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팀인 제3개발본부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인터뷰라 전체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인터뷰야
홍련과 칠흑의 스포가 있기 때문에 해당내용 플레이 안한 덬들은 읽을 때 주의를 요함
(웃음)을 ㅋㅋㅋㅋㅋ로 처리했으니 이해부탁
파판14 아트팀 리드 컨셉 아티스트 - 모기 유스케
- 모기씨는 패치 3.1부터 파판14팀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정식으로 참여한건 패치 3.1부터지만 실은 패치 3.0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업댓 직전부터 헬퍼로 참가했었습니다. 그땐 현장에서 넘기는 일들을 하면서 다른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었어요. 그 후 3.1 패치 단계 때 요시다가 파판14 아트팀 리드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얘기해서 정식으로 배속되게 되었습니다.
당시 실제로 플레이 하고 계셨던 분들은 아실테지만 신생에서 창천까지 파판14라는 프로젝트는 여러가지 의미로 버텨야 하는 시기였어서 정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저도 "스퀘어 에닉스에서 일하면서 이렇게 바쁘게 시간 쪼개야 하는 프로젝트는 없었지 않나?"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래서 "빡센 직장이네..."라는게 당시의 솔직한 감상이네요
- 감사합니다. 그때 큰 업무로 맡겨졌던게 패치 3.1의 패치 아트였다고 들었는데 요시다씨로부터 뭔가 오더가 있던가 했나요?
그땐 4개의 직업(전사,용기사, 백마도사, 음유시인)과 케트시 그리고 뒤에 마함선이 지나가게 해달라는 얘기뿐이었어요. 필요한 요소들만 얘기해주고 구도 등엔 딱히 지정이 없었구요.
- 24인 레이드 마하 시리즈의 제 1탄이 구현된 타이밍었죠.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 외부에서 지정되는 요소가 평소엔 그렇게 많지 않은가봐요?
처음에만 그랬고 요즘은 많아요ㅋㅋㅋㅋ 최근에 The Artwork of FINAL FANTASY XIV:A Look Behind the Screen 에서도 화제에 올랐던건데 패치 4.4, 4.5의 패치아트들은 구도나 이미지도 지정을 받았거든요.
- 기본적인 것이라 죄송하지만 컨셉아트라는 업무 전반에 대해 알려주세요. 흔히 컨셉아트란건 "회의 등에서 결정된 게임의 설정을 아트로 시각화 하는 일"이라고 인식되어있는데요. 맞나요?
그렇습니다. 컨셉아트라고 부르는 일은 거의 거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그림을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등 소위 말하는 이미지 보드 중심이라고 생각하신다면 파판14에서의 일은 조금 다를지도 몰라요.
- 무슨 뜻이시죠?
다양한 개발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컨셉 아트란건 '게임 개발 전의 생각들을 일러스트화 한 것'이고 거기서부터 이미지를 부풀려 나가는 토대와도 같은 경우가 많죠. 말하자면 '검은 세계에서 나비가 날아가고 있어'라는 키워드가 잡히면 그림으로 어떻게 실기로 만들 것인지 아이디어를 붙여서 만들어 간다- 라는 방식이에요
하지만 저희들의 경우는 요시다와 기획에서 내려온 설정을 아이디어로 디자인을 하고 실제 게임내에 구현될 때의 컨셉까지 만들어요. 즉 파판14팀의 경우는 아트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이에요. 공상을 확대하는게 아니라 아트 단계에서 처음부터 "이거면 실기로 낼 수 있다"라는 정답을 도출하는 것에 가까워서 조금 난이도가 있어요. 개발 단계가 빠른거죠. 파판14의 일정에 맞춰 현실적인 표현에 맞출 필요가 있어요.
- 그런 얘기군요
이미 완성되어있는 파판14의 세계에 존재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게 구현가능한 노선으로 맞추기 때문에 크게 컨셉을 변경하거나 멋지기만한 그림을 작업 리스트에 올리는 것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담당 아티스트 한명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니 실제 구현될 부분까지 예상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컨셉 아트라는 말로 묶어 상상하게 되는 업무 내용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릅니다... 라는 얘기였습니다.
