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오빛나.”
비장함이 역력한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는 서지완이었다. 안 그래도 아까부터 윤솔이 아니라 나랑 단둘이 담배를 피우자고 한 게 꽤나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내내 둘이 같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일단은 서지완이 있는 방향을 보며 대충 ‘무슨 말을 하려고?’라는 의미의 표정을 지어 대답했다.
“있잖아, 넌 좋아하는데 사귀기 싫으면 어떻게 해?”
“잠만 자겠지?”
나는 질문에 1초도 고민 않고 대답했다. 서지완은 내 말을 듣자마자 기화된 액상 니코틴 연기를 그대로 토해냈다. 알 거 다 알면서 숙맥인 척하는 게 영 어이가 없으면서도, 진심으로 궁금증이 들어 물었다.
“아직 안 잤어??”
“야, 그런 거 아니거든!! …너한테 물어본 내가 병신이지.”
“아니 근데 그건 그렇고, 사귀기 싫다는 말이 무슨 소리야?”
아무 말 없이 한참 뜸을 들이길래 담배 한 대가 다 탈 때까지 말을 안 하려나, 생각할 때쯤 서지완이 입을 열었다.
“그게.. 친구가 고백을 했는데, 괜히 어설프게 사귀었다가 헤어지면 어떡해? 그 애는 나 없어도 잘 먹고 잘살 텐데, 나는 걔 없으면 못 산단 말야. 내 인생의 절반이나 다름이 없는 앤데…….”
“너한테 그런 친구가 윤솔 말고 누가 있는데?”
“어?”
지금 내 앞에 있는 인간이 돌이 된 느낌이 드는데, 이거 뭐야?
“아~ 알았다. 그러니까 윤솔이랑 사귈지 말지 고민이란 거지?”
“아닌데??? 난 그렇다고 말한 적 없는데???”
다급하게 고개를 휘젓는 서지완을 보고 확신이 생긴 나머지 빵 터진 웃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비웃는 얼굴을 당사자 앞에서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말았다.
“그래, 뭐 다른 애라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고민할 게 뭐 있어? 한번 자보면 되지.”
“제발 네 입장이 아닌 조언을 해줄 수는 없는 거니, 친구야?”
“야, 이게 내 입장에서만 말한 거라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 봐. 섹스도, 키스도, 심지어 뽀뽀도 안 해봤으면 네가 걔를 친구로 좋아하는지 친구 감정이 아닌지 어떻게 알아?”
정곡을 찔렸다는 듯 또 표정이 심각해졌다. 서지완은 땅 밑으로 꺼질 것만 같은 자신의 고개를 손바닥으로 어렵사리 받치고 있었다. 솔직히 내 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사실 정도는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뒤이어 말했다.
“어차피 이 마당에 너는 계속 걔랑 친구 못 해.”
“야.. 나도 아니까 좀 닥쳐봐.”
“그러니까 평소처럼 돌아갈 생각하지 말고 네가 선택해. 혹시 알아? 존나 잘할지?”
"아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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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후달려서 여까지밖에 못 쓰겠다ㅋㅋㅋㅅㅂ
이러고 빛나는 커플링 끼고 염병천병하는 솔지완 보고 대충 음~ 했네 했어~ 하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