국에 있는 2군 선수들에게 너무나 고맙습니다."(정재헌 남자팀 코치)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우진이에게 미안하지만 저는 목표 초과 달성입니다. 파리에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박채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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