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무는 숲을 만들지만
지배하려 하지는 않죠
하찮은 풀도, 귀찮은 벌레도, 성가신 바람도
뭐든 다 품죠
어울려서 같이 살고
필요할 땐 내주는 걸로 존재를 증명해요
2.
이상하네요. 왜 다 털어놓고 싶지?
그야 타인이니까요
아무리 자신한테 털어놔봤자
누워서 침뱉기일 뿐이잖아요
3.
나쁜 사람이네
어차피 떠날 거면서
마음을 흔들었잖아요
윤소아 씨 마음을 흔들었던 그 바람은
초속 몇 미터짜리입니까?
제가 멈출 수 있을 만한 크기인지 알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