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께 받은 해신현진 큐앤에이 답변임!!

현진이는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너무 햇살이 창창한 날 보다는 적당히 서늘한 날을 좋아합니다. 해신이는 비나 눈 등이 오지 않는 날씨를 좋아합니다.

현진이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동시에 본인의 업무도 척척 해내는 편이었기에 인기가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대학생에게 말술이라는 조건은 완벽한 특성이지요. 적당한 농담과 센티넬급 주량으로 술자리를 재밌게 만드는 편인 만큼 여기저기에서 부르는 곳이 많아 하루에 두 탕을 뛰기도 했습니다.

취한 척 은근하게 꼬시는 것은 대범하게 접근한다기보다는 신경 쓰일 정도의 경계에서 선을 넘나들곤 합니다. 가령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사이로 조용히 괜찮느냐고 따로 물어봐 준다던가, 술자리 담배/화장실 타임에 초코 우유 사러 갈까 제안한다던가, 같이 바람을 쐬러 간다던가 정도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큰 소리로 “우리 아이스크림 사러 갈건데, 먹고 싶은 사람?” 하고 물어보는 터라 상대방은 이게 정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갈 의도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대화를 더 하고 싶어서 불러낸 것인지 가끔 헷갈리곤 합니다. 이런 방식들은 자신의 매력이 통할 것 같은 사람에게 주로 사용했으므로 역시나 잘 통했습니다.

가끔 큰 키나 외모 때문에 학기 초에는 간간이 말을 걸어주는 급우들이 있었지만 가끔 교복조차 입지 않고 등교하고 무단결석이 잦은 터라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대체로 관심이 시들해지곤 했습니다. 근거 없는 질 나쁜 소문들이 하나둘 퍼지기 시작했지만 출석 일수조차 채우기 급급했던 해신은 적극적으로 해명할 여력도 없었습니다. 해신이 살던 곳은 형편이 좋지 못한 작은 동네였기에 초, 중,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같은 학교를 진학했습니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누군가가 강해신을 기억한다면 아마도 질 나쁜 학생으로 기억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별히 해신이가 마음을 터놓은 또래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친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현진이는 사회계열 과목들을 주로 좋아했습니다. 유일하게 친언니보다 사회 성적은 더 좋았습니다. 수학은 다른 과목들보다 조금 약한 편인데 순전히 문제 푸는 양으로 밀어붙여 성적을 냈습니다.

해신이는 굳이 꼽자면 가정 시간을 가장 선호했습니다. 가끔 학교에서 실습으로 하는 요리로 배를 채우곤 했습니다.

TV는 기본 옵션에서 빠져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신청해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지혜는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아예 TV에 관심이 없습니다. 현진이는 러시아로 파견을 나가기 전까지 잠시 TV를 들여놓기는 했었으나 2년간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는 습관이 들어 현재로서는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경 선배의 집에는 TV가 있습니다. 당장은 얼굴만 봐도 서로 좋을 때이니 시간 조금 흐른 후에 여주와 해신이가 원한다면 TV를 들여놓을 수도 있겠군요.

해신이와 현진이 목소리는 둘 다 평균보다 약간 낮은 편입니다. 차이점을 두자면 현진이는 조곤조곤한 말투 덕분에 더욱 차분하게 들리고 해신이는 음성 끝이 허스키하게 긁힐 때가 있습니다.

현진이는 목걸이나 반지를 해주고 싶어합니다. 해신이는 숨 쉬는 방식도 맞추고 싶어 하는 것 같네요. 뭐든 상관없겠습니다.

해신이는 뒤에서 안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자연스럽게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려는 속셈이 아닌가 싶지만 본인은 결단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진이는 성격상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태의 스킨쉽을 좋아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안겨있는 것보다는 안아주는 것을, 안겨있다면 마주 보고 안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다만 해신이가 원체 번쩍 안아 들었다 내렸다 하다 보니 지금은 통제권을 벗어난 스킨쉽에도 익숙해졌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는 진한 접촉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행동을 멈추곤 해신이의 반응을 보는 재미를 들이고 있습니다.

현진이는 키우던 강아지가 죽던 날, 해신이는 엄마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날 아주 많이 울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날들이 많으니 더 생길지도 모르지요.

현진이는 굵직한 기념일은 의무적으로 챙겨주곤 합니다. 발렌타인데이, 생일, n00일 정도는 챙깁니다. 보통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사전에 넌지시 물어보거나 필요한 것을 사주곤 합니다. 하지만 해신이에게는 자신이 주고 싶은 것을 선물할 것 같네요. 어쩌면 가벼운 목걸이를 선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지나 목걸이, 팔찌, 시계 등 신체 일부에 결속되는 물건을 착용시키는 것으로 가끔 현진이는 소유욕을 드러내곤 합니다. 해신이가 변변찮은 생일을 보낸 것을 아는 만큼 완벽한 생일 파티를 열어줄 것 같습니다. 전날 밤에 잠들지 않고 버티고 있다가 당일 00시부터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면 해신이는 어색해하다가도 잊지 못할 밤을 보내겠지요. 해신이 생일인 만큼 그날 하루는 해신이가 껌뻑 죽을만한 이벤트를 준비해 주지 않을까요? 현진이는 한다면 뭐든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몇 가지 예시들을 상상해보았는데 저는 머리에 열이 올라서 조만간 붉은 악어로 개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신이는 기념일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서 기억이나 하면 용하겠습니다. 그래도 현진이와 관련된 것들은 나서서 챙기는 편이니 오히려 그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가령 뜬금없이 57일째 되는 날을 기념하는 정성스러운 식사라던가. 그 누구도 왜 57일째를 챙기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챙기면 기념일 아니겠습니까. 그런 현진이의 생일이라면 해신이는 근 한 달 전부터 머리를 싸맬지도 모르겠습니다. 월급조차 모조리 현진이 주머니로 들어가는 까닭에 선물을 고르는데 애를 먹겠군요. 대체로 센티넬은 전담 가이드에게 용돈을 받아 씁니다. 해신이도 군것질 비로 넉넉히 받은 용돈을 모아 케이크와 작은 선물을 마련할 것 같네요. 출근 시 자주 입는 정장에 어울리는 파란 큐빅이 박힌 작은 브로치가 좋겠습니다. 생일에 여럿을 모아 파티를 한다는 개념이 크지 않아서 조용히 혼자 준비합니다. 다만 여기저기 이게 어떻냐, 저게 어떻냐는 질문을 찔러대는 탓에 현진이 귀에도 이미 들어가 있을 것 같네요. 떨리는 마음으로 선물을 주려고 준비했는데 이미 주변에서 좋은 선물들을 잔뜩 받아온 터라 주눅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진이가 어른스럽게 해신이만 줄 수 있는 선물을 달라고 하면 금세 열이 오르겠지만요.

현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달리 해신이는 아직 사랑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쭈뼛거리는 동작으로 현진이를 바라볼 것 같네요. 현진이는 “내 모든 것을 변화시켜도 좋은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임!! 개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