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드디어 다 읽었다 일단 그 전에 썼던 후기들 목록인데
중간 감상도 있고 그냥 발작나서 뛰쳐온 것도 있고 그래
63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44620254
97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45712674
195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47188785
282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48507965
413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51265739
502화까지 본거 https://theqoo.net/genrefiction/1652626714
이런 거 두 번은 안 할 거 같아서 걍 달아둠
아......... 아 드디어 다 읽었는데
나 지금 너무 먹먹해서 잠만 여운 좀 느끼고 쓸게...............................
아 진짜 김독자 주긴다 아니 죽지마 망하지마 망할놈아
읽으면서 중간중간 쓰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는데 지금 좀 먹먹해서 두서없이 말이 자꾸 섞이네 ㅠ
일단 이거부터 듣자 개인적으로 5부 중간까지는 중혁이랑 독자 테마곡 같다고 생각했는데
틀어놓고 에필로그까지 다 읽고나니까 유한킴 세사람 주제곡 같더라
원곡도 진짜 좋아하는데 이 세사람한테는 이 커버버전이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아
가능하면 가사도 한번 읽어봐줬으면 좋겠어
https://m.youtube.com/watch?v=cmX5Oyag2UE
아.. 드디어 마지막까지 다 읽었네 현재시각 새벽 4시 35분이고... 원래 내 계획은 1시 전에 다 읽는 거엿음..
근데 5부 넘어가면서부터 목 아래 턱 막히는 느낌이랑 얹히는 느낌때문에 도무지 집중이 안돼서 늦어짐 ㅠ
솔직히 엔딩 예상 못한 건 아닌데 아... 그래도 타격이 좀 크다 김독 자는 멍 청하 다
개인적으로 엔딩은 에필로그의 가장 마지막화까지 다 읽고 나서가 마음에 들었어
본편엔딩도 그 나름대로 괜찮았겠지만 1화 그 이전부터 시작한 김독자의 삶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이야기는
에필로그에까지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난 에필로그의 엔딩이 더 마음에 들었어
후기는 개인적인 이야기와 이야기에 대한 분석이나 캐릭터에 대한 감상 등으로 이뤄질거라 좀 중구난방일 수 있음
일단 나는 읽으면서 쭉 독자와 한수영 유중혁 세 사람 모두에게 몰입할 수 밖에 없었는데 5부 읽으면서는 소름까지 돋더라 ㅋㅋㅋㅋ
나도 13살때 처음 펜을 잡아서 내 서랍장 안에는 미처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한 이야기의 무덤이 있어
누군가의 열렬한 독자였고, 누군가를 위해 글을 썼던 이름 없는 작가였고, 나를 위해 살아야했던 주인공이기도 했고,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인지라 내게 있어서 ■■은 망각이자 시작이었음
항상 이야기 하나가 끝나면 그 여운이나 공허한 느낌이 싫어서 그 뒷이야기를 내가 이어서 쓰기도 하고 혼자 망상을 해보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그런 것도 안하고 점점 이야기를 잊어버리면 이제 내 안에 그 이야기는 이름만 남은 추억이 되는 거였어
한 번 읽은 이야기는 두 번 읽지 않아 한 번만 읽어도 거의 외워버리는 탓도 있고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빈자리를 채우고 싶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내게 있어 이야기의 끝은 잊어버리는 거였어 다만 잊는 건 잃는 것과 달라서 언제라도 제목을 보면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지
