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문득 생각이 나고 심심해서 써보는 글
영국에서 살면서 결혼 전까지 4년 정도 이런저런 쉐어를 해 본 경험의 정리 ㅋㅋ
1 내 영국 쉐어 첫 집
영국인 집주인 할머니 + 일본인 플메1 + 영국인 플메 2 + 나무묭
gumtree에서 구한 집으로 작게 정원이 딸린 하우스였고 여자들만 사는 집이었음.
하지만 남자가 방문하는 건 OK 걍 집 주인분이 세입자로 남자를 받지 않을 뿐
런던 아니라 런던 근교 대학도시(옥스포드)라 집주인 제외 다 학생이었음.
첫 해외 거주 경험이었고 플랏 메이트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말도 걸고 그랬는데
다들 절대 대화하지 않고....서로 하나도 안 친하고 엄청 조용한 집이었음.
누가 주방 쓰고 있으면 다들 절대 밖에 안 나옴.....
집 주인이 같이 살아서 청소도 본인이 다 해주고 그러다보니 거주환경 자체가 나쁘진 않았는데
쉐어라는 느낌 1도 못받고 그냥 정말 각자 살던 집. 1년 정도 잘 살았음.
2 내 영국 쉐어 두번째 집
영국인 플메1 (집 관리자) + 한국인 플메 4 + 나무묭
런던에서 살게 되어 구한 집. 영사UK에서 구해서 대부분의 플메가 한국인.
한국인 집주인이 영국인 지인(이 사람이 집 관리자 겸 플메)에게 저렴하게 세를 주고 관리를 맡겼음.
런던에선 보기 드문 진짜 "하우스" 쉐어였고 (런던의 쉐어는 보통 한국의 아파트? 같은 플랏이 많음)
2층 + 반지하 이렇게해서 엄청 큰 빅토리안 스타일의 집이었음.
건물 자체가 엄청 예쁘고 런던 센트럴까지 진짜 걸어서 5분? 10분? 이면 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위치. 리젠트 파크가 우리집 안방 수준임....
엄청 큰 정원이 딸려있었으며 집 뒤는 철도가 지나가서 완전 뻥 뚫린 시야를 자랑함.
기차 소리는 별로 거슬리지 않았음...오히려 가끔 운치있다고 느꼈어.
내가 쉐어하면서 진짜 최고로 재밌게 잘 살았던 집 ㅠㅠ
쉐어하는 사람들끼리 잘 맞으면 이렇게 재밌구나 처음 느꼈던 집임.
한국인 플메 4명+나 이렇게 해서 남2(게이커플) 여3이었는데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고 다들 너무 재밌게 잘 놀았음
영국인 플메는 나이차이가 좀 나서 엄청 친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별 문제 없이 가끔 끼어서 놀긴 했음
가끔 저녁에 다들 집에 있으면 게이 커플 방(제일 큰 방)에 모여서 한국 막장드라마 같이 보면서 간식 먹고
주말마다 정원에서 바베큐 해먹고 심심하면 다같이 어디 놀러나가고 다 같이 런던 맛집 도장깨러 다니고
진짜 플메들끼리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본듯 ㅋㅋㅋ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외롭지가 않아서 너무 좋았음!!!!!
청소도 다들 적당히 각자 알아서 하자가 모토여서 이걸로도 싸움 한번도 한 적 없음....
1년 반 정도 너무 즐겁게 살았는데 집 주인이 더 이상 세 안 놓고 집 정리하겠다고 그래서 다들 뿔뿔히 헤어짐 ㅠㅠ
3 내 영국 쉐어 세번째 집
프랑스인 플메1 + 한국인 플메2 + 나무묭
첫 집에서 갑자기 나가게 되어 급하게 구한 집.
유일하게 방마다 잠금장치가 없었고 이게 나중에 약간 문제가 됨 ㅋㅋㅋㅋ
엄청 큰 대로변에 있던 flat 이고, 역시 영사UK에서 구해서 대부분의 플메가 한국인이었음.
