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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연운) 청하ㅅㅍ) 부캐로 2회차하면서 새삼스럽게 기억에 남는 편지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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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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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이화 ]

 

: 천야가 처음 불선선에 갔을 때, 녹지 않는 만년설처럼 천지를 뒤덮은 배꽃을 보았다.

 

꽃은 탐스럽게 피어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배꽃을 가장 싫어했다.

 

신선 나루의 그 여주인이 심은 것이라 들었다.

 

여주인은 이렇게 많은 배꽃을 심고는, 신선 나루의 불선선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었다.

 

참으로 우스운 소원이다. 잘난체하고는.

 

너무 우스워서... 이 보잘것없는 하얀 꽃과 순진한 그 여주인을 같이 모조리 불태워 버리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한향선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천야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본 듯한 얼굴, 혹은 만난 적은 없지만 그냥 낯익은 얼굴.

 

그 여인은 뒤에서 있던 작은 돌멩이를 던져,

 

젊은이의 이마를 맞췄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뛰어난 실력과 이를 깊숙이 숨길 수 있는 강호인 앞에서, 방금과 같은 빈틈은 매우 치명적이다.

 

시쳇더미에서 구르며 수행해 온 천야도 이 이치를 모를 리 없다. 단지...

 

이 여인을 마주하고 있자니, 그녀는 마치 이제 막 강호에 첫발을 내디딘 것만 같았다.

 

여인이 그녀에게 술을 따라주니, 은은한 배꽃 향을 풍겼다.

 

"이곳이 불선선이라 불린다 들었습니다. 혹 원앙새가 되니, 신선도 부럽지 않다는 뜻이라 불선선입니까?"

 

"속세가 단란하니, 신선도 부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두 여인이 각자 한 명은 성품이 여린 주객, 다른 한 명은 평범해진 객잔 주인인 체하고 있어, 주고받는 말속에 진심을 헤아리기 어려웠다.

 

천야는 문득 눈앞의 여인이 그녀와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이렇게 과거를 감추고, 마음속 비밀을 숨기며, 다른 사람인양 행세하고 있다.

 

아무리 한향선이 잘 감추고 있다고 해도, 천야는 이를 단번에 간파했다.

 

이유를 말하긴 어려웠지만, 둘 사이는 실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 만나 가까워지고, 함께 공감하며, 뒤엉켜버릴 운명 같았다.

 

고개를 숙인 천야는 한향선이 따른 술을 내려다보았다.

 

한향선은 잠시 정신이 흐트러졌었는지, 술잔과 그녀의 손에 머리카락을 한 올 떨어뜨렸다. 칠흑처럼 검은 머리칼은 가늘고도 가벼워서, 한번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이를 잠시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들고, 한입에 털어 넣었다.

 

수많은 절세미인을 봐온 천야였지만, 이번처럼 취해버린 것은 처음이었다.

 

분명 술이 너무 독한 탓이리라.

 

이것이 무어란 말인가. 오랜 벗을 만난 듯한 친밀감인가, 첫눈에 반한 것인가?

 

뭐든 상관없다. 좋은 것은... 망가뜨리면 그만이다.

 

"언니, 이리와 앉아 천야와 한잔 기울이시지요."

 

천야는 배꽃도, 평온하지만 엉망진창인 이 객잔도 싫었지만, 불선선에 조금 더 머물기로 했다.

 

참으로 아쉽구나. 내년이면 이런 술도, 사람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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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심사-전영 편 ]

 

: 당나라에서 머문 3년, 그는 중형을 선고받은 죄수로 위장해 옥에서 채석 노역을 했다.

 

함께 옥에 갇힌 노인이 장난기 어린 눈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한 평생 마음에 품은 사람이 없었단 말이오?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시간이 더 느리고 더디게 흐르길 바라게 된다네."

 

그의 손에 들린 삽이 잠시 멈추었다. 두 눈을 가린 그 여인이 불현듯 떠올랐다. 짧은 순간이었다.

 

"없습니다. 큰일도 아직 못다 한 마당에, 그런 건 생각도 없습니다."

 

"자, 때가 되었소. 드디어 돌아갈 수 있다네. 줄곧 자네의 큰일을 생각하며 오래 기다리지 않았소?"

 

네. 그는 짤막한 대답을 하고는 작별할 새도 없이 몸을 돌려 말에 올라탔다.

 

그는 돌아가야 한다. 허송세월하며 3년을 보냈으니, 더는 계획을 지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전에 한 가지 더 일이 있다.

 

그는 민첩하게 칼을 거두고 피를 털어냈다. 손안에 있는 따듯하고 축축한 눈을 깨끗이 닦은 뒤, 얼음장같이 차가운 서리함에 조심스레 담아 품속 깊이 넣었다.

 

그는 3년 전 약조를 맺은 그날을 떠올렸다. 그가 그녀를 처음 본 곳은 호수 아래였다.

 

그는 그녀에게 부탁을 했고, 그녀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녀의 두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그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듯 그가 있는 곳을 빤히 바라보았다.

 

갑자기 심장이 뛰었다.

 

그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 그녀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녀의 대답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하든 그녀는 모두 좋다고만 답했다.

 

월신의 명성은 익히 들었소.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도와줄 수 있겠소?

 

좋습니다.

 

그 사람을 구하는 데는 다른 선량한 자들을 죽여야 할 수도 있소.

 

좋습니다.

 

과연 듣던 대로군... 월선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오? 눈 한 쌍이오?

 

좋습니다.

 

이렇게 약조를 맺었다. 그녀는 그를 도와 사람을 지키고, 그는 그녀의 눈을 찾아주기로.

 

애석하게도 삼 년이나 늦어 버렸다. 그녀가 원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마침내 월호에 다다른 그는 여전히 맑은 호수를 바라보다가, 불현듯 손을 들어 머리칼을 정리했다.

 

먼 길에 지친 탓인지 매우 거칠었다.

 

그는 한 발 어쩌면 한참을 늦었다.

 

무려 3년이다.

 

3년 전, 그는 3일 동안 그녀를 기다렸지만, 호수 아래에서 그녀는 지금까지 그를 기다렸다.

 

다 갚을 수 없다. 어찌 다 갚는단 말인가?

 

하지만 그가 약속한 것은 반드시 해낼 것이다. 설령, 설령...

 

서신을 써 내려가는 그의 손이 떨렸다.

 

내가 그대의 눈을 바꿔주겠소.

 

그는 서신 말미에 서명했다. 여진경. 입술을 달싹이며, 소리 없이 읽었다.

 

내가 그대의 눈을 바꿔주겠소.

 

그는 호수 아래를 떠나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다.

 

아쉽구나. 눈을 뜬 그녀를 보지 못하는 게, 그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구나, 만일 그때... 애석하게도 만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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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로 개봉멘퀘 밀고 부캐로 다시 청하 파먹고있는데 기억에 남는 편지 두 장 내용 올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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