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은 여하진 hbn 문화부 기자 - 이정훈 아이돌 출신 톱배우 

# 정훈의 숙소

어젯밤 정훈이 하진과 만나면서 한강에 두고 온 차를 가지고 온 태은이 숙소로 들어온다.

부엌에서 드립 커피를 내리는 정훈이 커피 향을 맡으며 거실 쇼파에 털썩 앉는다.

- 너도 커피 마실래?

- 커피는 됐고, 나랑 이제 정리 좀 해보자. 여하진 기자랑 뭘 어쨌다고?

- 어제 다 얘기했잖아 뭘 또 정리를 해 

-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싶어서, 그러니까 너랑 여하진 기자랑 당분간만 사귀는 척 하기로 했다고? 

  아니아니 그것보다 너가 기자님에게 정식으로 만나보자고 했는데 바로 까였다고? 

- 제대로 들었네 뭐

- 허 참, 그사람 되게 어이없네, 아니 사람을 차놓고선 집까지 태워달라는 건 무슨 경우야

- 내가 태워다준다고 한거라니까 별것도 아닌것갖고 그런다. 근데 왜 니가 열내고 난리냐

- 아니 니가 좀 질리는 타입이라 그동안 사귀다가 차인적은 많아도 첨부터 이렇게 대놓고 까인적은 없잖아

- 한번밖에 없어 질린다고 차인거 

- 아니야 많았다 너, 말만 그렇게 안한거지 임마

- 누구? 송이? 아님 한세계?

- 됐어 이제와서 그거 얘기하면 뭐해

- 아니야 그럴 일 없어

- 말을 말자. 으이구

한심하게 정훈을 쳐다보던 태은이 자리에 일어나 부앜 찬장을 열어 라면을 고른다.

- 라면 먹게?

- 너도 먹을래?

- 낼 스케줄땜에 관리해야 돼

시무룩해 하는 정훈을 돌아보며 신나게 라면을 꺼내는 태은에게 

- 아 참, 너 정서연이라고 알아?

정훈의 물음에 태은은 들고 있던 냄비를 바닥에 떨어트린다.

- 괜찮아? 안다쳤어? 

- 배고파서 손에 힘이 없네

놀라 뛰어온 정훈에게 태은이 어색하게 말한다. 

- 근데 누구라고?

- 아.... 정서연, 혹시 알아? 난 누군지 모르겠어서. 

- 아니 모르겠는데? 갑자기 그 사람은 왜?

- 아니 어제 여하진 기자가 물어보더라고 아냐고 

- 여하진 기자가? 왜?

바닥에 떨어트린 냄비를 주으며 가만히 정훈의 눈치를 살피던 태은의 목소리가 순간 커진다.

- (그런 태은의 반응에 의아해하며) 몰라 대답을 제대로 못 들었어

태은의 머릿속이 일시 정지가 된 듯 꼼짝하지 못하는데, 

- 안 되겠다, 라면 반만 먹어야지. 먹고 뛰면 되지! 난 꼬들면인거 알지!

그런 태은의 반응엔 별일 아닌듯 아랑곳하지않고 정훈은 젓가락을 손에 쥐고 식탁에 가서 앉는다.    

# 태은의 방

평소와 달리 긴장한 얼굴로 방으로 들어온 태은이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는다.

- 정서연...  

정훈이가 말한 이름을 다시 한번 되내이다가 무언가 생각난듯 혹은 찾는듯, 발 한쪽 구석에 놓인 서랍장을 열어 작은 철제 상자를 꺼낸다.

아무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꽁꽁 잠가놓은 상자를 열고는 상자 위 바로 놓인 빛바랜 사진을 꺼내든다.

칙칙한 지하 연습실 커다란 거울 앞,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앳된 모습의 정훈과 트레이닝 복을 입은 서연이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과 안무 연습하던 모습, 첫 프로필로 찍은 사진들을 넘겨보던 태은, 연습생 일지가 적힌 노트 하나를 꺼낸다.

빽빽히 적힌 날짜와 안무 연습, 보컬수업 글과 그리고 한주마다 연습생들 실력 심사받은 평가글들이 적혀져 있다.

 

     

# 과거 ykm 지하 연습실

덩치 큰 매니저의 뒤로 교복을 입은 정훈이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어두컴컴한 좁은 계단을 내려가니 묵직한 철문이 열려져 있고 유리문이 닫혀져 있다.

매니저가 연습실로 들어서자 한참 안무 연습하던 남자아이 대여섯명이 일동 멈추고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인사를 한다.

- 오늘 새로 온 연습생이니까 인사들 해 

매니저의 소개로 하복 교복 셔츠 안에 흰티셔츠를 받쳐입은 정훈이 서 있다.

# 과거 ykm 연습실 

연습실 거울 앞에 쪼르르 앉아 자기차례를 기다리는 연습생들 모습과 ykm 대표인 김민과 김윤이 테이블에 앉아 한명 한명 연습생들의 주별 평가를 하고 있다.

- 정훈이 준비한 노래 한번 해 볼까?

- 네! 성시경의 두사람 불러보겠습니다.

- 하아... 그래 우선 들어보자

노래 선곡에 얼굴을 잠시 찡그리던 김윤이 낮게 한숨을 쉬며 등을 뒤로 제낀다.

1절을 다 부를때쯤 김민이 볼펜을 테이블에 놓고는 정훈을 쳐다본다.

- 정훈아 있잖아 노래는 좋은데 우리는 아이돌을 키우는 회사야 다음주엔 선곡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준비하자, 

  자 다음!

