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지금 몇 시입니까...
앞으로 다섯경기 밖에 남지 않은 이 중요한 시점에 주옥같은 스케줄 두번째 경기.
왜 F1은 꼭두새벽에 하는지. F1 관련 사람들은 모두 다 아침형 인간입니까.
경기가 종반을 향하면서 세 팀과 세 명이 각각 우승을 위해 다투는 혼전의 연속.
그래도 드라이버 챔피언은 베르스타펜이 우위에 있는 상태로 경기 중 리타이어 등으로 포인트를 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지키면 무난히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태.
하지만, 컨스트럭터 챔피언은 맥라렌 - 레드불 - 페라리가 근소한 차이로 접전중인 삼파전 양상. 즉, 이 세 팀의 누군가가 삐꺽하며 부진을 하는 순간 바로 컨스트럭터 우승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의미.
작년은 일찌감치 우승이 결정되어 솔직히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었던 시즌 막판 경기였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지 본방사수를 하며 지켜봐야 할 상황.
코스 레이아웃은 행글라이더의 날개와 같은 삼각형의 구조.
섹터 1은 거의 직선으로 구성되고 섹터 2 부터 자잘한 코너와 헤어핀이 연속되지만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는 구조가 섹터 3까지 이어지는 레이아웃.
그리고 트랙 마지막 구간에서 야구장을 가로지르는 (메인스트레이트가 아닌 이 곳에 포디움이 있음) 특징도 있음.
하지만 무엇보다 멕시코시티의 지리적인 특성 상 고도 2,200 미터가 넘는 장소에서 진행되기에 다른 경기보다 20% 정도 적은 공기 저항, 그리고 거의 평지인 트랙의 고저차 (2.8미터) 로 인해 속도를 저하시킬 요소가 적은 관계로,
그 결과 DRS 를 결합하면 최대 400킬로에 인접하는 시즌 최고의 스피드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곳의 가장 특징.
그렇기에 이로 인해 엔진이 과열되거나 자칫하면 차량이 공중으로 떠 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어 (보통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속도가 260~300 킬로) 어떻게든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다운포스로 차량을 트랙에 붙잡아두는 세팅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곳.
그리고 레드불에게는 홀리건 못지않게 난리인 팬으로 유명한 페레즈의 홈 서킷이기에, 이번 시즌에 부진한 그에게 있어 홈팀 버프를 통한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아니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상황.
DRS 는 섹터 1에서 두 군데, 섹터 2에서 한 군데. 메인스트레이트의 DRS 구간이 75미터 정도 짧아졌으며, 일부 구간은 이번 GP 를 위해 재포장.
타이어의 하미소는 가장 부드러운 C3 - 5.
1차
분명 밤시간인데 경기를 하는 서킷은 낮처럼 밝다니, 멕시코는 10월말이 백야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스빈다.
우승을 다투는 세 팀에게 주어진 변수 중 하나는 시즌 내 리저브 드라이버의 최소 2회의 프랙티스 의무 참가 회수를 채워야 하는 것.
스프린트가 있는 GP 에서는 리저브 드라이버를 프랙티스에 참가시킬 수 없기에 앞으로 딱 세 번만 (멕시코, 라스베가스, 아부다비) 기회가 있는 상태지만,
현재 선두권에서는 레드불만 1회 참가, 맥라렌과 페라리는 아직 한 번도 출전시키지 않은 상황.
(* 페라리는 시즌 초에 사인츠 대타로 출전한 이력이 있었는데, 이게 여기에 포함되는지는 좀 애매한 상태)
그렇기에, 리저브의 프랙티스 출전으로 인해 차량 세팅을 위한 시간확보가 어려워지는 것과 동시에, 혹시나 지난 몬차의 메르세데스처럼 리저브 드라이버가 차량을 박살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상당히 치열해 진 최종 순위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해 질 수 있기에
이를 언제 적절하게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함.
그렇기에 한참 바쁜데 밀린 숙제도 같이 풀 듯, 이번 1차에서는 아래와 같이 5명의 리저브 드라이버가 참가.
