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웹무협소설은
바로 시천살,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이야
본문이 조금 기니까 네 줄 요약부터 들어갈게
1. 정통무협의 고정관념을 깨부숨
2. 여성 캐릭터 대우가 무협장르에서 독보적으로 좋음
3. 뻔하면서도 참신한 시한부 천재 설정
4. 그런데도 정통무협의 맛과 멋이 살아있음
1. 정통무협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을 박살냄
- 엘프, 드워프, 세계수 등 등 판타지 요소가 높은 비중으로 등장
명족, 철족, 천하목 등 세계관에 적합한 이름으로 바꿔서
무협 세계관에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풀어낸 뒤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너무 신선하고 흥미진진함
- '관무불가침'은 개나 주고 황실에서 세운 방파가 존재
‘관무불가침’이란 무협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설정인데 너무나도 가볍게 타파
풀어서 얘기하자면 관(황실≑정부)과 무(무림≑드라마 야인시대의 김두한처럼 정의로운 조직폭력배ㅋㅋ)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건데,
간혹 나쁜 조직폭력배들 보이면 혼내려고 황실에서 정의로운 조직폭력배들을 또 만들어냄
그리고 이러한 설정을 아주 설득력 있게 설명해냄
2. 여성 캐릭터 대우가 무협 기준 독보적(내 기준 TOP3)
- 여성무인들이 많은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세계관
명족의 무인(여성 무인 포함)들이 명나라 건국에 큰 도움을 주고
명족 여성이 황비가 되면서 여성들도 무학을 익히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세계
- 내가 아는 무협소설 중에서 가장 많은 여성무인들이 등장
세계관 최강자, 딱 2명뿐인 반로환동의 초고수, 주인공에 집착하는 괴이한 주요 악역, 주인공의 그림자를 자처하는 악역 등등
주연, 주조연, 조연, 선역, 악역 등 다양한 수준에서 입체적이고 매력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수 출연
- 무협 특유의 유리천장 문제가 없음
입황성주, 율령대주, 선목령주, 순마련주, 언화련(차기 가주) 등등
여성무인이 어떤 조직이나 가문의 최강자, 최고 권력자로 숱하게 등장하고
후계권리도 물론 가진 것으로 나와서 후계자이거나 후계 자리를 두고 경쟁해
보통 무협에서는 여성을 출가외인으로 취급해서 가문 무공도 안 가르치는 게 일반적
여성관 비교적 괜찮은 다른 무협들 봐도
이런 성차별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가문 규율을 바꾸려 하거나 탈출하는 인물들이 그려지곤 하는데
시천살에서는 이미 여자도 권력자임^^
- 무협 특유의 호칭 문제가 일부 사라짐
후기지수(장래가 촉망되는 빼어난 10~20대 무인)을 수식하는 말 중에 ‘용봉’이란 게 있음
신룡·독룡·선룡, 독봉·화봉 등등 남성 무인을 용, 여성 무인을 봉황에 빗대서 성별을 구별해서 부르고
대개 무력(강함)으로 따질 때 용이 봉보다 강한 편으로 묘사됨
그런데 <시천살>에는 여성무인이 검룡으로 등장해ㅠㅠ
(정통무협에서 가장 많이 쓰는 무기가 ‘검’인 만큼
별호(별명)에 검이 수식된다는 건 상징성이 아주 크다는 얘긴데,
이런 설정을 여성무인에게 부여했어.)
게다가 기존 무협에서는 남성무인들이 밥값 정도 하면 소협, 존나 잘나면 대협 등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반면,
여성 무인에게는 소저, 소협, 여헙에 그치고 마는데 <시천살>에서는 여성 대협도 등장해.
참고로 내 기준 여캐 대우 TOP3 웹무협은 시천살, 화산귀환, 의다살
3. (나는) 어디서도 못본 시한부 천재 설정
- 천재 중의 천재
웹무협에 등장하는 천재들 보면
내공이 남달리 정순하거나 남달리 많거나 남달리 무공을 빠르게 익히거나 하는 정도야
그런데 얘는 이걸 다 하면서도 모자란지 더한 걸 해내
처음 본 무공을 보고 복사는 물론, 파해하고 파훼함(나루토로 따지면 카카시의 상위호환)
처음 본 무공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상승무공(최고급 무공)을 창안함
(나루토로 따지면 새로운 화둔, 새로운 풍둔 이런 걸 만들어냄)
- 그런데 시한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대신 체질 문제로 생이 몇 년 안 남았어
체질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천하목의 열매를 먹어야 하고,
천하목의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소속 단체에서 공훈을 많이 세워야 하기 때문에
공적에 목숨을 걸고 매사에 절박하고 처절해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무협을 표방함
- 정통무협의 의기와 협심
주인공의 소속이 소속이다 보니, 무림의 허물을 들추고 위선을 고발하고 죄를 징치하는 내용이 많은데,
그런 와중에도 무인이 추구해야 할 자세와 태도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멋들어지게 잘 풀어내
무협장르의 고정관념은 이것저것 해체했지만 무협장르의 로망과 재미만큼은 잘 지켜내고 있어
-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어휘 사용
다소 어려운 어휘나 한자어를 종종 쓰는 편(단어 뜻 몰라도 맥락으로 이해는 다 됨)이라
빠르고 가볍게 읽는 독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작품의 세계관과 분위기에 찰떡궁합
무협장르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반가울 수도
- 간결한 문장, 짧은 호흡, 섬세한 묘사
문장이 길지는 않아. 그래서 어휘 사용의 무게감을 덜어주고
찰나를 다투는 전투 상황을 속도감 있게 다양한 시점에서 묘사하고 있어서
영상으로 전투를 보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고,
판타지 요소가 섞인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의 분위기 역시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줘
어때?
혹 구미가 당긴다면 한 번 잡솨봐ㅠㅠ
나도 다른 덬들이랑 시천살 잡담 주고받으면서 놀고 싶다고....
(연재처는 문피아, 시리즈 두 곳인데 문피아 선공개라서 문피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