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적인 줄거리는 사회초년생 수가 같은 회사 대리님한테 끌리게 되고, 대리님한테는 고딩 때부터 좋아해온 동성 친구가 있음. 근데 그 친구가 그 회사 팀장님이고 전여친이면서 지금은 남자를 만나는, 그러면서 자기 이기심에 공을 안 놔주고...
내가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약간씩의 현실성이었음.
수한테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보통 지엘에서는 주인공이 남자를 만나고 다녀도 남자한테는 별로 마음이 없으면서 그걸 본인이 알고 있거나 혹은 모르거나 하다가 상대 여주를 만나고서 아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깨닫게 되는 전개가 흔했단 말이야.(내가 본 거만 그랬을 수도 있음. 글고 이것도 개맛도리임)
근데 여기서는 수가 남친 진짜 사랑함. 데이트도 즐겁게 하고 남친 주변 여자들 질투하고. 남친 하남자 짓에 결국 헤어지면서도 한동안 못잊고 울고 정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어쩌면 지엘 소비층에게는 불호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묘사가 현실감 있기도 했고 제목처럼 남자랑 아주 보통의 연애를 했다가 여자한테 반하고 그걸 심각하게 혼란스러워 하지는 않으면서도 고민은 하고. 자기 감정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면서 공이랑 아주 보통의 연애를 하는 모습이 너무 판타지스럽지 않아서, 그리고 그런 게 오히려 웹소설에서는 좀 드물어서 신선했음.
공이랑 공 전여친도 10년 이상 이어진 그 관계가 아주 구질구질하고 지긋지긋하고 질척일 수 있는데, 사실 그런 사이가 맞긴한데 글에서는 꽤 담백하게 느껴졌음. 그렇다고 감정을 잘라먹거나 단순하게 묘사한 건 아니고 그래 이런 만남과 이별도 있는 거지 싶은?
공도 수도 전여친과 전남친 사이의 감정을 거짓이었다고 치부하지 않고, 진심으로 좋아했고 그럼에도 헤어졌지만 다시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감정선을 잘 보여줘서 좋았음.
암튼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으면서 마냥 순한맛도 아니고 적당한 현실성이 있지만 웹소설다운 매력도 있는 글이어서 난 되게 괜찮았어. 작가님 다른 작품도 읽어보려고. 꾸금이 아니라는 이유로 걸렀던 나를 반성하며... 이미 유명한 작품이라 젤덬들은 다 봤을 거 같은데 뒷북 오진다. 여튼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