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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가라앉은 뒤, 쉐이는 다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그의 육신은 빼앗겼고, 의지는 혼란 속에 잠겼다. 한때 그를 이루고 있던 오만, 분노, 증오, 미련... 그 어떤 것이든, 이제는 육신이라는 그릇을 잃으며 모두 흩어져 사라졌다. 몸을 잃은 뒤에야, 그는 오히려 하나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어린아이가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허무 속에는 답이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에게는 그 질문에 답할 자격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기나긴 정벌과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처음으로 생각하는 것조차 버거운 피로를 느꼈고, 그 피로 속에서 이제껏 얻지 못했던 해방을 맞이했다.
......
그러나 쉐이는 너무 오랜 세월 존재했고, 너무나 강대한 존재였으며, 수많은 개체로 분화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렇게 쉽게 완전히 소멸할 수는 없었다. 비록 그 의식이 스스로 추방을 선택했더라도, 언제나 무언가가 아침 이슬처럼 자연스레 맺혔다가, 푸른 잎사귀 사이로 뚝 떨어지곤 했다...
톡,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작은 소리가 아직 떠나지 않았던 한 쉐이의 대리인의 시선을 붙잡았다.
...연민이었을까. 아니면 경계심이었을까. 그는 곧바로 그 티끌 하나 없는 의식을 붙잡았다. 그 의식은 아직 말도 할 줄 몰랐고, 어떤 힘도 지니지 않았으며, 심지어 쉐이의 본체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 의식은 몹시 여리고, 몹시 약했으며, 흔들흔들 위태로웠다. 마치 촛불 같았다... 작지만 환하고, 또 맑았다.
대리인들은 처음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고,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것은 쉐이의 마지막 잔재였다. 모든 대리인은 그것을 보는 순간 이미 그 사실을 깨달았다. 쉐이라는 위험의 싹을 뿌리 뽑고자 한다면, 그 자리에서 당장 없애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은 그저 조용히 손바닥 위에 누워 있을 뿐이었다.
정말 이것이 사람들이 알고 있던 그 쉐이인가? 설령 살아남기 위해서라 해도, 오만한 쉐이라면 결코 스스로를 대리인들 앞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새로운 생명이 살아갈 길을 찾고 있는 것이라면... 대리인들은 문득 흐릿하게나마 자신들이 '태어나기' 전에 느꼈던 그 희미한 감각을 떠올렸다.
그것은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헤매고 있었다. '자아'의 잔재가 더는 그 답을 찾을 길을 내어주지 못하게 되자, 그것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혈육'을 찾아 나선 것이었다.
한때는 꿈속에서 세상을 거닐기 위해 태어난 아이였던 존재들이, 이제는 오히려 그 생명의 길을 이끄는 어른이 되었다. 이는 쉐이의 열두 명의 대리인에게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논의는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리인들은 의식 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깨어나는 것을 또렷이 들었다.
그 목소리 역시 힘없고 여렸지만, 뜻밖에도 순진무구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다.
그 목소리가 물었다. "나는 누구지?"
그리고 다시 물었다. "여기는 어디지?"
마지막으로 또다시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지?"
......
마침내 대리인들은 그 의식을 스타게이트 너머 미지의 세계로 건너보내기로 결정했다. 쉐이 능묘 속에 남은 베헤모스의 잔재라 해도 너무나 많은 인과를 짊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면... 아니, 그녀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녀는 더 이상 '그분'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녀가 찾는 답은, 쉐이가 한때 실패를 겪었던 이 땅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완전히 새로운 영혼이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마주할 때, 비로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스스로 답을 찾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디작은 의식 하나가, 이런저런... 음, 온갖 잡동사니를 들고... 정말 온갖 것이었다. 다들 나한테, 아니, 그것의 손에 뭐든 쥐여 주려고 했으니까... 그렇게 탈로스 II로 건너왔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