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알고있지만 슬픈음악 듣다가 생각나서 써본 전생
654 4
2021.08.31 21:55
654 4
"우리 이게 마지막인거지?"


"아마도."


"꼭 가야만 하는거지?"


"응."


"넌.. 왜 니 생각은 안해? 왜.. 왜그렇게까지 해? 니 생각하기가 정 힘들면..그러면 그럼 내 생각 좀 해주면 안돼? 너 이렇게 가면 난 어떻게 살으라고.."


"이건 누군간 해야만 하는일이야 그리고 널 위해서기도 해. 조금이라도 더빨리 독립된 나라에서 살아야지. 너 선생님 되고싶다며.. 우리말로 가르쳐주고 싶어했잖아. 그리고 운이 좋다면 살아서 돌아올수도 있어 나 죽으러 가는거 아니야."


"이게 어떻게 날 위하는거야 이제 나한테 너가 없는데 운? 운이라고 그랬어? 불구덩이 들고 뛰어갈거면서.. 나보고 이제 어떡하라고 나 진짜 너 없이 못 살아.. 제발.. 다시 한번만 생각해 제발.."


"지완아"


"그렇게 보지말고 제발 안가겠다고 말해 응? 나 떠나지 않겠다고..그냥 눈 한번만 꽉 감고 참아줘. 나 애들 안가르쳐줘도 돼, 너만 있으면 다른거 다 필요없어. 여기서도 할 수 있는게 있을거야. 나도 도울게 나도 할게 그니까 가지마 제발"


"미안해. 나도 솔직히 무서워 그래도 안가면 내가 평생 후회하면서 살거같아. 너 생각하면 안가는게 맞는데..단원들을 외면할
자신이 없어. 약속은 못하겠지만 나 너한테 다시 올게 그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게."





솔이는 그렇게 만주로 떠났다. 끝까지 말려보았지만 솔이 눈을 보는순간 알았다 내가 말릴 수 없겠구나, 이미 마음을 먹었구나. 그게 나를 떠나는 일 임에도 불구하고..솔은 처음부터 그랬다 누구보다 단단했고 그 단단한 마음속엔 조국의 독립이라는 사명감이 가득했다.



솔이 가고 한동안은 솔이가 없다는 상실감에 모든걸 놔버리고 살았다. 그런 나를 알았는지 한달하고 반이 더 지낫을 쯤 너에게서 서신이 왔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너무 보고싶다고 항상 어디서든 내 생각만 한다고 부디 잘 지내라는 너의 서신에 나도 그제서야 내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두달 세달 넉달이 지나고 너가 없는 한 해가 지나는 동안 이따끔 생존신고같은 너의 서신을 받았다. 난 홀로 부치지 못하는 답장을 적어내려갔는데 그 속엔 너에 대한 그리움, 세상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무엇보다 너에 대한 사랑을 쏟아내었다.



몇달에 한번 오는 짧은 서신이지만 그 속에 담긴 너의 필체에 난 안심했고,
혹시나 너의 관한 일이 있을까 싶어 길거리에 널부러져있는 신문들도 늘 챙겨다녔다.



그렇게 너가 떠난지 두해가 되어 갈 무렵..상해에서 큰 폭발 사건이 터졌다. 신원을 모르는 청년이 폭발 테러를 일으켜 군인이 여럿 죽었고 테러 당사자도 폭발에 휘말려 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을 들은 순간 이상하게도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애써 너가 아닐거라고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너는 살아있고 곧 나한테 잘 있다는 서신을 보낼거니까 꼭 그럴거니까..



그렇게 서신만 기다리는 날 아는지 넌 곧 내게 쓴 편지를 보내왔다. 늘 비밀리에 보내던 서신이 아니라 편지라 의아했지만 너가 보낸거라면 무엇이든 좋았다. 내용을 읽기 전까진..




-지완에게


너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난 결국 너가 제일 바라지 않던 일을 한 후겠지. 우선 미안하단 말을 해야할거 같아. 너에게 꼭 가고싶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 했어. 멀쩡히 살아서 꼭 다시 널 보고싶었는데 그거 하나 들어주질 못해서 미안해.


사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너한테 잔인한 일이라는걸 아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말을 전할 수 있는게 이것뿐이라 여기에 가득 담아 너에게 보내.


늘 어둡던 내 삶에 빛이 되어줘서 고마워. 너가 옆에 있을때면 잠시 모든걸 잊고 그냥 나로서 행복할 수 있었어. 너가 짓는 웃음에, 마주잡은 손에, 따듯한 네 품에 난 행복했고 또 행복했어.


