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은 시리즈에서 계속 추천에 뜨는 무료50화 이런 거에 넘어가다보니 이것저것 많이 보고 있는데 개중에 재미있었던 거.

'회장님 신점...' 이 소설이 워낙 핫해서 무당 나오는 소설이 요새 죄다 스트리밍으로 돈 버는 얘기로 흘러가고 에피소드도 비슷비슷하다보니 댓글도 죄다 그걸 지적중임. 근데 이 소설은 회장님 신점보다 빨리 연재를 시작했고 스트리밍 얘기도 아님.
제목 그대로 신내림과 아무 상관없이 먹고 살겠다고 무당 흉내 내면서 사기치는 주인공인데 어릴 때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성장이 멈춰 다리 길이가 안 맞는 장애가 있음. 부모님은 또다른 사고로 돌아가심. 고아원에 가기엔 나이가 이미 성인에 가까워 그것도 불발되고 여기저기 종교단체나 복지재단, 동사무소 같은 데서 나오는 구호품으로 버티다가 신당을 차린 거.
그래서 신빨은 자기도 안 믿는데 어느날 무구점에서 중고로 구하려다가 어쩌다보니 자기 경제사정에 몹시 부담스럽게 비싼 신상을 사오게 됨. 정체가 뭔지 자기도 모르지만 옥황상제쯤 되는 거 같음. 근데 편의상 장군님이라고 부름 ㅋㅋ
신단에 제물 올리는 것도 자기가 먹고 싶다고 복숭아나 자두로 산을 쌓아놓고(둘 다 귀신 쫓는 과일) 완전 제멋대로인데 그와중에 어느날 길에서 저승차사 셋을 만남. 원래 사람 눈에 보일 수 없는 존재들인데 얘 눈에만 보이고 그 대화도 들린 것. 그리고 거기서 차사 하나가 흘리고 간 명부를 얻게 됨.
이후에 명부에 오른 사람을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명부가 보여주는 그 사람의 죽는 순간이 보임. 그렇게 여차저차 신통력으로 사람을 살려놓는데 명부를 찾는 차사들과 그 차사들을 피해 숨으려는 추격전이 벌어짐.
돈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데 유명해지면 차사들이 찾아올까봐 절대 이름이 알려져선 안되는 모순에 계속 가난하지만 그래도 목숨이 귀하다고 계속 숨어다니며 점은 보고 그런 얘긴데 웃기고 재미있음.

이건 게시판에서 추천 뜬 것도 봤는데 역시나 나도 추천.
다섯살에 부모 손에 끌려 탈북하는 도중에 부모는 생사를 모르게 됐고 혼자서 중국땅을 헤매며 2년인가 버티다 우연히 국정원 블랙요원인 휴민트를 만나 함께 살게 됨. 아빠라고 부르라며 신분증까지 만들어준 그 아빠는 중국 공안의 습격을 받아 총상으로 사망. 눈 앞에서 아빠가 죽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하고 국정원 요원에게 구출돼서 한국으로 오는데 적응력 만점에 늘 방긋방긋 웃으니 사람들이 다 예뻐하고 자기도 필사적으로 그 관심을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함.
부모님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가진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였는데 사고 구조가 범상함을 뛰어넘어 거의 4차원이라 수학에서 물리로 거기서 천문학으로 음악으로 옮겨가다 철학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작가분이 아주 유려하게 묘사하는 대목들이 매우 아름답고 일단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몹시 귀여움.
완결작 두 편은 카카오에서 연재할 때부터 쭉 읽었는데 막 열광할 정도까진 아닌데 읽다보면 술술 넘어가서 재미있었음. 지금은 리디에도 오픈.

학벌과 학연이 몹시 중요한 증권사 펀드매니저의 세계에서 주인공은 지방대 출신이라 취업이 어려웠으나 마지막에 증권사 대표가 모의투자로 입상한 전력이 있고 소신도 뚜렷해 발전가능성이 있다며 채용을 해주는데 변두리 지점 말단사원으로 근무함. 지점장은 실적 내라고 매일같이 닦달하지만 고객에게 가능한 손해가 되지 않게끔 성실한 권유를 하는 주인공이 당연히 미운털 박힘.
근데 어느날 무슨 주식리딩방 스팸문자 같은 게 폰에 떠.
당신은 VIP서비스 대상자라며 그날 주목할 회사나 주의할 회사를 하나씩 알려주는데 처음엔 스팸이라고 삭제하고 차단하고 해봐도 계속 뜨니까 이게 뭘까 하던 찰나 저 문자에서 알려준 회사의 소식이 뉴스로 뜸. 그래서 혹시나 하고 회사 정보를 찾아보고 주가 동향도 알아보다가 연달아 성과를 올리게 되고 그렇게 차근차근 증권사 변두리 지점에서 본사로, 거기서 더 큰 회사로 올라가는 그야말로 흙수저 성공기쯤 되는데 vip서비스의 정보는 말 그대로 단서만 던져주고 그걸 찾아내서 유추하고 예측하는 건 온전히 본인의 몫.
증권을 비롯 온갖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매우 상세하고 해박해서 주식투자 할 용기는 없지만 구경은 하고 싶다면 읽어보길 ㅋㅋ
주인공도 그렇고 라이벌이든 동료든 대체로 다 상식적이고 선한 사람들이라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다.

대한민국 1등 재벌 삼전그룹의 회장 자리에 오른 날 샴페인을 터뜨리고 한잔 하는데 심근경색이 와서 쓰러진 주인공이 눈 떠보니 30년쯤 전으로 돌아가 웬 가난한 부모에게서 갓 태어난 장남이 되어 있음.
처음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내팔자야 한탄하며 가난할뿐 아니라 보육원에서 함께 나와 부부가 된 부모를 그냥 대리부모쯤으로 생각하자며 발칙한 망발도 서슴치 않는데(모두 갓난쟁이 옹알이) 부부의 보살핌으로 무럭무럭 자라다보니 생전엔 느껴본 적 없는 엄마의 품이 얼마나 포근한지, 자기를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않는 아빠에 대해 서서히 새로운 인생을 받아들이게 됨.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가난할 수는 없다. 나라도 마음을 굳게 먹고 이 집안을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결심을 해. (한 살) ㅋㅋㅋㅋㅋㅋㅋㅋ
베이비모델부터 시작해서 돈 벌고 미래 지식으로 부동산도 사고 공부도 잘해서 영재소리 듣는데 뜻밖에 지능은 매우 평범해서 자존심 상하고 뭐 그래도 상관없다 두 살 터울로 태어난 동생에게도 갓난아기한테 밥값을 하라고 매일 세뇌를 시켜.
전생에 자기 친동생들도 만나는데 평생 원수들이었지만 다시 만나 인연을 이어가다 보니 전생에서는 몰랐던 동생들의 성품을 또 다르게 이해하고 이 동생들도 은근히 귀여운 편.
이런 회귀물 기업소설이 대체로 그렇듯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테슬라, 트럼프 등등등 다 나오고 가끔 헐리우드 여배우와 염문설 이딴 것도 나와서 아...뇌절은 좀;; 싶은 대목도 있긴 한데 뭐 그건 짧으니 휘리릭 넘어가고 전체적으로 말도 안되는 허풍선 그자체지만 웃겨서 실실대며 읽을 수 있음.
이 작가분 소설은 전작인 '이번 생은 부동산이다'를 먼저 읽었는데 이것도 재미있었고 적당히 잇속은 챙기지만 정도를 걷자 이런 모토라 아주 불편한 대목은 없다.
그럼 이만.
전에 쓴 추천글은 여기.
https://theqoo.net/genrefiction/4283964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