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숲 내용만 가져옴.
나를 포함하여 법률가들 중에는 고집이 강한 사람들이 많다. 직업적으로 법률가는 존재(“…이다”)에 관한 말보다 당위(“…이어야한다”)에 관한 말을 더 비중 있게 구사할 수밖에 없다.
언어는 의식을 규정하기도 하니 법률가들이 있는 그대로 존재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당위(규범)를 앞세우는 사유방식에 빠진다고 해서 특별한 일은 아니다. “무엇은 반드시 이래저래 해야 한다”는 고집이 공정한 원칙주의로 나타나면-비록 융통성이 부족한 게 흠이라고는 해도-그나마 좋으련만, 세상사 자주 그렇듯이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불통과 자기폐쇄성으로 흐르기 더 쉽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니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문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절하하려는 관념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처럼 불통과 자폐에 빠진 법률가 개인 개인이 모여서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 그러나 버려야 할 것들을 제 때에 버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라는 화두를 던진 드라마 ‘비밀의 숲(이수연 극본, 안길호 연출)’으로 여행을 가보시기를 권한다. 무엇을 버려야 제대로 살 수 있는지 검찰과 경찰, 나아가 법률가, 시민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가 실로 묵직하다.
요즘 여기저기 비숲얘기 엄청 많더라.
뭔가 뿌듯하면서도 작가님 다시한번 찬양하게됌.