근데 뻔히 아는 결말을 두 번 세 번 되풀이하는 게 싫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읽었어 이야기를 다 읽고 난 후의 공허감이 싫었어
독자가 그랬듯이 나도 그랬지 그래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건 싫었어 억지로 끌어쓴 이야기가 망가지는 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대신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두 번 세 번 읽어도 질리지 않고 여전히 좋고 공허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몇개 있었어 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해
어떤 이야기든 목적을 가지고 있지
그건 잠깐의 유희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비극이나 희극일 수도 있고, 혹은 교훈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속 마음을 터놓기 위한 수단일 때도 있는데
나는 대체적으로 온전한 이야기를 좋아했어 어떠한 결말이건 간에 주인공이 온전한 자신의 결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했음
그것이 스스로 선택한 파멸이든 세상을 향한 악의로 인한 공멸이든 아니면 고난을 극복한 뒤 얻은 짧은 행복이거나 오래고 온전한 행복 같은 거
이왕이면 해피엔딩이길 바라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도 됐어
그런 의미에서 난 본편엔딩보다 에필로그의 끝이 좋았어
본편의 엔딩은 독자의 선택이지만 내게 있어 그것은 온전한 결말이 아닌 과정이었으니까
미묘하게 찝찝한 방식이어서 솔직히 그대로 끝났으면 아 결말 좀 별로긴 한데 그럭저럭 괜찮았음 하고 말았을 거 같음
에필로그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비록 갈수록 힘겹고 숨막히는 이야기여도
그것은 어떤 사람을 향한 사랑이 전해지기 위한 발버둥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이야기에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
그리고 솔직히 독자는 지금까지 여러번 타인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지 맘대로 구원을 해댔으니까 한번쯤은 당해도 됨
이 자식은 진짜 이름값하난 끝내주게 하는 듯 앞으로 네 이름은 김복작 김왁자지껄 김집단 같은 걸로 개명해 씎씎
솔직히 초반부터 후반까지 하차각 한번도 선 적 없었는데 5부에서 성좌들과 싸우는 마지막 시나리오에서 한 번
유중혁이 방주타고 세계선 헤매다 죽으려고 했을 때 한 번 하차각 개쎄게 섰는데 내가 진짜 이 빌어먹을 엔딩 보고 만다는 집념으로 읽음
힘겹게 이뤄낸 희생과 구원의 끝에 이따위 죽음으로 먹칠하지 말라고 욕할 뻔
나도 제대로 되먹은 사람은 아닌지라 트라우마나 여러 고난과 역경을 버티지 못하고 스러지는 죽음은 슬퍼도 잘 보지만
그런 식의 개죽음은 용납 못해............ 을긋느으증흑...........
그믄은든드.....
아 진짜 내가 오랫동안 묻어놨던 트라우마 스위치 눌려가지고 후반부 읽으면서 진짜 개 힘들었음
내 첫사랑은 고딩때 읽은 소설 등장인물이었는데 등장하기 전부터 죽은 조연이었음
그리고 그 뒤로 내가 좋아했던 캐릭터들 아 얘가 내 최애다 하는 애들마다 거의 다 죽었음 ㅎ
엑스트라? 당연히 죽었지
조연? 시나리오의 극적인 장치로 죽었음
주인공? 엔딩에 가서 죽더라
난 주인공은 안 죽을 줄 알았는데 죽었어 걔가 내 인생 최애였음
한번은 그냥 우연히 어떤 만화 봤는데 캐릭터 하나 좋아하게 됐더니 걔가 중간에 갑자기 죽어버렸음 엄청난 임펙트를 남기고
거기서 버튼 제대로 눌리고 진심 그거 트라우마돼서 그 뒤로 최애 안 만들었는데
오랜만에 과몰입해서 소설 읽었더니 나도 모르게 최애가 생겼어
그리고 죽었지 몇번? 여러번~~~~ 김독자 유중혁 죽인다 진짜 아니 죽지마 ㅅㅂ ㅠ 빡쳐 왜 내가 사랑하는 자리마다 다 폐허야
그래서 악착같이 다 읽었음 여기서 이대로 끝낼 순 없다 작가라면 그래선 안된다 싱숑 이러면서............
한 인물의 끝을 그런 식으로 끝내는 건 작가로서 직무 유기다...