낭비가 없도록 아트와 인게임이 일체화 하게끔 작업한다
- 듣고보니 확실히 아트북 등에서 본 파판14의 아트는 게임내에서 구현된 것과 이미지의 차이가 별로 없네요
파판14의 경우 업데이트 스케쥴이 굉장히 타이트해서 성과물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사정도 있어요. 그래서 '안 쓸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려봤어' 보다는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로 착지점을 내다보며 디자인을 만들어 간다는 느낌입니다. 삘 받아서 그린 30~40장의 그림에서 1장을 고르는 디자인 워크가 아니라 3장 정도의 양질의 디자인을 그리고 바로 실기로 들어간다는 감각이죠. 거기서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등의 비용을 통제해서 파판14의 현재 개발 속도와 디자인 퀄리티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솔직히 대단하긴하네요. 그 후의 작업 공정을 파악해서 이미지한 것 중 무엇을 가져갈 것 인가 같은 취사 선택이 특히 힘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렇죠 "요시다에게서 나온 아이디어를 토대로 아트팀과 현장이 파바밧하고 완성했는데 실제로 만들고보니 쓸 수가 없었다" 같은 짓을 해선 현재 패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요시다를 포함해서 "최종적으로 이런 형태"라는 골 라인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작품으로 완성해가는 흐름이 되어있습니다. 즉, 롤백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 개발 스타일이 된 거죠.
7대천룡
-실제로 아트를 그릴 때 세계설정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세계관이 글로 공유된 뒤에 나머지는 아트팀이나 모델팀에 맡기는.... 식으로 가고 있는건가요?
세계관 설정은 확팩 작업이 시작되는 처음부터 공유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이런 도시가 있어" "이런 직업이 있고"라는 키워드를 듣고 저희는 그것을 그림으로 만들어 가는거죠. 하지만 시나리오가 동시 진행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아서 '칠흑'으로 예를 들자면 에메트셀크를 디자인할 때 처음엔 대략적인 인물상을 들은 후에 디자인을 피드백하면서 시나리오팀과 편집팀, 모션팀이 더 깊이 캐릭터성을 손보는... 흐름이라고 할까요. 처음 생각했을 때랑 얼굴의 이미지가 바뀌었네- 같은 일도 있었어요, 고우세츠 같은 경우도 처음엔 말수가 적은 수완 있는 경호원, 오니같은 얼굴 이라는 오더였는데 패치 단계에선 좀 인간미 있는 캐릭터로 그려져서 표정도 모델단계에서 약간 수정됐어요.
- 그렇군요 아트팀 작업의 일련의 흐름에 대해서도 듣고 싶네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끊임없이 일이 이어지는 인상인데요...
저희같은 2D 아트를 작업하는 사람들은 매일같이 일이 돌아가는 바쁜 상태긴해요ㅋㅋㅋㅋㅋ 저같은 각 팀의 리더들은 스스로가 소통 창구가 되서 될 수 있으면 내부 아티스트들이 쓸데 없는 의견교환에 낭비 되는 일 없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걸 제일 신경쓰고 있습니다.
크게 하고 있는 일은 크게 BG 아트, 캐릭터 아트, 몬스터 아트로 각각의 직원들이 특기 분야로 담당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또 저의 경우는 리드 컨셉 아티스트로 분류되어있는데 어느쪽인가 하면 만물상쪽에 가깝습니다.