* 멕라렌 : 노리스 -> 패트리시오 오워드 (Patricio O'Ward)
* 페라리 : 르끌레르 -> 웅남이 (Ollie Bearman)
* 메르세데스 : 해밀턴 -> 키미 안토넬리 (Kimi Antonelli)
* 애스턴마틴 : 알론소 -> 펠리페 드루고비치 (Felipe Drugovich)
* 자우버 : 저우관유 -> 로버트 슈워츠만 (Robert Shwartzman)
프랙티스 개시 5분만에 레드플래그. 별다른 크래쉬 없이 트랙위에 떨어진 부품이 원인인 듯.
https://img.theqoo.net/RTrHBU
누군가의 차량에서 떨어져 나간 차량부품을 그 뒤로 따라가던 안토넬리가 밟아 박살내 버려 이를 처리하기 위해 레드플래그를 발동.
부품 파편을 회수하기 위해 트랙마셜이 목숨을 걸고 트랙을 가로질러 질주하여 달려가는 모습. 존경존경.
하지만, 결국 이 외의 자잘한 부품의 회수 및 트랙 정리를 위해 약 7분여간 레드플래그가 지속 후 다시 재개.
https://img.theqoo.net/jIGGMV
보타스가 야구장을 가로질러 가는 마지막 구간에서 트래픽에 걸려 어떻게든 앞지르려 보지만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된 주행이 안 되는 상황.
아마도 퀄리파잉에서도 이 곳에서의 트래픽으로 인해 이변이 발생할 지도.
약 25분이 지난 시점에서 알본이 10번 코너에서 크래쉬로 인해 두번째 레드플래그 발동.
그와 동시에 베어맨의 차량도 트랙에 멈춰있는 상태. 두 차량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https://img.theqoo.net/KwWnRm
리플레이를 확인해 보니, 알본이 주행 중 슬립을 일으키며 스티어링을 조정하는 상황에서 앞에 달리던 베어맨의 차량 앞쪽을 들이받으며 크래쉬.
알본의 차량은 뒤쪽이 완전히 파손된 상태로 스핀하면서 베리어에 충돌하며 앞 뒤 모두 박살난 상태.
베어맨의 차량 또한 정면 왼쪽의 바퀴축이 부러진 손상이 발생, 이후의 르끌레르의 프랙티스 주행일정에 큰 차질을 준 상태.
앞에서 우려했던 상위 팀의 차량 손상으로 인한 순위경쟁의 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변수가 생겨버렸음.
크래쉬 된 두 대의 차량의 견인과 트랙청소, 손상된 베리어의 수선 등으로 인해 약 15여 분의 레드플래그 후 경기 재개.
결국 1차 프랙티스의 거진 절반이 레드플래그로 날아가버린 상황.
https://img.theqoo.net/lncbJT
콜라핀토의 차량이 12번 코너에서 브레이크 컨트롤을 잃고 코스아웃.
알본과 함께 윌리엄스 두 대의 차량이 둘 다 작살날 뻔한 위기의 순간이었음.
1위 러셀, 2위 사인츠, 3위 왠일인지 츠노다
베르스타펜은 엔진의 상태에 문제가 생겨 도중에 프랙티스를 중단하였지만 4위로 마무리.
거진 절반을 레드플래그로 날려먹은 덕분에 제대로 된 테스트가 안 된 상태라, 이 독특한 환경의 레이스를 위해 이후 2차에서 세팅을 완성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긴 각 팀.
2차
지구 반대편인데 여기나 거기나 둘 다 낮인 게 신기하빈다. 역시 백야가...
피렐리에서 내년 시즌에 투입 될 테스트 타이어 (C6 - T) 의 테스트를 위해 30분의 추가시간이 추가되어, 전체 90분의 프랙티스 시간이 진행될 예정.
단, 이 추가된 30분은 피렐리 자체에서 설정된 프로그램인 관계로, 이 시간중에는 1차에서 리저브를 투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설정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함. 근데 정규 프랙티스 시간에도 테스트용 타이어의 사용은 가능하다고.
내가 써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30분이 더 추가된다니 1차에서 레드플래그로 날라갔던 시간에 대한 나름 보상이 될 지도.
1차의 크래쉬로 인해 피트 입구를 꽁꽁 싸매고 포풍수리모드인 알본.
