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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일 습작되는 어느 외눈박이에게 후기!(긴글,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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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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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나덬은 완결 아니면 안 읽고, 필력 세세하게 따지고, 연중이면 심지어 쳐다보지도 않는데 이 외눈박이는 20일날 습작되고 작가님이 풀어주시기 전까지는 절대 못 본대서 허겁지겁 봤어ㅠ 여기 덬들이 새벽에 보지 말라고 했는데 아무생각 없이 봤다가 눈물흘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볼 때 키워드는 벤츠공, 재벌공, 다정공, 처연공, 상처공x다정수, 가난수, 자낮수, 후회수 

후회수는 넣을까 말까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4화 보니까 안 넣을 수가 없더라


평생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살던 수가, 옛날에 모종의 이유로 헤어진 공을 만나서 공의 계약을 받아들이고 사는 게 스토리의 핵심 내용이야.

모종의 이유로 헤어졌다고 했는데 사실 수가 밀어낸 거였고, 수는 계약을 맺고 나서 같이 사는 동안에도 계속 공을 밀어내. 이게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과거편에서 다 풀리고 오히려 읽는 독자까지도 처량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매개가 되더라. 수 시점인 것, 수가 도망친 거, 사실 공을 좋아했던 거 이런 게 홀온미랑 비슷한데 나는 다정이 입장이 이해가 가서 원다정 둘 다 품었어.


하고 싶은 말, 주접 정말 많지만 하나하나 꺼내보자면 작가님 필력이 너무 너무야

사실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두 사람(우리는 외눈박이와 부양자가 아니니까 ㅋㅋㅋ)을 독자의 마음에 전달할 수 있던 건 작가님의 필력이 큰 몫을 다했다고 생각해. 나는 어수없도 본 독자라 야악간 뇌절..?의 느낌을 가졌던 어수없 때와 달리 문장이 딱딱 끊어지면서 길 땐 길고, 호흡이 잘 전해져서 읽기 훨씬 편했어. 아무래도 어수없 휴재 때 쓰다 보니까 필력이 늘었던 것 같아. 초반부와 후반부도 그렇고, 작가님 필력이 눈에 띄게 발전하시는 편이거든. 문장들이 너무 좋고 뭐랄까... 담백하고 절제되어 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었어.


스토리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 '이다정'은 부모님도, 친구도 타고나지 못한 정말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야. 게다가 현실에서도 흔히 있는, 헛소문으로 가게 하나 망하는 사건까지 당해서 바퀴벌레 가족 소리도 들었지. 그렇게 살다가 9살 때, 자기도 모르던 부양자임이 서원을 통해 밝혀져서 급 인생이 뜨게 돼 ㅋㅋㅋㅋㅋ 다정이네 부모님한테 월 500이 가고, 다정이는 얻고 싶은 거 다 얻을 권리가 생겼지. 이때 부모님이 책임을 지라고 했는데, 이 부분도 좋았어. 보통 어린애들은 책임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 모르잖아. 만약 다정이가 더 성숙했을 시절에 그런 말을 들었다면 싫다고 했겠지만, 어릴 땐 다 잘될 줄 알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던 거...


작중에서 아홉과 열셋, 열다섯과 열여섯이라길래 열넷은 어디갔지? 했는데 알고 보니 이사를 가느라 떨어진 거더라. 모든 게 딱딱 들어맞으면서 또 절대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게 신기했어. 현재로 가서는 부자가 된 서원과 계약을 맺은 이다정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세세한 묘사들이 빛을 발해 ㅠㅠㅠㅠㅠㅠㅠ



1~3에서, 과거를 짧게짧게 보여주던 거 말이야. 뭔가 궁금하면서도 스토리가 전혀 안 맞는 것 같았는데 4편에서 그게 다 나오니까 와.... 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진짜 감탄했던 건 울먹이는 서 원의 목소리가 단단한 돌에 붙은 이끼 같았다는 거. 그 뒤의 문장이 익숙하게 단단한 네 모습, 이거였으니까 


단단한 돌=단단해 보였던 서 원

돌에 붙은 이끼=축축하게 젖어든 서 원의 목소리


그리고 거미줄에 붙은 날파리에 원이와 자신을 대입하는 거? 그냥 묘사로 넘어갈 거미줄을 어떻게 대입해서 새로운 뜻으로 탄생시켰을까 감탄만 나오더라.


사실 단편이라 내 후기는 크게 의미가 없고 그냥 읽어봐줬으면 좋겠어. 내 인생 단편이 됐거든, 비록 완결은 안 났지만...

어수없 때도 그렇고, 내가 원래 좀 밝고 활기찬 거 좋아하는데 정말 취향을 이기는 필력이라는 게 뭔지 알 것 같아. 연중이라고 안 보는 거 진짜 100% 후회한다! 연중이라도, 나중에 고통받더라도 보는 게 나아!





개인적으로 원이도 다정이도 불쌍했어.