의상, 악세 디자인 컨셉 아티스트 인터뷰 https://theqoo.net/finalfantasy14/3037228986
배경 환경 아티스트 인터뷰 https://theqoo.net/finalfantasy14/3032386399
- 직책이 높아질 수록 아트를 그리는 일 외에 관리 업무도 늘어나게 되는거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죄송한 얘기지만 약간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저랑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 중엔 플레이스테이션1 초기부터 일을 하신 분들도 계세요. 그야말로 도트를 찍으면서 함께 폴리곤을 만지고 있거나 하는 등의... 그 당시의 게임 개발은 지금처럼 전문적이지 않아서 담당 범위가 넓었기 때문에 그만큼 지식의 폭이 넓었죠. 그와 반대로 지금의 개발 현장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기술이 발전했어요. 그런 의미로 저희들 시니어(기성인)들이 하는 일이란건 넓지만 얕은...... 거랍니다 ㅋㅋㅋㅋㅋ
지금의 젊은 세대. 얼마전 생방송 때 크게 호응 해주신 2D 아트를 목표로 하는 분들 중엔 저희가 신인 시절에 그렸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퀄리티의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같은 의미로 요즘의 신인을 보면서 '내가 입사했을 땐 이렇게 그리지 못했는데' 라는 생각도 자주 하곤 하죠. 그렇게 처음부터 높은 능력을 보여주시는 신인분들이 많은 덕분에 그만큼 일의 진행이 빨라지거나 하는 부분도 있구요.
- 컨셉 아트 전반의 이야기인데 모기씨 개인적으로 아트를 그릴 때 주의하고 있는 점은 있으신가요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도록"이라고 말하는게 가장 맞을 것 같네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저도 어린시절 부터 플레이 하고 있었지만 그 디자인이나 표현법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것들이었거든요. 저에게 '파이널 판타지'란 새로운 디자인과 표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파판에서 본거랑은 좀 다르지만 신선하네" "쓸데없이 과한 디자인같은데 설득력은 있네" 같은걸 해버리는게 "파이널 판타지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느낌으로 "이제까지의 파이널 판타지를 파이널 판타지가 깨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걸 의식하고 디자인하는 부분도 있어요.
- 리드 컨셉 아티스트로서 모기씨는 일의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시나요?
글쎄요... 진부한 얘기지만 '머리로 디자인한 것이 실제 게임 화면에서 움직이는 걸 볼 때" 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네요. 저희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발자이기 때문에 저희들의 작품은 상품이 되고 나서야 처음 유저분들의 손에 닿게 되거든요. 게임을 혼자서도 만들 수 있었던 도트 아트의 시대라면 몰라도 파판14같은 게임은 절대 혼자 만들 수 없어요. 각자의 특기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고 그것이 유저분들의 손에 닿게 된다. 그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고 가장 큰 기쁨이에요.
- 감사합니다. 아 아까 에메트셀크의 이름이 나왔는데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꼭 듣고 싶은 얘기가 있었거든요. 이제까지 만들어낸 파판14의 캐릭터중 모기씨에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제가 파판14팀에 들어갔을 땐 이미 새벽 멤버가 완성되어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파판14에서 제가 디자인하고 이름붙여진 메인 캐릭터는 현재 기준 에메트셀크와 제노스 정도입니다. 저는 원래 몬스터 디자인을 제일 많이 하고 있는지라 적 NPC무리들을 거의 제가 디자인하거든요. 그래서 사실 정의의 편은 한번도 그린 적이 없어요.
- 그렇다면 꼭 에메트셀크와 제노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주세요. 우선 제노스를 그릴 땐 어떤 오더를 받으셨나요?
제노스말이죠... "빌런 캐릭터로 거론될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라는 요시다의 제안이 있었어요. 갈레말 제국은 무뚝뚝한 장수들이 많아서 모처럼이니 여성분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만한 캐릭터를 생각해보자 하고 원래는 잘생긴 얼굴이지만 첫등장땐 제국의 장교같은 가면을 씌워서 신비감을 연출했어요. 또 개성적인 부분이라고 할까요. 몇번이고 싸우는 걸 원한다는 설정이 있어서 가면으로 전사적인 분위기를 입히면서 흉악한 무기를 들고 있으면 그런 이미지가 살까 생각했죠 그리고 그 안엔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남자가 있다-라는 걸로 갭을 노려 디자인했는데... 그렇게 갭을 노렸는데... 설마 그렇게 일찍 죽을꺼라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좀 더 끌리게 만드는 부분들이 나올꺼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 플레이어로서도 당시에 "엥?"하고 놀랐었어요. 그 다음에 설마했던 부활을 이루었지만
저도 보고 "그렇게 살아나는 방법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놀랐었죠
- 지금 이야기에도 나왔던 것처럼 제노스의 가면이나 기발한 무기 디자인은 플레이어로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모기씨의 의도는 멋지게 달성된 것 같습니다만 이런 디자인은 어떻게 아이디를 얻고 어떤 형태로 완성된 것인가요?
