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니까 한국어하는 회사 사람들 네 명 있는데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다 졸업후 여기 와서 그나마 한국말을 좀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아마 여기서 태어났거나 한국에서 어릴 때 왔는지 한국말이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않은 모습이었음 그래서 회사 사람들이랑은 영어로 대화함
사람들 맞이하고 음료와 다과 대접하고 캠퍼스 투어를 한다고 해서 통역할 사람 찾길래 또 가벼운 마음으로 오키 내가함 했음
나는 겁나 내향인임 세상 가장 인트로버트 하지만 미국에서 거의 20년 살아서 스몰톡을 겁나 잘함 거의 스몰톡 계 박사님
그리고 회사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서 캠퍼스 투어 해본적 없음
그렇게 캠퍼스 투어가 시작되고 나는 영어로 들어오는 정보마저 다 처음 듣는거라 어어 그렇구나 어어 몰랐는데 흥미롭다 하면서 듣고 번역하고 듣고 번역하고 한국 사람들이 더욱 관심있어할만한 주제 살붙여서 더 얘기하고… 를 한시간 반쯤 함 캠퍼스 투어 원래 더 짧은데 호응이 좋았다고 더 오래함 덕분에 내 사회성은 그대로 down the drain
정말 많은 말을 하면서 내 한국어 부족을 절실히 느꼈고 내 입이 자꾸 영단어를 뱉으려는 걸 겨우겨우 참아냈어 그러면서 아니 동시통역사들은 심지어 더 빠르게 정보를 해석 후 통역하는건데 어떻게 하는거지 하고 존경스러워졌어
스몰톡 장인이라도 내향인은 내향인이라 방문객들 돌아가신 후 런치부터 탄수는 전혀 먹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로 혈당이 미친듯 오르고 (모니터하는거 붙이고 있어서 상시 볼 수 있어) 심장이 엄청나게 뛰어서 아 진짜 내가 몸에 무슨 짓을… 하고 조금 후회했지만 또 그래도 나 아니었으면 저분들이 이해하기 힘드셨겠지 하고 나 자신을 위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