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 직장에서 8개월 정도 캐주얼로 일하다가 최근에 우리 집에서 가까운 다른 직장에 면접을 봐서 합격했어. 현 직장을 A, 새로 된 곳을 B라고 할게.
A에서 내 포지션은 원래 캐쥬얼이라 보통 상식대로라면 원래 나는 한달에 3-4일 정도 일하는 거였지만 현재 우리가 판데믹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나는 거진 풀타임 쉬프트로 일하고 있는 중이었어. 딱히 불만이 있던 것도 아니고 나는 A에서 진짜 내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쳐서 일했음. 내가 상대한 손님 하나가 우리 매니저한테 다이렉트로 칭찬 메일도 도 쏴주고 그랬어.
A는 일하는 환경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너무 좋았어. 내가 여기에 파트나 풀 타임이 될 기회도 여러번 있었지만 안 한 이유는 딱 하나, 거리가 우리집이랑 너무 멀었어. 차로 50분, 버스로 2시간 반 거리임. 나는 그래서 아침에 출근은 우버로 (차가 없고 운전 못해) 퇴근은 버스로 하고 있었어. 한 달에 택시값으로 내 월급의 1/3을 쓰고 매일 통근 시간이 3시간 반씩 걸렸음. 진짜 고통이었다 ㅠㅠㅠㅠㅠ
그러던 중에 최근에 B에 합격을 했는데 거기서 그러드라고. 자기네들은 적어도 3주동안 풀타임으로 트레이닝 시키기를 원하는데 그게 합격 조건이라고. 난 별 생각 없이 2월 말부터 트레이닝이 될 것 같다 라고 말했고 그대로 합격을 했어. 내가 여기서 2월 말부터 될 거라고 말한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내가 캐쥬얼이니까 A에 3주 뺴달라고 한 달 노티스를 주면 뺴줄 거라고 생각 했었어... 현재 판데믹이라 사람이 부족하긴 해도 내가 빠진다고 우리가 못 굴러간다! 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A에 3주 빼달라고 했는데 단칼에 거절당했어.. 사실 내 위의 팀장은 빼주고 싶어했는데 위에 매니저에서 막힘. 우리가 판데믹이고 사람이 부족한데 너를 3주를 뺴줄 수는 없다고. 내 Availability 를 12월 말에 냈는데 지금 와서 고칠 수는 없다는 거야. 난 근데 이렇게 B에 합격이 될 줄 몰랐으니까 미리 내 Availability에서 3주 빼달라고 못 한거고 또 내가 캐주얼이니까 막연히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 멘붕이 와서 B에 전화해서 그대로 말했더니 2월 말에 3주 트레이닝 못하면 내 합격이 취소될 수도 있대. 그게 조건이었다고... 그래서 A 매니저한테 다시 이메일을 넣었어. 3주 말고 2주는 못빼겠냐고. 1주는 내가 알아서 내 쉬프트를 남들한테 줘보든지 해야겠다 싶어서. (팀장이 2주는 될 거 같다고 해보래서 넣었음) 근데 2주도 안된더고 하면 그때부턴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A랑 B 둘 다 지키고 싶었거든. B 에서 파트타임이고 A에서 캐쥬얼이니까 스케쥴만 조정하면 둘 다에서 일하고 싶었어. 그만큼 내가 A에 애착이 컸는데 내가 지금 캐쥬얼 포시션으로 A에 한 달 뒤에 2-3주 빼달라고 하는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 싶어서 혼란스럽고....만약에 2주 못 빼준다고 하면 A를 그만둘 수 밖에 없나 생각이 들고... 이거 지금 내가 A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야? 그냥 내가 깔끔하게 사직서 내고 나오는 게 맞는 걸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