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찌통이니까 찌통주의
Q. 해신이는 과거 배경이나 돌잔치도 못한 사실 등을 보면 엄청 어릴 때부터 방치 당하고 학대 당한 것 같은데 해신이 아빠가 해신이를 때리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요? 해신이에게 도움의 손길은 혹시 없었나요?
A. 언제부터였다고는 정확히 짚기 어렵습니다. 다만 집안 분위기나 상황이 영 좋지 못했기에 해신이는 걷고 문장을 말할 때쯤부터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밀치기나 넘어뜨리기 등 자잘한 폭력에 노출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부터는 아버지의 분노가 오로지 해신을 향했기에 폭력이 점차 강해졌습니다. 지금은 성격이 조금 변하기는 했지만 어릴 때는 원체 내성적이고 주눅이 들어있어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습니다. 해신이는 중학교에 들어서야 다른 사람들이 자신처럼 맞고 살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Q. 알레포 사고 이후 현진이의 재활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나요? 주변에서 현진이 상태에 회의적이었다고 하던데 현진이 괜찮았나요? 그리고 센티넬에게 공격 당한 기억이 공포로 남지는 않았는지 궁금해요.
A. 현진이 의식 불명에서 막 깨어났을 때는 다량의 진통제 때문에 머리가 무척 멍했습니다. 국장이 다녀갔을 때도, 주치의에게 ‘예전만큼 달리는 것은 회의적’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도, 다희가 주사를 놔줄 때도 멍하기만 했습니다. 새벽이 오고 주변이 완전히 조용해지고서야 현진은 그 말을 이해하고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다친 부위가 하필 골반과 넓적다리뼈의 이음새 부분이었기에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문 후에도 처음에는 걷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다쳤을 때의 감각이 강하게 남아 있어 한동안 사고 당시의 악몽을 꾸기도 했고요. 그래도 자신의 의지가 강하기도 했고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 무사히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당직이 없는 날에는 다희가 재활 운동을 도와주기도 했고 국장이 일부러 일과 도중에 종종 얼굴을 비추고 가서 의료진들은 꽤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현진이 완전히 치료된 것을 확인한 국장은 관련자 전원에게 큰 포상을 지급했기에 고생한 보람은 있었을 겁니다.
초기에는 사고 장면이 자꾸 떠올라 센티넬과의 거리를 두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은 덕분에 지금은 센티넬 자체를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언제든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