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아직도 그렇게 불안하냐 나 죽고 나면 니 머릿속에는 나 걱정하고 불안했던 기억 밖엔 없을 거야
그걸 이제야 알았냐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나한테 미안한 마음은 좀 드나 보지?
서연이 보내고 난 뒤로 하나만 생각하면서 살았어 다시는 누구하고도 고통스러운 기억 만들지 않겠다고 그 생각만 하고 살았어 참 바보 같지 왜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을까 어머니는 나한테 좋은 기억만 남겨주려고 평생을 그렇게 사셨는데 이제 더는 어린애처럼 걱정만 끼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
걱정 끼쳤다고 생각한 적 없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너는 그럼 내가 니 꼴로 망가져 있으면 그냥 가만히 있을래 친구 좋다는 게 다 그런 거지
그러니까 내 병 고치라는 말 취소할 테니까 앞으로 너도 내 친구만 해 의사 노릇 보호자 노릇까지 안 해도 돼
미안해요 그날 일도 그렇고 어제 일도 그렇고 그날 집에 찾아왔을 때 한 말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나한테 화가 난 걸 하진 씨한테 화풀이한 것 뿐이니까 진심 아니었어요
알았어요 술주정이라고 생각할게요 미안하면 앞으로 절대 술 마시지 마세요 술버릇이 영 별로라 안 되겠어
앵커님 말이야 언니한테 진짜로 마음 있는 것 같은데
그래 보여?
언니 걱정돼서 바로 이런 집까지 딱 구해주는 것 봐 쇼윈도 연애라기엔 쓸데없이 애정어린 태도 아니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으이그 좋댄다
짠 복귀 축하해요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뉴스 부탁합니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이 시간에
그 표정 뭐지 반가워하는 것 같기도하고 아닌 것 같기도하고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그런데 혼자 온 거예요? 하경 씨는요?
같이 왔는데 집에 핸드폰을 두고와가지고
참 지내기는 어때요 괜찮아요?
저야 앵커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는데요 뭐
다행이네요 괜찮으면 뉴스 끝날 때까지 좀 기다릴래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네 좋아요
이쪽 길은 처음인데 아까 거기랑 분위기가 다르네요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참 리딩 언제예요?
아직 확정은 아닌데 아마 이번 달 말쯤? 그런데 앵커 멘트 봐주겠다는 분이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아서 큰일이에요 이 상태로는 망신 제대로 당할 것 같은데
시간 언제 괜찮아요? 연습 봐줄게요
정말요? 그럼 저 오늘부터 당장
조심해요 깜박했네 하진 씨랑 있을 땐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거
이러면 또 불안한데
뭐가요?
갑자기 또 그 때처럼 작별 인사 할까 봐서요 그때도 저한테 잘해주다가 갑자기 그런 거였잖아요 다신 보지 말자고 그런데 이젠 그때처럼 쉽게 알겠다고 안 하려고요 전 앵커님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이젠 작별 인사 안 할 거예요
몰래 미행하고 집에 침입하고 협박 편지 보내고 그거 너잖아
아이고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이거 그냥 기사 내려고 쓴 거예요 아시잖아요 저 연예부 기자인 거
니 얘기 들으려고 온 거 아니야 알려주려고 온 거지 지금부터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거 전부 다 할 거야 경찰서에 처넣던 사회에서 매장을 시키던 그 전에 제일 쉬운거 니 그 기자 옷부터 벗게 해줄 게
아이 뭐라는 거야 진짜 선배 나 아니에요 나 여하진 스토커 아니라고 아 그리고 그리고 내가 선배 미행한 건 진짜 미안한데 아 솔직히 여하진 씨 일에 이럴 거까지 없잖아요 둘이 진짜 연인 아니라는 소문도 있던데
기자라는 놈이 그게 헛소문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 해? 그러니까 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너 같은 놈 매장 시키는 거 나한테 일도 아니니까
잠깐 있어 봐요 따듯한 것 좀 가지고 올게요
가지 마요
아무 데도 안 가요 1분이면 되요 괜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