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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샷/자랑/후기 콘서트 내년에는 안 갈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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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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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lLTp
 

 어그로 끌어 미안하다
 올해가 평전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원신 공연이 확실해서, 내년에 안 가도 될 것 같아서임. 물론 이렇게 말해도 내년 티켓팅도 참여하겠지... 특히 올해 비어 있던 1층 R석 중앙 7자리. 그거 탐나더라

 

 어제를 되짚어 보기 전, 콘서트의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공연은 존재하지 않고, 사소한 실수까지 신경 쓰는 것보다는 관대함을 즐기는 쪽이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임
 그래도 딱 하나의 아쉬움은 언급하고 넘어가지
 평화의 전당은 천하의 개쓰레기 공연장이다!
 그럼, 후기를 남겨보겠음

 

 올해 콘서트는 작년에 비해 만족스러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콘서트 갔는데, 작년은 1층 R석 갔다가 고막이 아플 정도로 사운드가 엉망이어서 실망이 컸었음. 특정 악기의 조화가 전혀 되지 않았고 악기 소리와 스피커에서 들리는 시간 차가 끔찍할 정도여서 올해 콘서트 신청하기가 망설여질 정도였음. 연주자 표정 구경하기에는 좋았지만 소리가? 소리가?? 비명을 지르거라!
 미워도 다시 한번. 이번에는 자리를 바꿔서 들어보자는 생각에 이번에는 2층 R석을 잡았고 작년보다 귀에 부담이 적어짐. 밸런스가 조금 나아졌네
 1층에서는 오케스트라 전부를 조망하기 힘들고 앞줄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게스트들의 연주만을 볼 수 있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니 전체가 보여서 즐거웠어. 뒤에 틀어주는 인게임 MV를 안 보고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었지

 무대 인원 배치가 바뀐 점이 특히 눈에 보여. 게스트 금 연주자의 배치가 좌에서 우로 바뀌었고, 좌측은 게스트 솔로 시타르와 각종 솔로 관악기(플루트 피리 오카리나)가 차지하게 되었지. 배치에서 리월과 수메르 그리고 나타의 테마 연주에서 지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느낌이었어
 특히나 이번에 새로 들어온 파트는 성악가의 코러스. 소프라노와 알토가 참여했어. 덕분에 연주회가 가득 찼다고 할 수 있을 거야

 

 1부는 몬드 리월 이나즈마 테마로 작년과 유사한 구성이야
 특히 리월 메인 테마와 해등절로 넘어가는 파트가 좋더라. 여기는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도 아름다운 구간이야. 특히 퍼스트 바이올린. 이번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갈채 받아야 하는 연주자였지. 온몸으로 연주해서 앉은 자리에서 점프하는 줄 알았음. 이 바이올리니스트 거의 제 솔로 무대인 것처럼 온몸으로 연주했는데 그게 뒤에 틀어주는 영상보다 재미있더라. 팔로만 활을 켜고 현을 짚는 정도가 아니라 몸을 굽혔다가 등을 활처럼 휘기도 하고 격정적으로 연주하면서 다리도 뻥뻥 차는 게 춤사위 같았음. 뒤의 바이올린들은 얌전히 키는데 역시 퍼스트 정도로 짬을 먹으면 저런 게 되는구나 싶은 재미있는 연주. 오늘 가장 기억에 남네. 이분의 해등절 솔로가 기억에 많이 남지만 그 외에도 상당히 재미있는 연주를 보여줌
 오케스트라가 현악기 파트가 가장 많으니 모나지 않고 편안한 연주였음. 비올라 첼로, 베이스 모두 좋았지. 물론 다른 파트도 상당히 좋아서 플루트와 오보에는 귀를 편하게 해주었어. 피콜로도 상당히 귀를 잘 잡아채더라. 뒤의 타악기 주자들은 정말 바쁘게 움직였지. 특히 음악이 바뀔 때마다 서로 자리 바꿔서 악기 변경하면서 그 악곡에 가장 어울리는 연주자를 골라 리듬을 타는 게 꽤 인상 깊었어. 게스트 금 연주자도 리월이랑 이나즈마가 메인 무대였다고 해도 되겠지. 뭘 또 빼먹었나? 기타와 드럼, 피아노 하프도 좋았어
 참. 편곡 방향도 매끄럽더라. 게임 BGM이다 보니 1~2분은 짧은 곡들이 주가 되어서 공백이 자주 생기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막힘없이 이어지는 구성이어서 제법 세트 구성에 신경을 썼어

