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이는 이미 많은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삶을 살고 있어서 이별에 대처하는 상황들을 몸으로 습득했을거 같아 (서연이, 어머님과의 이별을 통해서)

하지만 하진인 상대적으로 이별을 직접적으로 대한게 서연이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자신이 기억을 지웠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미흡했을꺼야


헤어짐을 의연히 받아 들이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정훈이와 하진이도 둘 다 급작스러운 헤어짐에 서툴어 둘이 함께 했던 기억의 터널을 쉼없이 걷고 있었겠지

그럼에도 정훈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득했던 경험으로 인해 하진이와의 좋은 기억을 더 새겨 넣으려고 했을꺼같아...
나쁜 기억을 없앴 수는 없겠지만,행복했었던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며 이별의 기억을 행복의 순간으로 덮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진인 헤어짐에 대처하는 면역이 없었던 터라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갈팡질팡 하며 혼란해 했을꺼 같아...
정훈이에 대한 기억을 지워야겠다는 생각에 정훈이를 연상시킬 물건들을 치우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을테지만.. 오히려 이 행동이 정훈이에 대한 기억을 더 깊게 파고 들게 했을꺼야..

결국엔 자신도 모르게 정훈이가 너무 보고 싶어 하루종일 뉴스라이브만 반복해서 틀어 놨을테고.. 어떤 날엔 이랬던 자신이 너무 미워 모질게 정훈이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을꺼 같아..


정훈이가 하진이의 이름을 검색할 수 있기까지... 여하진이란 이름 세글자가 주는 모든 추억을 한켠에 움켜쥐고 멀리 있을 그대를 향한 염려가 자신의 머리 속을 뒤엉켜 놓는 기억의 혼재보다 컸겠지..

단순한 이름 세글자이지만 이로 인해 불어오는 수많은 기억들을 갈무리 할 수있기 까지 정훈이의 마음이 어땟을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꺼같아..


하지만 망각이 가능한 하진이가 서점에서 정훈이를 재회했을때 유독 더 놀라는 반응이었던건... 같은 기억의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서툴렀던건 아닐까 생각이 들어..

하진이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수백번 수만번 재회의 시물레이션을 돌렸겠지만 정훈이와 함께 했던 기억에 대한 정리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로 맞닥뜨리니 더 놀랍고 당황했던거 아니였을까?

이 둘에게 2년의 시간은 행복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걸 느끼게 해줬을꺼 같아..

긴 시간보다 둘이 만났던 3개월 조금 넘는 시간이 많이 행복했고 이로 생긴 기억이 2년의 시간을 살게 했으니깐...

정훈이와 하진인 조금만 아프고 오래 행복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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