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모르는 남자한테 전화왔는데
친한 척 하면서 우리집에 묵어가겠다지 뭐야?
거절할줄 몰랐던 난 OK 했어
만난지 3일차, 여친이 되어달래
이번에도 OK했어
그날 밤에 같이 살자고 하더라
그래서 묵어가기를 끝내고 같이 살기로 했어
알고 보니 집도 없는 백수였지만 상관없었어
돈은 내가 벌면 되니까
만난지 6일차, 청혼은 내가 먼저 했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웨딩케이크를 자르고
결혼식을 올리고 첫날밤을 보냈어
바로 임신테스트를 해봤는데 아이가 생겼지 뭐야?
남편한테 이 사실을 알리러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남편은 너무 너무 행복해서
웃다가 폭소로 죽어버렸어
우린 방금 결혼했고,
방금 첫날밤을 보냈고,
방금 아이를 가졌어.
아직 웨딩케이크가 상하지도 않았는데
이제 남편은 없어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나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