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뭔가 계속 이상하게 또또 생각이 나서 함갤 들러서 복습하다가 현눈 나는 리뷰 보고 같이 보자고 긁어 왔어..
근데 끝난지 2년 몇개월이 됐는데 어제도 갤에 글이 올라왔더라 ㅋㅋㅋㅋㅋㅋ 나같이 가끔 가다가 또로리들이 참 많나봄...
갑자기 모든 걸 잊은 대학생 모습으로 나타난 준영...
천진하게 을이에게 장난을 치며
예전에 그랬듯이 을이의 무릎에 눕는.. 연인처럼.
이미 을이의 신념에는 정의나 진실, 양심 등의 엄숙한 말들은 없었어.
다만, 을이가 10회에서 모든 걸 다 잊고 10년 동안 여행가자고 한 것처럼
을이는 준영이만 있으면 아마 모든 걸 잊고 살았을 수도 있어.
이미 준영이와 재회하여 지내는 동안,
준영이만 있다면 어떤 것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된 거지.
그래서 자신의 무릎에 누워 자는 준영의 얼굴을 보는 을이의 표정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어.
아이들한테 신준영이 그냥 대학생이라고 하는 을이의 말이
어쩌면 전부 거짓말은 아니었을 수도...
을이도 차라리 지금이 대학생 시절 그때였다면..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러다가 준영이가 눈을 뜨고
현실로 돌아온 준영이가 다큐 첫방 얘기를 꺼내지.
그걸 들은 을이의 표정이 어두워져.
아무것도 모르는 망각의 시간에서
절망적인 악연에 얽힌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지.
기억이 돌아온 준영이는..
을이가 자신을 절대 용서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그래서 을이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아도 좋다,
을이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정의를 되찾았으니 되었다,
난 이제 여한 없이 떠나면 되겠다 라고 생각해서
을이에게
다큐 첫방에서 그 자백영상을 꼭 내보내라고,
니가 믿는 세상은 니가 만들라고 말하지.
자신은 곧 떠날거라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을이의 눈망울엔
눈물이 맺히지.
이미 을이는 다큐첫방이고 뭐고 진실규명이고 뭐고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기 때문이야.
그녀에게 당장 중요한 건
지금 눈 앞에 있는 준영이와 1초라도 더 함께하고 싶다는 것,
준영이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난 떠날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준영이가
야속하다는 것.
그 벚꽃신에서 준영이의 얼굴을 직접 보면서(준영집에서 진실을 밝힌 이후 처음으로 직접 보는)
을이는 복수건 뭐건 다 그만두고 싶다고 결심한 것 같아.
준영이의 평온하게 자는 얼굴을 보면서
그냥 준영이만 있다면... 준영이와 함께할수만 있다면..
을이에겐 준영이가 모든 것이고, 그녀의 세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거지.
그래서
용기있게 준영이에게 털어놓지.
네 잘못이 아니라고.
그냥 어쩌다가 그런 일들이 발생했고
너와 나는 우연히 악연의 소용돌이에 얽힌 피해자라고.
그러니
복수든 뭐든 진실이든 뭐든 모두 잊고
1분 1초라도 더 너와 함께하고 싶다고.
자신의 전부인 준영이 너와.
그 이후 최현준을 찾아가 영상파일 원본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야.
준영이에게 동경과 아픔을 동시에 안겨준 그 사람에게,
당신의 아들이 당신을 얼마나 존경했고 그래서 또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려주고 싶었을 거야.
그래서 당신이 신준영의 아버지라면 신준영에게 부끄럽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고.
즉 을이는 준영이를 위해서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그 아비까지도
돌이킬 기회를 준 거지.
아버지에 대한 준영이의 애틋한 마음까지 확인시켜주면서.
굉장히 현명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준영이는
자신의 원죄로 인해
이미 처음부터 을이의 사랑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을이가 자신을 보고 싶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더 을이의 얼굴을 직접 보고 있으면 욕심이 날 것 같아서..
을이에게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서둘러 을이 앞에서 사라지려고 했는데
그냥 을이에게 진실만을 되찾아주고 자신은 흔적도 없이 꺼져주려고 했는데
을이의 말을 듣고 가슴이 쿵 내려앉지.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도
자신이 얼마나 개자식인지 알고도
이미 그녀의 모든 것이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으니까.
이미 그녀의 사랑은
그 어떤 장애물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준영이는
을이가 자신을 용서했다는 안도감
을이의 마음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 맘대로 을이에게 진실만 찾아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을이의 크나큰 사랑에 대한 감동
그러한 을이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서글픔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한 방울 눈물이 흘러내리지.
보통 그런 말이 있잖아
문제가 생기면
남자는 해결책을 제시해주면서 그 '문제'를 중시하지만
여자는 해결책보다는 남자의 동의와 위로를 바라면서
그 '남자의 마음'을 중시한다는 거.
그게 차이였던 것 같아.
준영이는 을이의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만 제시해주고 떠나면
을이가 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을이를 밀어내면서까지 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었지.
을이에게 봄을 찾아준다는 건
그 동안 자신을 지독하게 억눌러왔던 죄책감을 제거하고
자신에게도 봄이 온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준영이 자체가 더욱 소중했던 을이는
복수와 문제 해결보다는 준영이와 함께하는 것이 더욱 간절했고
준영이가 없이는 봄이 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어.
왜냐하면 을이에겐 준영이 자체가 봄이 되어버렸으니까.
어쩌면..
둘은 서로가 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다만 그 길이 서로 달랐을 뿐...
개인적으로 필자는 남자기 때문에
신준영에게 이입해서 을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정말 을이의 사랑이 너무 크고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쉽게 잊혀지질 않네
한 여자가 자신을 마음에 품고,
자신을 그녀의 전부로 생각한다는 것.
을이같은 여자를 만나서 저렇게 순수하면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신준영이 너무 부러웠음.
그래서 신준영도 자신이 정말 행복하다고 하면서 떠났는지도 모르겠네.
신준영은 항상 을이에게
자신의 모든 걸 가져가도 좋다고 했지. 진심으로.
그 말이 이해가 돼.
내가 신준영이었어도
을이같이
아름답고 순수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위해서라면
내 모든 걸 줄 수 있었을 듯.





리뷰 존나 현눈나지 않니.....암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