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때 정훈이한테 옷장에 가둔 일 딱 한번 실수였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 일 말고는 정훈이 아버지에 대한 나쁜 기억은 없으니까
그런데 그일로 정훈은 아버지를 볼때마다 옷장을 볼때마다 트라우마로 남았을거야
어릴땐 기억에 대한 컨트롤을 지금보다 더 못할때였을니까
그래서 아버지도 정훈이가 자기를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표정이나 눈빛에 더더욱 다가가지 못했을거야
거기다가 어머니가 정훈이에게 각별했음으로 아버지가 그 사이에 들어갈 자리가 사실상 어려웠을 거라 생각들거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계속 겉도는 관계가 되고
어머니의 죽음에서도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아내의 바람대로 한다면 아들의 모든 원망이 다 본인에게로 돌아오는 걸 알지만 그걸 들어주려고 해
왜냐면 아내와 아들을 위해서 말이야
그런데 아들의 갑작스런 장례식 등장에 당황함과 자신을 원망하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 역시 상처를 받은거지
아버지도 아내를 잃은 슬픔과 아들의 슬픔을 맞이라는 것이 처음이니 아버지도 혼란스러웠을거야
어머니의 유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매끄럽게 전하지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보여
어쩌면 '네가 네가 불쌍해서' 라는 말이 정훈을 원망함으로 들리는 말들이었지만 본인에게 하는 말 같다는 느낌도 들어
아들과의 관계가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에게 화를 내는 아들을 보면서
이 상황에 아버지인 내가, 엄마를 잃은 아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줘야하는데 뭘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내가 불쌍해서라는....
그렇게 장례식장 멍하니 있는 정훈에게
어머니가 그렇게 보며 행복해했다는 하진과의 사진도 전하고
아들에게 연락도 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쓰러진 아버지의 축 처진 어깨며
하진과 연애중인 아들의 기사 소식을 보며 간신히 연락한게 하진과 밥 한번 먹자였던게 하진을 핑계로 아들과 만나려는 걸로 난 이해했어
결국은 아버지는 누구의 도움이 아닌 본인이 용기내셔서 아들에게 사과를 하셨지
어머니 못지않게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였음을 .... 단지 마음을 전하는데에는 정훈이만큼 나무늘보라 오래 걸린 거 아닐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