나에게 행복만 준 널 두고 이렇게 떠나게 되서 너무 미안해. 난 마지막까지 너에게 상처만 주는 사람인가봐 이제 이런 나는 잊고 너는 네 삶을 살아야해.


나 때문에 울지도 말고, 밥도 거르지말고, 잠도 푹 자면서 넌 너의 삶을 살아가야해.


넌 빛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을거야. 내가 아는 너는 누구보다 환하고 강한 사람이니까.


매일 날 기다려준 너에게 이런식으로 이별을 전해서 다시한번 너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이 말을 편지로 처음 전하지만 사랑해 지완아.


지완아 우리에게 다음 생이 있다면.. 그렇다면.. 그때 다시 한번 날 만나줄래? 그땐 내가 널 기다릴게. 너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늘 널 사랑할게. 그러니 우리 꼭 다시 만나자.


-


솔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고 생각보다 난 괜찮게 지냈다. 솔이 세상에 없다는 상실감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득함도 다 멀게 느껴졌다 아니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어디엔가 너가 살아있을거라고 그렇게 애써 현실을 외면했다.


그렇게 무시를 하며 살다가도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이 오면 그런 날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울음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마지막 너의 흔적이 젖을까 겁이 나 다 토해내지 못했다.



-

솔아 난 늘 널 생각해. 너와 걷던 거리를 걷고, 너와 자주 가던 식당을 가고 너가 점점 잊혀질까봐 난 다시 우리의 추억을 덧씌워.


솔아. 너가 말한것처럼 다음 세상이 있다면 그때 꼭 우리 다시 만나자. 그 세상에선 아무 걱정하지말고 그저 서로만 바라보고 그렇게 살자. 혹여 내가 늦더라도 너가 기다려준다 했으니 그때는 꼭 사랑만 하자.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힐 보 X 더쿠💙] 건조함에 지쳤나요? 네! 바이오힐 보 #급쏙수분듀오 <바이오힐 보 #히알셀™ 하이드라 2종> 체험 이벤트 322 07.01 48,73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145,87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804,65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823,27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089,375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363,704
공지 알림/결과 GL방에서 언급 가능한 1차 상업 GL의 기준 8 20.05.21 55,147
공지 알림/결과 ⭐️👩‍❤️‍💋‍👩 ~ GL방 독방 기념 인구조사 하자 ~ 👩‍❤️‍👩 ⭐️ 491 20.05.15 44,6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18 잡담 알고있지만 gl이 밥먹여주냐? ㅇㅇ 돈벌어줌 11 05.13 2,185
13617 잡담 알고있지만 일본에서 리메이크 한대 11 01.29 1,034
13616 잡담 알고있지만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서지완 분명 1 23.12.18 1,076
13615 잡담 알고있지만 와.. 알있으로 900페이지를 달렸었네 9 23.07.23 1,198
13614 잡담 알고있지만 F4 만났나봐 6 23.02.12 1,755
13613 잡담 알고있지만 오늘 솔지완 500일이래 2 22.12.26 813
13612 잡담 알고있지만 쿨돌아서 편집본 볼라고 했는데 22.12.11 695
13611 잡담 알고있지만 ㅇㅈㅇ 오늘 솔지완본이랑 빛나본 만났나봐 4 22.09.23 2,175
13610 잡담 알고있지만 아니 나 솔지완 완전히 잊은 줄 알았는데 5 22.08.24 1,661
13609 잡담 알고있지만 진짜 오랜만에 조소과 엪포 모이는 꿈 꿨어 1 22.08.20 515
13608 잡담 알고있지만 간만에 솔지완 생각나서… 나는 내가 젤리단 이름 창시자라고 생각함 1 22.07.23 1,146
13607 잡담 알고있지만 첫방 1주년 2 22.06.19 385
13606 잡담 알고있지만 더워지니까 솔지완 생각나 5 22.06.15 1,014
13605 잡담 알고있지만 우리 진짜 솔지완vs지완솔 로 엄청 싸웠구나 25 22.05.21 2,501
13604 잡담 알고있지만 햇살이 뜨거워지고 나무들이 푸르러지니 2 22.05.21 415
13603 잡담 알고있지만 슼핫게 보고 새삼 서지완 생각남ㅋㅋㅋㅋㅋㅋㅋ 5 22.05.11 974
13602 잡담 알고있지만 날 더워지니까 솔지완 보고싶어 ㅜㅜ 2 22.05.07 259
13601 잡담 알고있지만 솔지완 편집본 또 보는중 2 22.05.04 528
13600 잡담 알고있지만 오랜만에 알있 단관 어때 (4/30 토요일 밤11시) 5 22.04.24 691
13599 잡담 알고있지만 블레 와서 보는데 좋다 이거.... 2 22.04.14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