방은 내가 여태까지 살아봤던 쉐어중에 제일 컸는데
집 자체는 제일 별로였고 플메들도 사이가 별로였음. (내가 들어가기 전에 플메들끼리 크게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
내 쉐어 역사상 가장 짧게 살았던 집.
짧게 살았던 이유는 좀 황당한데
한 3개월 살았나? 여름에 더워서 내가 방에서 속옷만 입고 맥도날드 사와서 먹고 있었는데
웬 아시안계 남자분이 갑자기 내 방문을 벌컥 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놀람 ㅅㅂ...심지어 너무 놀라서 속옷차림으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그 남자가 내 적나라한 속옷 차림 다 봤음ㅋㅋㅋ
남자분도 깜짝 놀라서 방문 닫고 나도 얼른 샤워로브 줏어입고 나가서 대화를 시도했는데 자기가 이 집 주인이라는거야.
난 한국인이랑 계약했는데? 싶어서 대화를 해보니 이 남자가 진짜 찐 집주인이고 한국 사람한테 세를 줬는데
그 한국인이 집주인한테 허락을 안 받고 서브렛을 돌린거임 ㅋㅋ 그걸 이 집주인이 알게 되면서 찾아온 거고
나한테 문 벌컥 연 건 되게 정중하게 사과하셨고
그치만 내가 있던 방은 reception room 이라 법적으로 사람이 살면 안 되는 방이라더라.
물론 내 잘못이 아닌 건 알고 있고 다만 자긴 이 집을 더 이상 그 한국인한테 세 줄 생각 없으니
이사갈 집을 알아봐야 한다고 하더라고. 물론 다음 집 구할때까진 살아도 된다고 했음.
찐 집주인이랑 나한테 세 준 한국인 사이에 법적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데포짓 못 돌려받을까봐 걱정했는데 별 문제 없이 돌려받았고 다음 집 구해서 후닥닥 나감.
이 과정에서 플메들끼리 되게 이기적으로 군 걸 알게 되서 또 정털림
(자기 데포짓 못 돌려받을까봐 집주인에 대한 정보 공유를 안 하고 그러는...)
가끔 이 얘기 다른 사람들 한테 말하면 남자가 벌컥 들어왔을 때 속옷만 입고 있었는데 트라우마 되었겠다 그러는데
내가 그런거에 별 충격을 안 받는(?) 타입인지 별로 충격 1도 안 받음....그런 내 스스로에게 더 놀란 사건 ㅋㅋㅋㅋㅋㅋㅋ
4 쉐어 마지막 집
한국인 플메 3 + 나무묭
위치상으로는 제일 별로였지만 시설은 제일 좋았던 집.
3집에서 급하게 나가야해서 집을 알아보던 중, 2집에 같이 살던 게이친구1이 본인도 집 구하는 중이라고 연락이 옴...그래서 같이 구할까? 해서 같이 구함.
그러다가 지인들 건너건너 어떤 한국인 포닥 부부가 집 전체를 빌려서 살려는데 빈 방 두개에 각자 살 사람들을 구한다는 얘기를 들음.
원래는 여자만 구한다고 했는데 나랑 게이친구가 둘이 아는 사이라고 했더니 OK 해주심.
그래서 같이 살게 됨! 이 집은 2 만큼은 아니었어도 그래도 사이 좋고 재밌었어.
가끔 다같이 모여서 월남쌈 샤부샤부 이런거 해먹기도 했음. 집 시설도 안에 수리 새로 싹 한집 처음 들어온 거라 엄청 좋았음.
여기 1년 정도 살다가 내가 결혼하게 됨 + 포닥 부부가 대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됨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집을 정리하게 됨.
쓰고 보니까 재밌구만
사실 나만 재밌을 얘기지만 그냥 어딘가 갑자기 써보고 싶어서 적어봤어
중간중간 집 구하는 사이에 짧게 다른 쉐어하던 친구 집에 얹혀 살았던 적도 있고
첨 영국에서 홈스테이 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런 건 걍 안 적음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마무리가 안 됨 ㅋㅋㅋㅋㅋ 해외생활 하는 모든 덬들 파이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