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모든 기억을 껴안은 채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그의 연인은 유명 연예인으로 최근 첫사랑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잊지 못한 채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H군의 기억은 보통 사람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흐려지는 것도 아니다.
마치 조금 전 일처럼 선명한 사람을 품은 채로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의문이 생기기기 시작할 따름이었다.
그의 새로운 연인을 만나 그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나와 H군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인데 유독 Y양에 대한 말을 아끼길래
꽤나 진지하게 만나는 사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이었던지 Y양은 H군의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첫 연인인 J양이 스토커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H군이 J양을 놓아주고 다시 또 누군가를 마음에 담을 수 있게 된 건 고맙지만,
주치의이자 H군을 오래 지켜본 어른으로서의 걱정을 내비쳤다.
“평생 누군가를 품고 살아야 하는 남자.. 감당할 수 있겠어요?”
그러자 Y양은 대답했다. 뭐든 다 괜찮다고, H군만 괜찮다면 본인은 뭐든 다 괜찮다고.
그들의 사랑이 과연 이 어렵고 무서운 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
말 그는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걸까?
비록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앞날에 행운이 있길 빌며 이 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