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미친듯이 수영했더니
주말 내내 자빠져서 자다가 일어나서 갑자기 쓰는 후기글
물 무서워 인간이라 미취학아동 이후로 물에 들어간 적 없음
들어가봤자 무릎 아래 정도?
지는거 싫어하고 못하는거 싫어해서 어릴때는 못할거 같은건 시작도 안했는데 나이 들고 보니까 작은 성취감이 정신건강에 좋더라고
30중반 넘어가면서 야금야금 살이 쪄서 행복한 돼지가 되었는데 이제 건강한 돼지가 되어보자 하고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하던 중에 수영 발견
한번도 해보겠다 생각해본적 없고 물도 무서워하고 그러니까 찍먹으로 이거다 해서 센터 갔더니 마침 자리가 있어서 바로 등록 성공하고 반팔3부 수영복 인터넷에서 구매 완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후기를 봤는데 다들 천천히 하면 되고 못하는 사람들만 후기를 쓴건지 내가 그런것만 읽었는지 다들 그렇구나 하고 수영장 입성함
첫날 음파만 함
강사가 나보고 못한다고 함
10명 중에..... 이러고 뒷말은 안함
아... 예.... 그렇군여....라고 속으로만 생각함
다음 날부터 발차기 지옥이 시작됨
한달동안 킥판 발차기만 함
난 분명 찍먹을 하러 왔는데 그만둘 수가 없음
왜냐면 한게 없어서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나 물 무서워한다고 강사쌤은 맨날 나를 물에 처빠뜨림
수영하고 나면 입맛이 뚝 떨어짐
집에 와서 계속 누워 있음
근데 또 각성 효과로 잠은 못 잠
그래도 그만둘 수 없음 한게 없어서
그리고 난 사실 수영이 뭔지 몰랐던거 같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수영이 이렇게 힘든건 줄 알았으면 시작을 안 했을텐데
한번은 강사쌤한테 못하겠어요 한마디 했다가 폭풍잔소리를 듣고 그때 깨달았잖아
아 수영은 참고 하는거구나
스킬이고 나발이고 그런거 없고(아니, 있습니다)
일단 참고 하는거구나
예전에 뮤지컬하던 누가 노래부를때 호흡은 자존심이라고 하더니(아닙니다)
수영도 호흡은 자존심이구나!!
두고보자 강사놈아(라고 생각만 했지 난 자존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암튼 시련과 고난은 계속되었는데 가장 큰 고난은 사이드킥이었어
진짜 이때는 찍먹이고 뭐고 그만둬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함
킥판없이 사이드킥을 하는데 당연히 가라앉음
머리가 물에 들어가고 무서우니까 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니까 더 가라앉고 그러면 더 무섭고
근데 미친놈이 딴걸로 안 넘어가고 이걸 계속시킴
후기를 찾아봐도 이거 아닌거 같은데??
다 어렵다고 하는데???
그걸 몇날 며칠 시키더니 내가 진짜 그만둬야겠다 마음먹을때쯤 딴걸 시키길래 또 얼레벌레 안 그만두고 팔돌리기를 시작함
이때부터 계속 같은 패턴이 반복됨
망함 계속함 망함 계속함 망함 계속함 망함 계속함
그리고 3개월차에 25미터 자유형에 성공함
그리고 그 이후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됨
배영 처음으로 뒤로 누운 날 소리지르고 난리침
강사쌤도 같이 소리침
집에 가서 현타옴
그만둘까? 그래도 아직 한게 없는데??????
하지만 찐으로 그만둘 고비가 찾아오는데 대망의 평영!!!
평포자라는 이름이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지
제자리에서 앞으로 1센티미터도 안 나가는데 너무 웃김
발차기 한번 하고 일어나서 웃고 발차기 한번 하고 일어나서 웃고 발차기 한번 하고 일어나서 웃고
난 평영을 포기했는데 강사쌤은 포기를 안한거 같고
근데 또 어쩔때보면 포기한거 같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
내게 많은걸 바라지는 않는듯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접영 좀 깔짝댈 때인가???
추첨 떨어짐
이때까지 나 혼자만의 두고보자 강사놈아는 계속되고 있었는데
추첨 떨어지기 얼마전 자유형으로 괴롭힘 당하고 있었음
그래서 나의 목표는 평영이나 접영 같은 노답 영법이 아닌 자유형 편안하게 하기였음
어차피 평영 접영은 망한몸
한달 자수하면서 냅다 자유형만 팠어
그전까지는 자유형 5바퀴에 허덕였는데
계속 수영하면서 한가지 생각만 함
참아 참아 참아 한턴만 참으면 돼 이따 숨쉬면 돼 참아 참아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10바퀴를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달 뒤에 중급반에 갔다고 한다
근데 난 이것도 10개월 정도 걸렸으니까 느린 편이긴 했음
중간중간 추첨 떨어지고 아파서 쉬기도 하고 했지만
난 다들 못하는 줄 알았더니 잘하는 분도 많더라
그치만 후기를 많이 읽은 덕분에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 갈길을 간다는 마음가짐으로ㅋㅋㅋㅋ
더 쓰고 싶은데
체중감량 얘기랑 수영복 얘기도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기회에...
암튼 지금은 수영복 부자고,
체중은 15키로가 빠져서 유지 중이며,
상급반입니다
모두 버티면 된다 행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