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스카 ‧ 하늘을 누비는 중재자
틀라로칸의 중재자
「…최근 우리의 행동이 얼마나 무분별하고 경솔한 행동이었는지를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대립과 반목을 멈추고 힘을 합쳐 나아가기로 합의하는 바입니다…. 본 성명서는 온전히 자의에 의해, 만장일치로 작성된 것임을 선서합니다. 아울러 화해를 위해 노력해 주신 『중재자』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 간의 갈등이 해결된 이후, 화해를 위한 회동에서 양측 족장이 「진심」을 담아 발표한 성명서
◆ 이름: 차스카
◆ 호칭: 하늘을 누비는 중재자
◆ 틀라로칸의 중재자
◆ 신의 눈: 바람
◆ 운명의 자리: 콘도르자리
「…이 아이는 이제 가망이 없어….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부탁이야…. 그만 포기해 줘」
그것은 차스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친 「갈등」이었다.
「쟤는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아, 깃룡에게 길러졌다고? 어쩐지 성격이 너무 거칠더라니…」
그것은 차스카가 꽃깃회로 돌아온 이후로 수없이 마주친 「갈등」이었다.
어릴 적의 기억은 이미 흐릿해졌지만, 차스카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내면에서 어떤 감정이 솟구쳤었는지를 기억하고 있다. 실망, 고통, 좌절, 분노…. 이러한 감정에 얽혀버린 사람들은 곧 「갈등」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그러나 「갈등」은 언젠가는 해결된다. 단지, 조그만 계기가 필요할 뿐.
「——크륵?」 어느 날, 한 깃룡이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우연히 지상에서 배가 고프다며 울고 보채는 「아이」를 발견했다.
「다음부터는 말이라도 한마디 하라고!」 산 전체를 뒤지다가 겨우 집 나간 「언니」를 찾은 어떤 소녀가 퉁명스레 말했다.
…어쩌면 대부분의 경우, 「갈등」이라는 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뿌리가 깊거나 절대 「초월」할 수 없는 그런 게 아니지 않을까?
장비를 갖추고, 탄약을 장전한다. 「중재자」로 변신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차스카를 향해 아침 바람이 불어온다.
「이번에는… 내가 갈등을 해결할 차례야」 차스카는 모자 끝을 살짝 내리누르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옅게 서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