원이는 평생 흑백 세상을 살다가->다정이를 만나서 최대한 하고 싶은 거 다 하도록 노력했는데->외적인 요인으로 떨어지고,->다시 만나서 잘해줘도 상처입고->돈주는 거 들켜서 오히려 욕먹고->도망치는 다정이 못 붙잡은 채로 10년간 흑백 밥 먹고 흑백세상 살았지.


다정이는.... 부모 잘못 만나서 고생고생 하다가 ㅋㅋㅋㅋ 또래 애들한테도 욕먹고... 원이를 만나서 구원받았는데 자기 때문에 오히려 원이도 상처입는 걸 봤고.... 너무 다정한 나머지 이용해먹을 생각도 못하고 계속 원이 생각만 하는... 진짜 감당 못하게 슬픈 아이더라.


그래도 원다정 둘 다 착한 애들이라 10년 만에 다시 만난 그 뒤로 해피엔딩각이 섰다고 생각했어. 새드 엔딩이라면 다정이가 그냥 도망치는 걸까? 근데 그렇다면 진즉 도망쳤지, 딱 하루 남기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 같아.




정말... 누구 말대로 미성년자가 가질 필력이 아니고... 그래서 더 타겟팅 당한 것 같기두 해ㅠ 재능을 시기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어수없을 보면서 아, 이 작가님은 상황 묘사는 어렵고 내면 묘사를 잘하는 타입이구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어. 정말... 정말 gl판에서는 빛이나 다름없는 분인데 이렇게 떠나보내는 게 너무 아쉽고 안타까워ㅠ 스토리가 클리셰 범벅인 것 같아도 '외눈박이'와 '부양자'를 이용해서 굉장히 매끄럽게 녹여냈으니 얼마나 대단해?


컬러버스가 보통은 둘 다 세상을 못 보는 건데, 설정은 있을 수 있어도 외눈박이와 부양자라는 <- 저 이름 자체를 작가님이 직접 만든 거더라고. 너무 잘어울리지 않아? 외눈박이와 부양자라니.... 젤방에도 외눈박이 얘기 좀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드문드문 나오는 게 아쉬워ㅠ 진짜 꼭 봐... 몰입 엄청 해서 다 읽고 나서 진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작가님 ㅠㅠㅠㅠ 작가님 돌아ㅓ오시면 제가 꽃가루 뿌리면서 주접의 길로 안내할게요.... 꼭 돌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앗 맞아 내가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들 여러 개 뽑아봤어! 너무 많아서 뽑기 어려웠지 ㅋㅋㅋㅋㅋ 마음같아서는 그냥 다 뽑고 싶어... 전체를 인용해주고 싶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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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은 검은색보다 약해서 금방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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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감탄한 날파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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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숨 멈췄던 그림.... 별도 뜨지 않은 밤, 이집트풍으로 그려진 그림.... 외눈박이와 부양자 관계였다면 정말 숨이 멎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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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문장 자체가 대단해서 ㅋㅋㅋㅋㅋ 차라리 달을 찬탄했을 것이다, 나는 달이었다, 공기처럼 다분하고 호흡처럼 당연한 어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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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 나는 살면서 좋았던 게 너 하나밖에 없어. 그래서 미운 것도 너 하나였어.

내 눈물버튼 큐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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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고 우는 법을 배우기 전 참는 법을 배웠고, 인형놀이의 주인공이 되기 전 낙서로 가득한 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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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내 눈물버튼.... 햄버거 사건은 진짜.... 진짜....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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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한 것도 죄로 통하는 다정이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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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갈기갈기 찢겨서, 이미 망가져 있던 다정이를 흉내냈다는 거. 어떻게 이런 묘사를 할까? 그 시절에 평생 흘릴 눈물도 다 버리고 왔다는 말도 찌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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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원= 태양이자 무지개

다정이는 그래서 울지 않았던 거야... 눈물이 하늘로 올라가서 먹구름을 만들고, 먹구름이 쏟아져서 다시 무지개를 보내면 또 서 원이 올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원이 좋아서, 원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장마가 올 때마다 무지개(서원)가 뜰 날을 기다리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고...ㅠ 맨날 상처입고 힘들게 살다가, 무지개인 서원을 기다리면서... 원이도 그랬지만 다정이도 도망친 뒤로 절대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아


이게 한번에 나오진 않고 차츰차츰, 띄엄띄엄 저렇게 나오는데 그때마다 소름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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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를 스쳤던 아주 짧은 섬광. 찰나의 행복은 불행을 가중할 뿐이라는 그 말이 떠올랐지





인용하고 싶은 게 이렇게 많은 적은 없었는데..... 이 작가님은 문장들이 다 너무너무 대박인 것 같아 

어쨌든 덬들아 꼭 외눈박이 읽어ㅠㅠㅠㅠㅠㅠㅠ 읽는 내내 고통스러우면서도 엄청 행복했거든 이 작가님 돌아오시면 내가 정말 레드카펫 깔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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