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정 작품 중에 인남을 제일 좋아하고
인남 15회 붕도 서신은 송재정 영혼을 갈아서 쓴 거라 그 이상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흔한 인남빠임.
나인은 볼 당시에는 재미있게 봤지만
그 후에 안 좋은 애기도 있었고 해서 별로 떠올리지 않는 편인데
우연히 컴퓨터 바탕화면 정리하다가 보니까
나인 막판에 선우가 향을 쓰면서 계속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겪다가 진실을 깨닫고
친구한테 글을 남기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 대사가 너무 좋아서 저장해 놓은 파일이 있더라고.
다시 보니까 붕도 서신에 버금가는 절절한 글이어서 생각난 김에 올려 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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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돌아갈 수 없는지 이제 알 것 같다.
향이 바로 나였어.
향이 내 운명을 조롱한다고 싸워서 이기겠다고 했었지?
그런데 내가 바로 향이었어.
향을 피운 순간부터 내가 다른 사람들 인생의 선악과였던 거야.
기회이자 저주, 구원일 수도 파멸일 수도 있는 향은 바로 나였어!
향을 다 썼으니 내 역할도 다 끝난 거겠지.
난 영원히 못 돌아갈 거야.
그걸 이제야 알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죽음이 억울할 것도 없어.
감히 신 행세를 했다는 죄책감도 갖지 않기로 했다.
결국 내가 아닌 그들 선택에 달린 거였으니까.
그래서 새삼 감사하게 된다.
되풀이되는 생에도 변함없이 내 옆을 지켜 준 사람들, 그 운명을 선택해 준 사람들에게..
매번 매 생애마다 한결같이 내 가장 진실한 친구가 되어 준 너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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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구절이 너무 좋은데
난 이때 선우 친구 역할 맡은 이승준 배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지금 알함브라 볼 때도 박이사 나쁜 사람 아닐 거라고 계속 믿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