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솔 너 요새 도대체 왜 그러니? 딱 보니까 작품에도 집중 못 하는거같고 지금 중간 보고도 아주 엉터리야 엉터리. 이래가지고 전시 할 수 있겠니? 뭐 슬럼프라도 온거야? 내가 많은걸 바라는게 아니잖니. 졸업할 정도만 하자. 응?"
오늘도 아주 가관이다. 그나마 믿었던 솔과 나비마저 작품 꼴이 영 말이 아니다. 원래 잘 하는 애들이라 믿고 있었건만 요새 둘다 무슨 바람이라도 든건지 영 시원찮다.
갤러리전을 같이 여는 다른 과 교수들한테 작품 기대하라며 큰소리 뻥뻥 쳐놨건만 이거야 원 보러오지 마라고 해야할 정도다.
조교들한테 요새 과에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도 지들끼리 쑥덕대기만 하고 잘 모르겠다고 할뿐이다. 아주 조소과 잘 굴러가네~
며칠 후 낡아빠진 팬이 나비 작품에 떨어졌는데 이게 무슨일 인가 싶다. 하필 떨어져도 거기에 떨어진다니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인가? 갤러리전까지 시간이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애 멘탈이나 복구되면 다행이지.. 아주 악재란 악재가 겹친다. 그나마 다행인건 한명은 지옥이지만 다른 한명은 정신을 차렸다는거다. 내가 애들 멘탈케어까지 해야하고 이게 대학인지 유치원인지 모르겠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건지 내내 실실 웃으면서 작업하는 솔이나, 어시들의 도움으로 작품을 다시 만들고 있는 나비나 둘다 다행히 남들 앞에 내놔도 손색없는 작품들을 완성 시키고 있다. 이왕 전시될거 내가 가르친 애들 작품이 최고이길 바래본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니 내 작품도 아닌데 괜히 배가 부르다. 내가 잘 가르쳤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왁자지껄 뭉쳐다니며 돌아다니는 애들을 보니 올해도 이렇게 수확을 거두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근데 이렇게 쭉 보다보니 애들 눈빛들이 장난이 아니다. 다들 불꽃이 넘치는 느낌? 보니까 오빛나랑 남규현이 그렇고 윤솔이랑 서지완도 응? 윤솔이랑 서지완? 내가 편견은 없다만 설마.. 교환학생 포기한게 그럼 지완이 때문인가 에이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뭐 작품하는데 사랑이 큰 도움이 되니까 다들 아무쪼록 성장하길 바란다.
그나저나 저기서 자기가 더 우쭐대며 솔이 작품 앞에 있는 지완이나 옆에있는 애를 툭툭치며 말하고 있는 빛나나 참 걱정이다.
한명은 미친듯이 구두만 찍어대고 다른 한명은 곰돌이 젤리에 한이 맺혓는지 곰돌이만 증식시키는 중인데 얘네 데리고 내년에 갤러리 전 할수나 있을지....
내년이 오기전에 다른학교로 이직하거나 그만두어야 하는거 아닐까? 벌써부터 내년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