2차에 참가한 알론소. 자신의 기념적인 400번째 F1 경기인데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미디어 데이에도 참가하지 못하였던 불운한 상황.
이 불운을 해결하는 건 '프로젝트 33' 이건만... 그래도 본인 말하기로는 아직 2년은 더 달릴 수 있다고 한다니 500번째 경기도 기대해 봄이.
프랙티스 개시 13분 경, 러셀이 9번 코너에서 크래쉬 되어 레드플래그 발동.
https://img.theqoo.net/YNboxp
8번 코너에서 연석을 너무 깊게 밟다보니 차량이 튕기면서 타이어 그립이 사라져, 그 결과 스핀이 발생한 것이 크래쉬의 원인.
크래쉬로 손상된 배리어의 수리 작업이 꽤 걸리는 지 레드플래그가 발동된 지 20여분 가까이 지나도 경기가 재개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
결국 24분 동안의 레드플래그 후 프랙티스 재개. 결국 30분의 테스트를 위한 보너스? 시간은 레드플래그로 다 까먹어버렸음.
그런데, 저 날아간 30분은 원래의 프랙티스 시간에서 깎이는 건지 타이어 테스트 전용으로 잡힌 시간에서 깎이는 건지...
차량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지 1차 때 부터 찔끔 달리고 피트에서 장시간 수리하는 패턴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베르스타펜.
개인적이든 팀적이든 이번 경기의 중요성이 상당한데 이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지가 관건.
최근 5경기에서의 드라이버별 포인트 획득 상황.
르끌레르와 노리스가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고, (기대한 것에 비해) 포인트의 획득이 지지부진한 베르스타펜.
하지만 노리스와 베르스타펜의 획득 포인트의 차이가 21점에 불과하기에, 이번 경기를 포함한 남은 경기를 지금까지의 페이스처럼 유지한다면 57점의 차이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차량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지, 이례적으로 프랙티스 중에 플로어를 완전히 교체하는 베르스타펜.
결국 더 이상의 주행을 포기하고 NO TIME 으로 프랙티스를 종료.
프랙티스 종료 30분 전, 1차에서 리저브 드라이버가 참가한 5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신규 타이어 테스트를 위한 세션(세팅변경 불가)에 참가.
2차의 정규 프랙티스 시간이 다 경과했는데도 수리가 끝나지 않아 결국 2차 프랙티스에 참가조차 하지 못한 알본.
해밀턴의 차량 후미부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무언가.
프랙티스니까 차량의 공기저항을 측정하는 장치인 줄 알았는데, 차량의 긴급한 보수를 위해 붙인 테이프가 떨어져 나온 거라고 함.
다른 GP 보다 약 20킬로 정도 차이가 나는 스피드 트랩의 속도. 과연 고지대 GP.
1위 사인츠, 2위 피아스트리, 3위 또 츠노다
1차에 이어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는 츠노다와 RB. 3차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새로운 이변을 기대해 봐도?
결국 1,2차 합쳐 60분이라는 절반의 시간밖에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한 이번 프랙티스.
특히 차량의 트러블과 손상으로 인해 거의 프랙티스를 하지 못하였던 베르스타펜과 알본은 남은 3차에서 제대로 세팅을 진행할 수 있을지 관건.
그리고 2차에서 크래쉬를 일으켰던 러셀은 이후 퍼포먼스는 둘째치고 당장의 박살난 차량을 수리하는데 집중해야 할 상황.
시즌 막바지의 중요한 시점에 이번 프랙티스에서 상당히 많은 변수가 터져나오면서,
앞으로의 퀄리파잉과 레이스, 그리고 이후의 순위 경쟁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봐야 할 듯.
PS.
다음 경기인 브라질GP 프랙티스 요약은 개인사정으로 생략합니다.
시즌 중의 방학이 팀의 엔지니어들의 가정을 지키기 위한 것과 비슷하게, 저도 가정을 지켜야 하기에... ;
일단 같은 남반구에서 경기를 지켜본다는 게 나름 위안이지만, 그 곳 시간은 한국보다 더 극악이다 보니 어떻게 해도 요약을 하는 건 불가능하더군요.
그런 이유로 또 다시 4주 뒤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