 

 음악에 진심이 되는 건 2부부터
 2부 들으러 오늘 콘서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수메르에 들어와서 이번 오케스트라 구성이 특히 추진력을 얻게 되었는데, 게스트 시타르와 성악가가 큰 힘을 냈어. 작년에는 오케스트라가 이 구성이 아니어서 전통악기와 성악이 들어가야 할 구간은 전자 기타가 대신 들어가 조금 실망. 그런데 이번 연도는 그 모든 것이 갖추어졌다! 수메르 테마 들으면서 여기저기서 숨죽이고 흐느끼는 관객들이 제법 있었지. 나도 두근거리더라. 여기는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
 그리고 대망의 폰타인. 타국가의 제한된 악기 폭과 달리 폰타인 음악은 오케스트라에 가장 적합하고 특히 지금까지는 보조적인 역할이었던 브라스 전체가 하나같이 폭발적인 힘을 내줬어. 폰타인 구간이 이번 오케스트라에서 어느 한 파트 놀지 않고 악기 구성을 최대로 쓰는 연주였음. 1부에 입장 못한 관객들도 2부 들었으면 티켓값 한 거임
 특히 폰타인 들어와서 트럼페터 분이 코넷으로 바꿔서 연주하는데 이게 잘 어울림. 프랑스 음악에서 코넷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져서인지 감성적인 폰타인의 배경음과 시너지가 좋았어. 폰타인 전체가 브라스들이 활약하는 구간이라 누구 하나 뺄 수 없음. 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 등등. 아 그리고 폰타인 들어와서 또 퍼스트 바이올린이 신들린 몸놀림을 보여주시기 시작해서 그것도 재미있었고
 참. 튜블러벨의 맑은 종소리와 마림바의 투명한 음도 좋았어. 여기에는 본래 글라스하모니카가 들어가는 파트였는데, 그걸 마림바로 연주한 것도 상당히 듣기 좋더라. 투명하게 무대를 울려서 물의 나라 컨셉인 폰타인의 개성을 살려주는 연주였어

 

 앙코르 공연은 당연하게도 나타
 성악가들이 주제가를 부르고, 게스트 피리 연주자가 오카리나로 메인 리듬을 불러줌. 상당히 흥겹고 내년 콘서트에서는 과연 어떤 무대를 보여줄까 기대되는 마무리였지. 내년 성악이 상당히 중요한 구간이 나올 텐데 성악가 배치가 더 많아지려나? 내년에도 좋은 지휘 부탁합니다. 지휘자님

 

 좋은 공연은 무대 위의 공연자뿐만 아니라 함께 듣는 관람자도 만드는 법
 함께 콘서트를 관람한 사람 중 올해 기억나는 사람들도 여럿 있으니, 지방에서 친구와 함께 온 사람들, 이름 모를 외국인들, 현장 굿즈 가방을 전리품처럼 들고 행진하는 사람들, 코스하고 지하철 타고 가는 호두, 도도코를 매단 가방을 껴안은 클레, 좌석에 앉아 인형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사람, 아야토 사이노 닐루 알하이탐이 최애라 굿즈를 높이 든 사람들, 옆집 어벤츄린 포카로 인증하는 친구. 오늘 다른 콘서트 들리고 원신 콘서트 왔는지 복장이 그대로인 선생님. 그리고 콘서트를 마친 후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의 빨갛게 흥분한 손을 잡고 집에 돌아가는 부모님의 모습. '원신이란 어떤 게임이니?'하고 물어보는 목소리
 이 모든 것이 함께하는 현장감이어서, 이번 콘서트는 더 풍요로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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