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도재가 화단 턱에 앉아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도재는 청바지의 셔츠 차림으로 우울하게 앉아있고, 사람들은 활기차게 분주히 지나다닌다.
도재가 두 손을 꼭 맞잡고 앉아서 사람들의 특징을 꼼꼼하게 지켜본다.
요구르트 제복차림의 아주머니가 카트를 밀고 지나간다.
아주머니가 고개를 까닥하며 아는 척을 하자 도재도 인사한다. 그런 날들이 여러 번 반복된다.
-보면서 연습했습니다, 사람 구별하는 연습. 다 소용 없었지만.
다른 날 도재 근처로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아주머니는 더운지 제복 상의를 벗어서 카트에 걸쳐놓고 있다. 아주머니가 도재에게 다가온다.
-여기 맨날 앉아 뭐해?
-네?
-자 이거 들어요.
아주머니가 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아주고 요구르트 카트로 돌아간다.
도재가 처음 보는 듯 보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제복을 다시 입는다.
도재는 그제야 아주머니를 알아보고 표정이 참담해진다. 도재가 씁쓸하고 외로운 눈빛으로 손에 든 요구르트를 내려다본다.
받아쓰면서도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