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달을 안은 채 잠에 들고, 배는 파도를 넘어 항구로 향하네…」 바다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밤바다가 항상 거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
수면 위에 떠오른 달을 어루만지는 바람은, 잔물결을 품고 날아와 귓가에 속삭이고는 해.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바닷바람과 나의 고민을 들어보고 싶어? 좋아, 그럼 이리 가까이 와. 네게만 살짝 속삭여줄 테니.
걱정 마. 바람은 아직 물속의 달과 놀고 있으니… 우리의 대화를 엿듣지 못할 거야.
「도와줘서 고마워」
「이 정도쯤이야! 그런데 넌 생일인데도 정신없이 바쁘네?」
「그냥 뭐, 어쩌다 보니…. 떠난 지 꽤 오래됐는데도, 이도의 풍경은 예전 그대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