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질문을 하다보니 질문이 너무 길어지고 많아져서 작가님께 여러 번 사과 드렸는데 너무 즐겁게 답변했다고 하셔서 감동받았어. 스윗악어 감사합니다.
Q. 이전에 말씀해주신 센터 내 정치와 관계 없이 현진이는 본인 능력이 워낙 출중해서 언젠가는 작전부에 갈 인재였다고도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래도 현진이가 작전부에서 국장이 끌어주는 길을 밟으면서 목숨이 위험할 만큼 다친 적도 있고, 트라우마도 계속 자극 받는 게 너무 안쓰러워서요. 게다가 앞으로 십몇 년 현장을 더 돌아야한다는 말도 봤는데 이제는 해신이도 있으니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드네요.
그래서 말인데 현진이가 국장이 끌어주는 대로 따라서 높은 직급에 오른다면 (국장이 생각하는 작전부장이라던가요.) 혹시 현진이에게 어떤 이득이 있나요?
그리고 국장이 현진이를 유능한 가이드로 여기는 건 알겠는데 현진이를 인간적으로도 아끼나요? 자신이 현진이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작전부로 끌어들인거니 약간이라도 부채감은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A. 국장은 현진을 자신이 기르는 유일한 제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징계를 회피시켜주거나 식사를 챙겨주는 등 단순히 유능한 가이드 정도로 생각했더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도 본편에 어느 정도 기술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스승이 그러했던 것처럼 국장은 현진에게 사격 외에도 세계증시 읽는 법, 조직의 주요 인사 대인술, 첩보 군사 지식 등을 가르쳤습니다. 그런 부차적인 사항을 익히는 것은 유능한 가이드의 덕목이 아닙니다.
국장 또한 현진이를 위험한 격전지에 굳이 내보내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격전지를 경험한 가이드와 그렇지 않은 가이드는 내부에서도 대우가 다른 편인지라 한 번쯤은 다녀와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진이 맡은 직무가 작전부 산하에 속한 일이기는 하지만 부서가 떨어져 나와 있으므로 점수제로 운영되는 규정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교육기관에 가깝기 때문에 당분간 내근직을 돌 것으로 사료됩니다. 내근직으로 전환 시켜준다는 약속이 아주 거짓말은 아닌 셈이군요.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면 몸에 가시가 돋는 사람인가 봅니다.
가이드가 고위직이 되었을 때의 이점은 아래의 질문에 포함되므로 그 질문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Q. 국장은 왜 현진이를 작전부장 자리에 앉히고 싶어하는 건가요? 현진이가 작전부장이 되면 국장에게 뭔가 이득이 되나요? 처음부터 현진이를 작전부장 시킬 생각까진 없었던 거 같은데 현진이를 위한 건지 자기를 위한 건지 궁금해요.
A. 이미 최고직인 국장에게 추가적으로 이득이 되는 점은 없습니다. 지금도 자신을 따르는 이들만 수뇌부에 남겨둔 터라 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 직원을 키워서 후임 자리에 앉히는 것이 더 편안한 길입니다. 정신적 만족감이나 성취감이 이득이라면 그것도 이득이겠습니다.
서울지부는 설립 이후 체제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아주 큰 과도기를 거의 십여 년에 가깝게 거쳐왔습니다. 국장은 현재의 입지를 다지고 경쟁자들의 씨앗을 싸그리 말려내는 동안 밀려난 자들의 말로를 지켜보았습니다. 지나온 길이 그렇다 보니 본인이 경쟁자의 유무에 굉장히 예민한 편입니다. 정점에 올라서야만 여러 의미에서 흔들림 없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뇌부의 책임자로 가이드가 임명된 것은 전례가 없었고 고위 부서 최고직에 가이드를 앉히는 경우 또한 아주 드문 사례입니다. 그러니 고위직 가이드의 대우는 일반 가이드와는 차등이 큽니다. 무조건적인 복종의 의무가 있는 가이드에게 작게나마 공식적인 발언권이 생기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점은 같은 지부에서 일하는 가이드들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Q. 만약 현진이가 현장을 피할 수 있게 된다면 해신이도 함께 제외되는 건가요? 해신이 능력이 워낙 현장에 최적화 된 능력이라 현장을 피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드네요.
A. 센티넬은 가이드의 직무를 따라가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러나 고등급의 센티넬이 현장 외에 아주 쓸모가 없지는 않습니다. 협상 테이블에 고등급 센티넬이 동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등 뒤를 지키는 센티넬을 무시할 수 있는 인사는 많지 않습니다. 자국의 위력을 보여주는 움직이는 지표와도 같습니다.
다만 동행하는 것은 대체로 각인한 센티넬 위주입니다. 이 점을 이용해 각인하지 않은 가이드를 일부러 데려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국의 센티넬이 타국 가이드에게 넘어가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꼭 그런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가이드가 끼면 센티넬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지혜나 현진이도 회담에 동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겸사겸사 타국 센티넬을 데려오면 서울 센터로서는 호재였겠지만 둘 다 국내 각인을 했군요.
Q. 현진이는 작전부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어떤가요? 내근직을 돌고 싶어하는 거 보면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진 않은데 성격 상 본인 일에 자부심은 강할 거 같기도 하고요. 워낙 힘든 일을 많이 겪었지만 즐거운 일도 많이 있었을 거라 믿고 싶네요. ㅜㅜ
A. 타 부서에 비해 중대한 책무가 많은 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격전지 파견이 아니라면 해외 단기 출장은 아주 좋아하는 편입니다. 본편에서는 알레포 중점의 서술이 많이 들어간 지라 힘든 장면들이 부각되었지만 사수인 서경과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답니다. 독일에는 서경과 함께 출장을 다녀왔는데 복귀 1분 전까지 알차게 맥주 관광을 하다 왔습니다. 현진이보다 술이 약한 서경도 그걸 즐겁기만 한 추억으로 생각해주면 좋겠군요.
Q. 가이드와 센티넬은 원하는 부서를 고를 수 있는 건가요? 현장직에서 일하는 가이드와 센티넬은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 좋은 혜택이 있나요? 격전지에 나가면 목숨을 걸고 일하는 거니 처우가 다른지 궁금해요.
A. 지망할 수는 있지만 선호 부서는 당연히 경쟁률이 셉니다. 비선호 분야의 일을 하는 센티넬과 가이드는 비교적 노후를 더 편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누구나 대체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가이드는 생전 연고 없는 타지로 교환되어 여생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여러 복지 혜택을 현장직에 우선적으로 제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