타인의 불행을 전시하여 먹잇감으로 삼았다면 그에 합당한 결말을 보여라 ㅜ
모든 이야기의 고난과 역경, 불행과 절망은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
모든 이야기의 고난과 역경, 불행과 절망은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
절망이 절망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시된 사체에 불과해
아 이 얘기하니까 이계의 신격들도 생각난다 내 서랍장에도 그런 이계의 신격들이 진짜 많이 살고 있는데
상상하고 망상하고 글 쓰는 거 자체를 좋아해서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은 수 많은 이야기들이 서랍장과 책장에 잔뜩 있는데
어릴땐 그 이야기들이 정말 어떤 이야기의 무덤 같다고 생각했어 누구에게도 읽혀지지 않고 보여지지 않아서
더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수 많은 이야기의 파편들과 조각들이 쌓이면 딱 그런 느낌일거라고
그치만 좀 더 자란 뒤에는 그렇지도 않더라고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은 아니야
한수영이 말했던 것처럼 작가는 독자이기도 하고 누구나 자신의 타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서랍장에 쌓여있던 글들은 짐정리하다 꺼내서 다시 훑어보기도 하고 괜찮은 이야기는 그대로 꺼내서 다시 다듬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마치 별처럼 태어났을 적엔 환하게 빛나다가 서서히 어두워지다 다시 환하게 빛나기도 하는 거지
참 또 500몇화더라 읽다가 도깨비왕 헛소리 듣다 빡쳐서 뛰쳐나왔었는데 아무도 읽지 않는 이야기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ㅅㅂ
내 머릿속에선 살아숨쉬고 있기 때문에 사라진 게 아니라고 무슨 헛소리야 양자역학적으로 봤을때도 물질이 관측되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닌데
그럼 존재가 관측되지 않을 때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어떻게 입증할거야
관측되지 않는 존재와 이야기라는 건 모든 사람이 잊거나 알지 못하는 이야기라는 건데 그럼 나만 아는 이야기를 내가 떠올리지 않고 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거야?
이야기의 존재성이란 것은 연속성따위 개나 준 단편적인 사념의 파편이냐고 모든 이야기는 연속성을 가지고 그것은 잠시 생각을 멈추고 있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건데
그렇다면 생각이 이어짐과 동시에 다시 이전에 진행되던 이야기에 뒷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니 삭제 또는 손실보다는 일시정지에 가깝지 않느냐고
일시정지된 이야기는 가치가 없는가, 그럼 정지버튼 누른 드라마는 그 상태로 소실되는 거냐 어 대답해봐 도깨비왕 무슨 헛소릴 지껄이고 있어
음 또 주인공들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한수영과 김독자 유중혁의 관계는 진짜 어떻게 보면 완벽한 삼각형처럼 보이기도 해
작가와 독자와 주인공, 작가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는 주인공을 사랑하고, 그럼 주인공은 누구를 사랑할까
글을 쓰다보면 주인공에게 정을 안 붙이기도 힘든 게 어차피 그거 몇년 붙잡고 쓰려면 내가 사랑해야 돼
애정이 없으면 걜 오래 볼 수가 없어 애정이든 애증이든 감정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보다 더 큰 애정을 주는 존재가 있다면 독자겠지 가장 큰 힘을 주는 존재니까
반대로 독자에게 작가는 주인공보다 훨씬 더 먼 존재로 느껴지기도 해 이야기의 뒷편에 있어 평소에는 보이지 않으니까
독자가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주인공의 삶이지 작가의 삶은 아니잖아 (비록 주인공의 이야기에 작가가 투영된다 하더라도)
결국 독자는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과 사랑에 빠져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거야 내가 김독자한테 코 꿰여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 후........
