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윈 ‧ 용의 딸의 화려한 변신
멜뤼진 수간호사
「우리 부모님과 알고 지내는 멜뤼진 친구들 중에서도 시그윈 씨는 독보적인 존재지. 내가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을 때, 내 손을 잡아 주며 응원을 해준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 오랜 세월이 지나 내가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사람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 여전히 세심하고, 열정적이야」
——에밀리
◆ 이름: 시그윈
◆ 호칭: 용의 딸의 화려한 변신
◆ 멜뤼진 수간호사
◆ 신의 눈: 물
◆ 운명의 자리: 네레이데스자리
의무실은 햇볕이 들지 않는 메로피드 요새에서 가장 따스한 곳이다.
소문에 의하면 그곳을 운영하는 수간호사는 의무실을 처음으로 연 사람이라고 한다. 수백 년 동안 메로피드 요새는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고, 걸핏하면 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곳 사람들 사이에는 의료진에게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곳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범죄자를 치료해 주는 의사는 대단히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시그윈처럼 온화하고 세심하면서, 귀엽기까지 한 멜뤼진 수간호사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한몫한다.
과거 말썽에 휘말려 부상을 당한 후 수간호사 덕분에 목숨을 구한 어떤 범죄자는 시그윈을 죄인을 구원해 주기 위해 하늘이 내린 사자(줄여서 「구원의 천사」)라 부르며 그 호칭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고 한다.
「애초에 그건 그냥 호들갑이라니까」 수간호사가 고개를 가로젓자 두 뿔도 휙휙 흔들렸다.
「치료하기 전에는 네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묻지 않겠지만, 다 낫고 나면 순순히 벌을 받아야 해. 그러니 아무리 칭찬해도 소용없어!」 그녀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