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우진은 첫 만남에서부터 윤심덕에게 끌렸음.
윤심덕이 읽었던 우진의 시는
우진이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는 거...
마음 가는 대로 해볼 수 있는 존재(엄마)가 아주 어릴 때 이후 없었던 우진에게
심덕이 어쩌면 그러한 대상이 될 수도 있으리라
그런 마음이 우진이 마음 속에 불쑥 생긴 거 같음.
어린애만 되엿드면
갈수록 갈수록
곳치지 못할 傷處(상처)에
눈물이 나오는구려.
견듸다 못해 울어 보오만
이건 또 왜 이리 속속까지
불덩이 든 것처럼 뜨겁습닛가.
내가 萬一(만일) 어린애가 되엿드면
가슴이 압퍼서 운다고
어머니가 醫師(의사)를 부를 테지만
내가 萬一(만일) 어린애만 되얏드면
속 탄다고 어머니가
冷水(냉수)라도 갓다 줄 테지만.
萬一(만일) 내가 어린애만 되엿드면
病(병)들엇다고
하로밤만 便(편)히 자고 나면 고만이겟지만
어린애가 아닌 나이기 때문에
이 傷處(상처)는
漸漸(점점) 깁퍼 감니다 그려
오, 내가 어린애만 되엿드면!
(1926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