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스포니치 유튜브 채널에 시리즈로 올라왔던 사진집 YUZU'LL BE BACK 4 카메라맨이랑 디자이너 대담 영상 봤어?
이거 내용 알차더라.
덬들이랑 나누고 싶어서 인상 깊었던 부분 영상 링크해왔어.
(링크 누르면 내용이랑 일치하는 부분부터 재생 돼.)
오역의역 있고 대략적인 내용인 점 참고해 줘.
혼자 보기엔 너무 아쉬운 내용들이라 덬들이랑 같이 보고 주접떨고 싶었어ㅠㅠ
개인적인 감상 기록용으로 대충대충 적은 건데
전체 번역할 능력은 안 되는 게 아쉽다ㅜㅜ
이 사진집 정말 좋아하는데 다들 일독(?)을 권해.
그 어떤 글보다 많은 게 전해지는 사진집이야💙
카메라맨: 小海途良幹 (코가이토 요시키)
디자이너: 小島利之 (코지마 토시유키)
https://youtu.be/euIpPNWEnsg?t=721
(표제의 삽입 방식에 대해)
디자이너: 팬의 기분이 되어봤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했다. 이게 사진집이지만 다큐멘터리기도, 구매한 사람들이 한 시즌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니까 소개나 신문 기사 같은 것이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방식으로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다. 좋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글자가 나와도 조그맣지 않나. 오즈 야스지로 영화 같은 데서 비교적 무심한 듯이, 아슬아슬하게 읽을 수 있는 크기로 들어가는 것처럼. 그게 제작자의 혼잣말인 동시에 출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렴풋이 표면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
그런 이미지로 이번에는 글자를 되도록 작게 넣었다. 하뉴 몸에 그런 방식으로 글자를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그의-물론 이건 제목이니까 하뉴가 한 말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아이스쇼든, 시합이든 생각이 있을 테니 그걸 여기에서 표현하는 방법이 뭘까 생각했을 때 ‘아, 몸 가까이 (글자를) 넣자’. 그의 마음엔 부담도 있을 거고 시작하기 전에 ‘좋아 이번에는 이거야, 어떻게 할까’하는 생각들을 샥샥 자연스럽게, 하지만 무심결에 나와버렸다 하는 방식으로. 감정적인 표현이-됐는지 안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됐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디자인을 했다.
그리고 빈 공간에 (글자를) 넣고 싶지 않았다. 이런 디자인 (여백이 있는 사진)이 되면 나도 모르게 빈 곳에 글자를 넣고 싶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제목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그렇게 넣으니까 이상할 것도 없는데. 뭔가 이번에는, 처음에 빈 공간에 글자를 넣어봤더니 ‘아 뭔가 방해다. 방해야 방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표제를 붙이는 게 아니라 그의 마음속 뭔가를 무심한 듯이 글자로 넣었다. 혹시 하뉴 본인이 봤을 때-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어딘가 ‘아 그랬지’하는 식으로 문득 생각해준다면 기쁠 것이다.
(커버에 대해서)
카메라맨: 이번 사진집에 들어가는 사진 중에 커버는 이걸로 하고 싶다고 디자이너에게 제일 처음 보여드린 게 이 사진.
디자이너: 처음 보여줬을 땐 세로로 세운 버전이 아니라 원래 형태인 가로형이었다. '와 좋은 사진이다.' 싶었다. 좋다는 건 여러 의미가 있지만 첫 번째로는 기술적인 것-그런 장소에서 어떻게 이렇게 낮은 앵글로 빛도 예쁘게, 잘도 찍었네~ 라는 느낌. 그리고 뭐랄까 이런 표정이, (주변은) 어둡지만 이 표정 대단하네. 눈동자에 약간 빛이 살아있다
카메라맨: 이게 없었으면 못 쓸 사진이었네요. 희미하지만요.
디자이너: 정말 폭이 1mm도 안 되는, 이게 없으면 강시처럼 되어버리니까. 이건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커버에 대해서)
디자이너: 이 사진을 봤을 때 먼저 모에 포인트를 찾았다. 팬이라면 어느 부분이 와닿을까. 압도적으로 가슴 부분이 쑥 나와 있어서, 사람 가슴이 보통 이런 모양이 되지는 않지 생각하면서.
카메라맨: 솟아 올랐네요.
디자이너: 시험 삼아 사진을 세로로 돌렸더니 앗, 가슴이 솟아오른 부분이 한층 더 다가왔다. 그리고 사진이 가로 형태였을 때는 시선이 아래를 향했지만 세로로 돌리니까 약간 비스듬히 위를 향한 것처럼 시선이 바뀌어서. 시간을 약간 벗어난 느낌. 물리적으로 세로로 돌려서 시선을 바꾼 것뿐인데도 그의 의식, 머릿속.. 아마 이 순간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거다. 혹시 무無의 상태였을지도 모르지만. 앞으로의 1, 2, 3초 뒤가 있으니까. 그는 아마 그걸 위해서 살아왔을 것. 날마다 다음 1초를 위해서 산다고 느꼈다. 거기서 약간 시간을 벗어난 느낌. 단순히 사진을 옆으로 돌렸을 뿐인데.