구 파판14를 발표한 때부터 파판14의 메인 디자인을 맡으신건 요시다 아키히코씨(주식회사 CyDesignation의 이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게임디자이너)이기 때문에 그분이 목표한 디자인라인은 지금도 파판14의 베이스 중에 필수요소로 들어가 있어요.그 흐름으로 제노스의 가면은 가이우스의 가면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제국의 장교라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가이우스의 가면은 검은 뿔이 있고 이마에서 코로 이어지는 마치 백골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어서 제노스도 그것에 가깝게 디자인 했습니다.
무기에 관해선... 이건 제 취미인데요...... 건블레이드 같이 파이널 판타지의 무기는 이제까지 없었던 희한한 형태의 무기가 몇종류 등장하고 있죠. 그래서 그거못지 않는 임팩트를 주자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파판12의 알테마의 하부에도 리볼버같은 뭔가가 붙어있는데 그런 것들은 계속 제 머리속에 있었던거거든요. 그런 리볼버 스타일을 사용해서 뭔가의 무기를 만들 없을까하고...
파판12의 소환수 알테마
그녀가 눈을 뜨면 리볼버 형태의 무기가 발 밑의 모든것을 박살낸다는 컨셉이다
- 그것을 형태로 만들었다
기믹이 화려한 도전적인 디자인을 하는건 노무라씨(노무라 테츠야:킹덤하츠 시리즈와 파판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디렉터)고 아까의 리볼버 같은 그림책같으면서도 회고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이 요시다 아키히코씨(파판14 전디자이너, 파판택, 니어 오토마타등) 잖아요. 그 두 디자인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게 컨셉이었거든요. 말도 안되는 형태인데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은 디자인이라는 형태로 그려나간 결과 그런 외형의 무기가 완성되었습니다.
- 그 기믹은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에서도 활용되고 있군요.
디시디아의 제노스
(역주 : 파판시리즈 전체의 캐릭이 등장하는 역사와 전통의 대전격투게임)
- 그럼 제노스에 이어 이제 에메트셀크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얼마전 생방송 때 초기 방안은 약간 오네감 있는 캐릭터로 묘사했다는 얘기를 하셨었는데요 처음엔 어떤 오더였던건가요?
처음엔 사기꾼같은 캐릭을 그려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서 강하게 개성을 살리고 싶다고 생각한게 시작이었어요. 처음 오더가 왔던 시점에선 아직 말투나 담당 성우등이 정해지지 않아서 "말투에 좀 특이한 습관이 있고 난데없이 스윽하고 나타나는 캐릭터"라는 설명만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런식으로 말투의 개성이 강한 캐릭터는 오네캐릭터인 경우가 많았지 싶어서 만화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초기 디자인을 했었죠.
(역자:오네캐릭터 - 연극식의 과장된 말투를 사용하는 중성적인 느낌의 캐릭터)
- 옷자락이 펄럭펄럭한 외투를 입게 된게 그 때문이었군요.
그렇죠. 의상도 여잔지 남잔지 모르겠다는 느낌으로 했거든요. 그가 입고 있는 스커트는 게임에서 좀처럼 재현이 힘들었지만 여성복에 주로 사용되는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정이에요. 거기에 상반신은 군인같은 제복에 모피를 붙였구요. 모피도 느낌이 살진 않았지만 드랙퀸 적인 북슬북슬한 털을 이미지해서 디자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