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게 보이던 정상의 자리에 남다른 끈기와 의지로 올랐던 그룹 여자친구 출신 은하, 신비, 엄지. 자신들을 바라보는 기준이 한껏 높아져 있기에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른 것을 해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과감하게 출발선 위에 섰다. 그 무엇보다 이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여느 신인 못지않은 열정과 의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시작한 그룹 비비지(VIVIZ)에게는 이름 뜻대로 선명한 나날들이 펼쳐질 일만 남았다.
비비지는 어떤 그룹보다도 신선하다. 이들이 여자친구로서 7년간 보여준 것들이 있기에 겹쳐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놀랍도록 새롭다. 여자친구의 음악이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감성적이고 향수를 자극하는 장편영화 같다면, 비비지의 음악은 통통 튀고 트렌디한 숏폼 같다. 비비지의 무대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들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고 놀란 데 이어 “이런 것도 잘 하네”라고 감탄할 것이다. “7년간 활동했지만 아직 안 보여준 모습이 많다”는 비비지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개개인의 역량도 더 눈에 들어온다. 인원수가 적은 그룹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비비지는 그런 장점이 특화된 그룹이다. 이전에는 쉽게 알아채기 어렵던 각각의 음색이 강조됐다. 세 멤버 모두 맑고 깨끗한 음색을 가졌다는 것, 또 그런 음색들이 조화롭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신비가 “‘신비’하면 춤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노래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 것처럼 안정적인 보컬 실력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뭘 잘하고, 무엇이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어 무대를 보는 재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 활동에 대한 이들의 강한 의지다. 데뷔 쇼케이스에서 비비지 멤버들이 계속 언급한 말은 ‘설렘’이다. 이미 걸어온 길에 대한 자만보다 자신(自信), 경험에 기인한 긍정적 부담 등 많은 의미가 내포된 말이다.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고, 무대를 그리워한 이들에게는 신인을 뛰어넘는 열정이 있다.
여자친구라는 이름은 뗐지만 그 발자취는 사라지지 않는다. 비비지라는 이름의 발자국을 켜켜이 찍으면서 이들이 딛고 있는 땅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우리가 (여자친구로서) 멋진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우리가 개척할 길도 멋지게 걸어보고 싶어서 좀 더 단단히 준비를 했거든요. ‘좀 더 후회 없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실력과 마음가짐을 좀 더 갈고닦았어요. 7년 동안 활동한 게 있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발자취에 흠을 내지 않고 싶어서 비비지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9일 데뷔 앨범 쇼케이스에서)
추승현 기자(chush@sedaily.com)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11/0004017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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