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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에 닿는 다정한 손길에 눈꺼풀이 감길 뻔한 순간이었다.
"좋아해."
잘못 들었나 싶었다. 내 눈은 무의식적으로 방황했다.
"좋아해."
드라이어 작동 소리와 바람 소리를 넘어 분명하게 들려온 이츠키의 목소리.
들려온 단어의 의미는 안다. 하지만 '좋아해'라는 말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친구로서라든가, 사람으로서라든가, ……연애 감정으로서라든가.
단 한 번이라도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면 알고 싶어지고 만다.
"어, 뭐라고 했어?"
"……아무 말도 안 했어."
서투른 얼버무림에 웃음이 나왔다. 이츠키와 알게 된 지 석 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매일 함께 지냈기에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아까의 목소리 느낌과 지금의 말투로, 나는 어렴풋이 그 '좋아해'의 종류를 짐작한다.
"그래."
이츠키가 숨기고 싶다면, 이 이상 추궁하지 않고 안심시켜 주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신경 쓰여.」
컵라면에 물을 붓고 완성되기까지, 젓가락을 준비해 주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를 향한 '좋아해'의 의미를 생각해 버린다.
매일 함께 있어 주니까, 이츠키가 나를 좋아하는 건 틀림없다. 굳이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는 별난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 와서, 굳이 입 밖에 낼 일도 아닌 것 같다.
"다 됐어." 라며 컵라면 뚜껑을 벗기고, 내가 먼저 먹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하나밖에 없는 그것을 이츠키가 내민다.
애초에, 사이좋은 친구라도 컵라면을 나눠 먹는 게 보통인가……?
김이 가라앉아도 내 의문은 사라지지 않아서, 묻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저기, 아까 뭐라고 말하지 않았어?"
"아무 말도 안 했다니까."
"아니, 분명 뭔가 말했던 것 같은데……."
미간과 '분명'이라는 부분에 힘이 실렸다.
"으음?"
나에게서 컵라면을 받은 이츠키는 고개를 갸웃하며 애매하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젓가락을 쥔 오른손 검지를 코 밑에 가져다 댄다.
"……그러고 보니, 곧 후유 생일이지?"
아무래도 내 질문에 대답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책상 위에 엎어두었던 스마트폰이 전화 수신에 진동했다.
"응? 쿠로카와 군이네. 여보세요, 쿠로카와 군?"
화면에 표시된 이름을,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듯 중얼거리며 나는 일어선다.
통화 내용이 궁금한 거겠지. 내 등을 이츠키의 시선이 쫓는 듯한 기척이 느껴진다. 그 부분만 서서히 열이 오르는 것 같다.
왜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그 대답은, 분명 그 '좋아해'라는 말 속에 있을 것이다.
그 목소리와 말을 다시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 의미를 알고 싶다.
나는 이츠키에게 등을 돌린 채, 작게 웃으며 통화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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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작가가 이걸 대본으로 쓰는게 아니라 배우 애드립을 금손이 다시 대본으로 써오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