어깨가 축 처진채 거울 앞, 앉아있는 연습생들 사이로 정훈이 들어가 앉자 정훈의 등을 토닥토닥 해주는 서연이다.

# 태은의 방

연습생 일지가 적힌 노트의 마지막장, 정훈이가 연습생을 그만두게 되었다. 라는 글이 적혀있다.

# 라디오 부스

 늦은 오후, 라디오 부스앞엔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부스안에 디제이 김이나가 진행하고 있다.

-  정훈씨 뒤에 팬분들 엄청 와계세요 

- 그래요? 

기분 좋은 웃음으로 김이나 말에 뒤를 돌아보곤 팬서비스를 하자 유리창 밖 카메라와 핸드폰을 든 팬들이 정훈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김이나의 밤편지, 요즘 이분 드라마 엄청 기다렸을 분이 많았을텐데요 

   그남자의 기억법 남자주인공 김동욱역의 이정훈씨와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그남자의 기억법은 어떤 드라마인지 한마디로 정의를 내려 주실수 있나요?

- 음... 그남자의 기억법은 가학적인 드라마이다?

- 가학적이요? 제가 알고있는 학대하다 의미의 가학 맞나요?

- 네 맞아요, 우리 드라마가 사람의 마음을 굉장히 흔들어 놓거든요 

  처음 시놉과 4화까지 대본을 읽고 고요한 바다 심해 속에서 수면위로 올라오려고 헤엄치는것처럼 마음이 힘들었거든요  드라마 상으론 잔잔한데 말이죠

- 아.. 굉장히 좋은 의미로서 말씀해주신거군요 

- 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사랑이란 감정도 굉장히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잖아요 그래서 괴롭고,

   그중에서 제일 괴로운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가장 슬픈 기억이 된다는 거구요 

   그래서 어떤날은 잊고싶고 또 어떤날엔 절대 잊고싶지않고 동욱이도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함에 괴로운거거든요 그래서 동욱이는 결국...

- 결국? 

- 나머진 본방사수해주세요 

- 어~~ 타이밍 기가 막히세요 완전 꾼이신데?  

  저도 이쯤에서 한번 끊고 노래 한곡 듣고 오겠습니다. 이정훈씨가 이곡을 선곡해 오셨어요 

- 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예요 연습생 시절에 자주 불렸던 노래입니다.

- 성시경의 두사람 듣고 오겠습니다.

부스 안, 성시경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노래 소리에 집중하며 디제이와 이야기나누는 정훈. 

# 라디오 부스 방송국 복도

라디오 복도 저쪽 끝, 여하진이 지나가다 성시경의 두사람 노래에 발걸음을 멈추고 라디오부스를 본다.

디제이와 이야기 나누는 정훈의 모습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 현재 까페안

까페에선 성시경의 두사람이 흘러나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하진이 커피잔을 두손으로 감싸쥐고 있다.

# 과거 까페안

딸랑! 거리는 종소리가 나고 까페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하진과 그런 하진을 기다리는 서연이 있다.

- 빨리 왔네,  오~  내 음료도 시켜 놓고 요즘 아주 맘에 들어 

  너가 좋아하는 노래 나온다 까페 주인아저씨도 이노래 좋아하나봐 여기서 자주 듣네

  이 노래 제일 처음 들은게 훈인가? 그 친구가 불렀다 했지? 가사가 너무 예쁘다고, 

  남자가 감수성도 풍부하고 너무 섬세하다고 나한테 말했잖아, 언제 소개 시켜 줄거야 그 훈이라는 친구 

말없이 미소만 짓고있는 서연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가득한채 하진의 손을 잡는다.

# 현재 까페안

 

- 만난 것 같아 정훈이라는 친구... 이름이 달라서 알아채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딸랑 거리는 종소리에 생각에서 빠져 나온 하진이 고개를 돌려 문쪽으로 시선을 준다.

서연이의 연습생때 친구가 까페안으로 들어오고 하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넨다.

- 죄송해요 좀 늦었죠

- 아니요 괜찮습니다. 갑자기 보자고 해서 미안해요

- 진짜 오랫만에 보네요 서연이 장례식때 이후로 처음이죠? 

- 예 그러네요

- 근데 갑자기 무슨 일로...?

- 물어볼게 있어서요 훈이라는 친구에 대해서요 

- 서연이랑 훈이랑 엄천 친했었죠, ykm 연습생으로 만나서 소울메이트라고들 말했었는데,  

  전에 같이 만나적 없어요?

- 네... 없어요 한번도

- 예 맞아요, 정훈이가 훈이예요 

  연습생때 회사에서 예명으로 훈이라고 부르라고 했거든요 데뷔조로 같이 있었으니까

서연의 친구 말에 그제서야 서연이가 말하던 훈이라는 사람과 이정훈이 같은 사람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건지 이해한 하진이다.

 

# 라디오 부스 방송국 복도

여전히 성시경의 노래가 흐르고 하진이 생각에 빠져 정훈을 쳐다보자, 시선을 느낀 정훈이 하진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정훈과 하진은 눈이 마주치고, 하진을 발견한 정훈이 대화하던 디제이에게 양해를 구한뒤 하진이 서 있던 창가로 온다.

정훈의 행동에 하진이 급하게 시선을 거두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복도 끝으로 모습을 감춘다.

팬들이 있는  유리창 반대편, 복도 유리창가로 온 정훈은 사라지고 없는 하진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라디오 부스 문을 열어 밖으로 나와 이미 모습을 감춰버린 하진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