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사찬 사의 찬미 마지막 구절에 대해서
526 8
2018.12.04 01:32
526 8

수상록 Protesto(항의, 저항) 中


"네 아버지가 병이나 안 났으면!"

"병이 나서 돌아가신대도 나는 안 가련다. 영구히 딴 사람이 되련다."

"이 불효의 놈!"

"네, 불효의 놈이라는 욕도 좋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외다. 그것뿐이오. 효과 없는 욕 듣기 싫으니 나는 가겠소이다. 잘 계십시오."

"잘 있긴 무엇이야. 너의 출가 이후의 네 집안 꼴을 상상해 보렴."

"가정 처리, 인간 교제에 재능이 있는 철진(哲鎭)*이 있는 것이 어느 점까지는 안심이 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겠다. 사요나라!"

(철진 : 문맥적으로 보아 우진 대신 집안 처리를 도맡아할 사람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됨. 아마 남동생이라든가, 하여간 가족 중 누군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싶다.)


1926. 6.9 서울서 우진.


편의상 현대어로 고쳤음. (둏습니다 -> 좋습니다 따위)

출가를 만류하는 사람과 출가를 결행하는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음.

그리고 보름쯤 흐른 뒤 유고로 남은 글에서 비슷한 내용이 발견됨.



수상록 출가(出家) 中


A 주먹으로 내 부쳐줄 충동까지 일으켜주던 참 생명의 암시를 가르쳐주던 너의 늙은 아버지는?


B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나는 이것으로 네가 얼마나 음흉한 유혹자인지를 가르쳐 주겠다.


"아버지..... 당신은 저를 업신여기셨지요. 그것이 당신의 권리이니까. 저는 아버지의 돈으로만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저는 이 심장 속 회오리 바람으로써 처음으로 아들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래서는 못쓴다고?

대체 무슨 법칙이 있기에 저를 이 속박 속에 집어넣습니까?

아버지는 역시 사람이 아니오? 저도 역시 사람이 아니오? 

저는 아버지 무릎 밑에 앉아서 아버지를 축복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저를 이런 엄청난 고통 속에다가 넣어두고 있었지요.

그것이 아버지가 저한테 주시는 사랑이오그려. ............. W. Hasenclever : <Der Sohn>


1926. 6.21



--------------------------------------------------------------------------------------------------------------------------

사의 찬미 2부의 엔딩을 장식한

"저는 이 심장 속 회오리 바람으로써 처음으로 아들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었습니다."

문구는 김우진이 쓴 <출가>라는 수상록(유고임)에 있는 문구로

김우진 본인의 문구는 아니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Hasenclever(발터 하젠클레버)라는 독일 극작가의 글을 인용한 것으로 보임.


protesto와 출가의 공통점은 

출가를 말리는 우진 내면의 자아와

출가를 결행하려는 우진 내면의 자아가 대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음.

극작가였던 김우진다운 글이라 생각됨.


이번 사의 찬미 마음에 드는 부분

소설가 김우진의 고뇌와 사랑을

정면으로 다루어준 거.

엔딩을 김우진의 문구로 장식하는 거 대단히 마음에 듦.


목록 스크랩 (0)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최.초.공.개❤️ 싱글큐브섀도우 체험단 이벤트✨ 49 00:08 4,70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59,0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69,42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50,7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09,971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2,138,94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219,143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351,120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2 22.03.12 4,418,759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600,370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3 21.01.19 3,623,837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634,727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727,422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919,3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1887 onair 사찬 제리 너 참교육 좀 받쟈 22.08.19 170
1886 onair 사찬 방장 존나 수상ㅇㅇㅇㅇㅇㅇㅇ 너 빅마우스지 1 22.08.19 231
1885 스퀘어 사찬 오늘 첫방 2주년이라길래 슼에서 짤 긁어옴 3 20.11.27 725
1884 잡담 사찬 사의찬미 이거 뭐야... 5 20.08.21 863
1883 잡담 사찬 사의찬미 불륜미화시대극이라고해서 엄청 걱정하면서봤는데 에휴 걱정은 무슨 ㅠㅠㅠㅠㅠㅠㅠㅠㅠ 8 20.08.17 1,715
1882 잡담 사찬 메이킹 보는데 이종석 너무 잘생겼엌ㅋㅋㅋㅋㅋ 5 20.07.30 386
1881 잡담 사찬 사의찬미 선상씬 찍을때 크로마키 짤인데 9 20.07.17 928
1880 onair 사찬 개쩌는 피지컬이란 이런거구나 4 20.07.16 440
1879 잡담 사찬 코멘 진짜 재밌닼ㅋㅋㅋㅋㅋㅋㅋ 8 20.06.20 620
1878 잡담 사찬 2회 엔딩 이종석 연기 대박이다 5 20.06.03 403
1877 잡담 사찬 사의찬미 마지막 선상씬에서 이종석 표정 진짜 쩔지않냐 ㅠㅠㅠㅠ 8 20.04.26 3,817
1876 잡담 사찬 시대적인 불안정과 불화하거나 조응하는 개인의 고민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좀 더 섬세한 방식으로 1920년대를 다뤘다 4 20.04.24 418
1875 스퀘어 사찬 이종석의 '청춘' 시 나레이션.avi (사의찬미) 7 20.03.08 910
1874 잡담 사찬 경음악 진짜 좋다 2 19.12.02 202
1873 잡담 사찬 오스트 ㅠㅠ 너무 좋네 2 19.12.02 157
1872 잡담 사찬 헐 경음악 풀어줬구나 5 19.12.02 272
1871 잡담 사찬 세준... 도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거야.... 5 19.12.02 499
1870 스퀘어 사찬 사의찬미 처돌이가 쓰는 '사의찬미' tmi 8 19.10.22 5,960
1869 잡담 사찬 사인 없이 사인지만 왔던 거 문의해서 받았어!!!!! 7 19.07.22 275
1868 잡담 사찬 우리 블레 메이킹 관음관음 모드라 되게 특이하다 ㅋㅋㅋ 배우연기 옆에서 훔쳐보는느낌이야 2 19.06.26 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