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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G 경기 이전 작성 된 기사)
T1 페이커가 10년 간의 위대함 뒤에 숨겨졌던 정신적, 신체적 대가를 밝히다
MSI 2024에서 G2를 상대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페이커를 만나 작년부터 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페이커와 T1 모두 월즈 2023 우승 전후로 많은 일들을 겪었고, 몇 달 간 인생과 커리어를 바라보는 페이커의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페이커라는 이름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동의어입니다. 여태껏 이뤄낸 성과만이 그 이유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를 만들며 트로피 장식장에 영광을 더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3 월즈와 여러 사건들은 페이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10년이 넘는 프로 생활 동안, 지난 한 해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어려웠던 해 중 하나였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벤치에 앉아야 했던 작년, 페이커가 없는 팀이 와해 되었고, 다시 돌아와 월즈를 우승했으며, DDoS 공격이 T1 사옥을 초토화 시켰고, 시즌 중반에 몇 주간 연습조차 하지 못했음에도 다시 돌아와 MSI 2024에 진출했습니다. 페이커와 T1에게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한 해였습니다.
페이커는 많은 일을 겪어왔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삶과 커리어를 바라보는 페이커의 관점이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페이커와 이야기했던 때로부터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2022년에 나눈 대화에서 페이커는 친절한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벽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승리를 너머 자신을 위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뭔가 달랐습니다. 2024년의 페이커는 제가 이전에 만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저는 페이커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있던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혁은 어떤 면에서, 아직도 부상에 신음하고 있고, 아직도 그와 T1이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고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정상에 서있기 위해 이미 대가를 지불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페이커는 마음가짐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부상을 당하고 제가 달라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 전후로 경기 준비를 위한 마음가짐이나 접근 방법을 조금 달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변화가 있었습니다. 내적으로 훨씬 더 단단해지고 싶었습니다. 한번의 승리나 패배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그냥 더 많은 도전을 하고, 능동적으로, 계속 전진하고 싶습니다. 이게 제가 내적으로 변화한 부분입니다." 페이커가 설명했습니다.
"부상과 컨디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완벽하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나아지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수년이 지난 지금, 페이커는 전 동료였던 임팩트와 국제전에서 만나게 되어 들떠 보였습니다. 임팩트가 아직까지 폼을 유지하고, 여전히 둘이 친구라는 것에 기뻐했죠. 다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임팩트가 MSI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격려의 메세지도 보냈습니다.
"협곡 안이나 밖에서 임팩트와 만날 때 마다, 놀라워요. 한두 경기의 패배로 팀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행운을 빌어주고 싶습니다."
이후 팀 리퀴드가 프나틱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둔 것을 생각하면, 페이커가 맞았습니다. TL이 LCK나 LPL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그래도 아직 TL은 탈락하지 않았습니다. 탑 이스포츠를 상대로 팀 리퀴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장족의 발전입니다, 특히 패배 이후 임팩트와의 대화에서 그가 얼마나 정신 없어했는지 생각해보면 더더욱.
임팩트가 APA와 연과 함께 하는 것처럼, 페이커를 중심으로 그의 동료들도 페이커의 리더쉽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페이커가 벤치에 있을 때, T1의 퍼포먼스를 회상하며 들려준 이야기는 놀랍도록 솔직했습니다.
T1은 그들이 겪어온 고난 덕분에 더 나은 팀이다
저는 지난 1년 간 은퇴에 대한 페이커의 생각이 바뀌었는지, 선수 생활을 이렇게 마치고 싶다는 것이 있는지, 이렇게 기억되고 싶다고 바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딱히 무언가에 한계를 두는 편이 아닙니다, 은퇴도 마찬가지 입니다. 프로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으로 병역 의무를 면제 받은 페이커가 은퇴에 대해 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페이커 없이 분투하는 팀원들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경험에 대해 묻자, 페이커는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저 없이 경기 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팀원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는 모습을 보는게 마음 아팠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 순간에도 한줄기 빛은 있기 마련이고, 거기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월즈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훨씬 단단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월즈를 우승해 봤으니, 한번의 경기 결과에 매달리지 않는 방법을 배웠을 겁니다. 한 번의 결과에 좌지우지 되지 않아요."
페이커는 지난 1년 간의 경험과 우승이 T1을 더 나은 팀으로 만들었고, 자신이 짊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동료들이 빛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솔직히 말해 G2를 상대로 페이커는 꽤나 힘든 시리즈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페이커가 날카로울 때는, 경기를 지배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이 주는 느낌처럼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맞대결에서 Caps는 여러 차례 페이커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커는 자신이 흔들리는 순간 마저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T1이 세계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서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모든 것이 페이커에게 달린 것이 아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GOAT가 아직까지도 게임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훨씬 어린 선수들과 보낸 지난 몇 년이 그들 간에 신뢰를 쌓았으며, 확실하게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T1은 아직 MSI 2024의 승자조에 남아 있습니다. G2를 상대로 거둔 승리를 통해, 세계 최고의 팀들을 넘어 T1이 거의 10년 만의 MSI 트로피를 가져올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페이커의 취약함, 조금 더 팀원들에게 의지해 보겠다는 마음은 얼핏 약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T1이 전보다도 더 강력한 팀이 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멀리서 페이커의 커리어를 바라보면, 정상에 서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겪어왔는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몇 명이나 되는 선수를 쓰러트려 왔는지, 몇개의 메타에 적응해왔는지,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갈아넣은 수많은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여정의 끝에서 페이커는 더 나은 사람이 된 것처럼 보입니다, 조금 더 편히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으로 말이죠. 비록 잠시 훔쳐보는 것에 불과했지만요.
드디어 인간 이상혁을 만날 수 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조만간 다시 만나고 싶어지네요.
https://m.fmkorea.com/7024771895
https://x.com/carver_fisher/status/178932042430987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