그럼 주인공은 누구를 사랑할까? 독자든 작가든 바깥의 존재이기 때문에 인식도 못하니 사랑할 수가 없지
하지만 독자도 수영이도 중혁이가 사는 세계에서 마주쳤고, 서로를 인식하게 된 순간부터 관계가 얽힐 수 밖에 없어
유중혁은 독자의 영웅이었고, 부모였고, 사랑이었으나 수영의 도구였고, 원수였고, 그럼에도 함께할 동료였어
그런 두 사람은 우리 중혁이한테 있어 어떤 존재였을까
독자의 삶을 구해준 유중혁은 몇번이고 살아남아서 회귀를 포기하고 끝내 구원이라는 이름의 저주를 얻었고
다시 수영의 손을 통해 독자의 구원을 위한 수단이 되었는데 아 뭐야 쌍방구원이잖아 망할 내 인생 어디까지 조질건데
그리고 김독자는 쭉 아가페 같은 사랑을 하더니 진짜 미친놈 세상 모든 생명을 다 사랑해서 자기 자신을 못 사랑했냐
이래서 함부로 타인을 구원하고 다니면 안된다는 거다 이 자식아
타인에게서 구원을 찾으니까 구원받지 못하는 거라고 ㅠ 타인에게선 구원받을 수 없어 그건 저주의 동의어니까 ㅠㅠㅠㅠ
스스로를 구원하려거든 자신에게서 찾아야하는데 어린 독자에게는 그런 걸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중혁이랑 수영이에게서 구원을 얻었기 때문에 마음의 빚으로 달아두고 있다 그 짐을 털어버리고 나선 자기 삶에 미련이 없어진 거지 이 미련한놈아
진짜 독자 주변에 제대로 된 어른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비극이 아니었을까, 이 모든 건
그 많은 친척들 중에 누구라도 혹은 독자에게 잠깐이라도 관심을 줬던 어른들 중 누구라도 그렇게 사라지지 않고 남았더라면
김독자와 한수영은 쭉 이 비극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 돌렸지만 그건 상처받은 어린애들이 하는 방식이랑 똑같음
두 사람 다 어렸고, 제대로 된 길을 알려줄 어른이 없었고, 그런 흔하지만 흔해선 안될 불운으로 불행해졌고 비극을 낳았던 게 아닐까
아 진짜 엔딩 생각할수록 열받네 김독자 멍석말이해서 두들겨줄 것이다
그 다음에 잔뜩 소중하게 쓰다듬어주고 맛있는 코코아를 마시게 하면서 따뜻한 자리에서 폭신한 담요를 덮고 행복한 소설을 읽게할 거야
어디에도 너의 잘못은 없었다고 말하고 너는 더이상 타인을 구원하지 말고 스스로를 구원하라고 해줘야지 또 헛소리하면 입에다 초코바를 넣어줄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다 유중혁이랑 한수영 자리도 놓고 분명 헛소리하면서 반발할 게 뻔하니까 묶어놓고 맛있는 거 먹인 다음 쓰다듬어줘야겠다
물론 쓰다듬형에는 김컴 소속 화신들 모두를 불러서 시킬 것이다
잔뜩 쓰다듬 받고 나면 따뜻한 포옹을 해줄 거고 마음의 안정이 오도록 토닥여주도록 메뉴얼 만들어서 배포해야지
아 일주일동안 진짜 즐거웠어 마지막에 가선 고통스러웠지만 차라리 휴일에 읽어서 다행이다
혐생중에 읽었으면 진짜 못참고 뛰쳐나갔을 거 같음
이런거 실시간으로 대체 어떻게 읽냐 나같으면 멘탈붕괴와서 이계의 신격됨
그리고 김독자 진짜 예쁘장하게 생겼을 거 같은데 웹독시 보면 처연미인상이라서 넘 좋구요
다른 조연 엑스트라 캐릭터들까지 다 너무 좋았어
개꼰대같은 옛 설화의 망령들은 좀 빡쳤지만 연세 잡수신 거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지 싶음
마지막으로 아 진짜 다 읽기까지 오래걸렸다 후기 봐줘서 고마워!
오늘도 투머치토커였다 과몰입러가 다 그렇지 뭐 다쓰니까 벌써 6시 12분이네....
혹시 지금까지 위에 링크 달아둔 노래 듣고 있다면 이 부분 가사 다시 읽으면서 유한킴 생각해봐
누구를 위해 누군가
기도하고 있나 봐
*
I'll be there 홀로 걷는 너의 뒤에
Singing till the end 그치지 않을 이 노래
*
또 한 번 너의 세상에
별이 지고 있나 봐
숨죽여 삼킨 눈물이
여기 흐르는 듯해
*
아주 커다란 숨을 쉬어 봐
소리 내 우는 법을 잊은 널 위해 부를게
*
Here I am 지켜봐 나를 난 절대
Singing till the end 멈추지 않아 이 노래
너의 긴 밤이 끝나는 그날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곳에 있을게
나랑같이과몰입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