(책날개에 있는 羽生結弦 타이포에 대해)
디자이너: 이름이 벌써
카메라맨: 그렇네요
디자이너: 하뉴 유즈루. 일본인의 좋은 점 몽땅 실은 듯한 (웃음)
카메라맨: 정말로, 특별한 인간이..
디자이너: 스타가 될 수밖에 없는 이름이네요.
카메라맨: 디자인적인 면에서 봐도
디자이너: 아름다워요
카메라맨: 이 한자 넉 자의 나열은 아름다워요
디자이너: 아름다워. 한 자 한 자에 제대로 의미가 담겨 있어서 쓸모없는 부분이 없어.
하뉴 이름에 대해서 팬만 특별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느낀 부분이라 재밌었어ㅋㅋ
(본표지)
카메라맨: 처음엔 뒤표지와 앞표지 사진이 반대였지만 코지마상이 '이 사진 앞면에 해도 되겠네. 그 정도로 좋은 사진이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걸 듣고 확실히 그렇네 싶어서 곧바로 ‘그럼 그렇게 하죠’가 됐다. 이건 이런 식으로 글자를 얹고 싶어지는 사진이다. 있는 그대로도 좋지만 글자가 들어감으로써 한층 더 메시지가 들려오는 듯이 만들어졌다.
디자이너: 등 부분에. 그의 마음. 심장의 고동 같은 그런 이미지.
커버 벗겼을 때 나온 저 본표지 사진이 너무 좋았어.
유즈윌비백 다른 사진집도 갖고 있지만 나는 이번 시즌 사진집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들어ㅜㅜ
https://youtu.be/zsEML6LHYS4?t=33
(커버 촬영비화)
카메라맨: 앞뒤 사진 거의 1분 내에 찍은 사진. 앞면은 2월 20일 갈라 무대가 끝나고 링크에서 올라왔을 때의 사진. 현장에서 이 장면을 봤을 때 역시 경기를 하는 선수로서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각오를 가지고 촬영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링크에서 올라올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계속 보고 싶었고 그 표정이 이거. 이 표정이 감정이 확실히 드러나는 건 아니지 않나. 사나운 표정도 아니고 크게 웃는 얼굴도 아니고 정색한 얼굴도 아니고. 사람에 따라 보는 방식이 달라지는, 여러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서 나만의 베이징 올림픽을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이구나 싶어서 골랐다. 뒷면 사진은 링크에서 올라와서- 하뉴 유즈루를 계속 봐온 팬과 보도진이라면 몇 번이나 봐온- 마지막에 얼음에 손을 대고 인사를 하고 말을 거는 장면. 이것도 경기 선수로서는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장면도 상징적이라고 생각해서 이 두 장을 표지로 했다.
개인적으로 하루요코이 사진이 워낙 잡지나 사진집 표지로 많이 쓰여서 이번에도 하루요코이 사진일 필요가 있나 생각했었거든. 근데 직접 찍은 분 생각을 듣고 나니까 완전히 설득됐어. 무심코 지나친 부분까지 세세하게 바라보게 되더라.
https://youtu.be/zsEML6LHYS4?t=391
디자이너: 사진집에 들어가는 사진들을 2장에 모아서 출력했을 때 이 자체로 오선지처럼 보였다. 악보처럼. 156장을 모아서 나열한 거 오랜만이구나 생각하면서 봤을 때 '뭔가 역시 음악이구나' 새삼 피겨가 음악이라고 느꼈다. 물론 이렇게 움직이는 걸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축구라면 역시 이렇게 안 될 거고 유도나 야구여도 이렇게는 안 보일 것이다. 피겨라는 스포츠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다. 리듬, 음계 같은. 오선 같다고 생각하면서 사진들을 늘어놓으니까 이미지별로 사진이 갈렸다. 그렇게 해놓고 보니 음표 같았다. 비슷한 음이 나열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높낮이가 있는 경우도 있는. 내 멋대로 -특정한 곡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음표로 악보를 그려가는 느낌. 딱 마무리하는 부분은 마무리하고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소리가 없는 부분도 있다. 페이지에 아예 사진을 안 넣은 경우는 없지만 전면에 넣지는 않고 조금 공간을 남겨서 여백을 만들었다. 고저를 만들기 위해서.
사진집을 다시 처음부터 쭉 넘겨보게 만든 내용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